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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박근혜정부에 5.24조치의 해제를 촉구한다.” 라는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20일 일제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과했던 “고노담화”를 사실상 부정하는 再검증 보고서를 발표하더니, 지난 7월 1일에는 임시각의를 열어 집단적 자위권 행사 방침을 의결했습니다.
이로써 일본은 패전 69년 만에 전쟁 참여 가능성을 공식화하고,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파병 가능성까지 열어 놓았습니다. 한반도의 외교 안보에 있어서 거센 소용돌이가 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박근혜정부는 이같은 일본의 도발적 행동들을 멀뚱멀뚱 바라보며 당하기만 했습니다. 일본이 퇴영적 역사인식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채 외교 폭주를 자행하고 있다면, 박근혜정부는 시대착오적인 냉전적 사고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채 남북관계의 개선을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국익에 대한 중대하고도 명백한 손실입니다.
박근혜정부는, 첫째, 남북관계의 단절로 일본의 외교 망동을 견제할 지렛대를 상실했습니다. 남북관계가 단절되자 그 反작용으로 北日 관계가 개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에게는 외교적 고립의 우려마저 있습니다.
둘째, 냉전적 남북관계는 미국이 주도하는 MD 참여의 빌미가 되었습니다. MD참여는 수조에서 수십조에 이르는 국민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으로, 이로써 복지국가의 꿈은 더욱 멀어집니다.
셋째, 5.24조치에 따른 남북 경협 중단으로, 지난 3년 간 우리는 무려 9조 4천억에 이르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처럼 박근혜정부의 외교 안보는 총체적 난국에 봉착한 무능 외교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서거하신지 5년이 지났습니다. 내년이면 분단 70년입니다. 35년간 한반도를 식민지의 고통으로 몰아넣었던 일본과도 수교한 지 50년이 다 돼 갑니다. 그런데 남북은 아직도 냉전시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개선해서 냉전을 해소하고, 한반도의 경제영토를 넓히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요 복지정책이요 노동정책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5ㆍ24조치를 즉각 해제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또한 그것이 4대 강국 외교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천정배:전 법무부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