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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집단 학살이 있던 4월 16일 당일, 박근혜의 사라진 7시간과 관련된 의혹을 보도했던 일본 산케이 신문 서울 지국장인 '가토 다쓰야'가 한국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진보 성향의 일본 유력 일간지인 아사히 신문이 사설을 통해 "정권의 뜻에 맞지 않는 것을 쓴 기자를 압박하는 것은 권력 남용", "세계 선진국의 입장에서 보면 공권력에 의한 위압"이라며 한국 정부를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한편 박근혜의 사생활 의혹을 거론한 산케이 신문에 대해서도 "풍문을 안이하게 쓴 보도 자세는 반성해야 한다"라는 지적도 함께 담고 있다.
산케이 신문 류의 극우성 매체에 대해서는, 그것의 사실 여부를 떠나 일본 내의 반한 감정을 노린 다분히 의도적인 측면이 있을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번 진보 성향의 아사히 신문까지 나서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은 심대한 국제 망신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는 어떤 특정인의 사생활을 파헤쳐 왈가왈부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 그것이 대통령이든 혹은 미관말직이든 또는 법률적으로 미혼이든 기혼이든 그것 자체가 그리 중차대한 문제는 아니라고 여긴다. 따라서 사실상 별반 관심 있는 사안도 결코 아니다. 덧붙여 누구든 그것이 강제된 것이 아닌 바에야 그의 사생활은 보호되고 또 존중되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박근혜의 실종된 7시간이 오롯이 공무 시간대였다는 점이다. 더욱이 300명이 넘는 목숨이 경각에 처해 있는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국가 최고 책임자로서, 한밤에 잠을 자다가도 뛰쳐나와 재빠르게 대처했어야 지극히 타당하고 또 옳은 일이었음을 엄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당초 대통령 비서실장도 박근혜의 행방에 대해 모른다고 발뺌했다. 그러다 국민 여론이 매우 좋지 않자, 이후엔 21차례 서면 보고가 있었다고 청와대가 말을 바꿨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그 엄중한 사안에 대해 무슨 사정이 있었길래 대면 보고는 하지 못했느냐는 의혹이 여전히 남는다. 아울러 서면 보고를 받고서도 어찌된 영문으로 적극적인 구조 지휘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엄청난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아니 파렴치한 중대 범죄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명확히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떳떳하다면 세월호 특별법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넣지 않기 위해 온갖 왜곡 선동과 기만책동을 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으리라 여긴다. 박근혜와 청와대 그리고 새누리당의 구국적 결단 있기를 촉구하는 바다.
<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