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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은 존재해도 정부는 존재하지 않는 왜곡과 편향의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의 침묵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참되고 올바른 시대로의 전환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그 누구도 오늘의 이 서글픈 현실 앞에서 이것이 정답이라고 실마리를 내세울 사람은 아무도 없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여기에 이르도록 방치한 이 나라의 모순을 원점에서부터 추슬러 올바로 세우기란 너무도 버거운 문제가 되고 말았다.
누구에 의해 누구의 잘못으로 이 난국을 맞이하게 되었는가? 일부에서는 집권 위정자의 잘못으로 진단하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야당의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모두가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이것을 좀 더 밀도 있게 분석해 본다면 그들의 잘못이라고 척짓기에는 한계가 있다. 깨어있지 못한 국민에게도 한 부분의 책임은 있기 때문이다. 한 국가를 운영할 인재를 선출하는 기준을 바로 알지 못하고, 무조건적으로 지역적 연고만으로 국가를 맡긴 결과에서 기인된 것으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리는 자칫 지역감정의 일환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그와는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의 현실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자신들의 판단이 정당하였는가를 올바르게 심판해 본다면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다.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고 억지 논리로 우김질 할게 아니라 자신들의 후예들이 살아갈 이 나라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얼마만큼의 커다란 과오였는가를 알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또한 정권에 추파를 던지며 한 시대를 풍요롭게 살아가는 재벌과 수구언론의 과오도 한 몫을 하였다. 정권에 기대어 있으면 안일하게 사업하여 2세에게 물려줄 수 있으니 부의 대물림으로 자신들의 평안을 견지할 수 있을 테니, 어찌 보면 당연지사(當然之事)인듯 하지만 언론이 사회의 공기(公器)임을 망각한 채, 여론을 왜곡하고 조작하여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창조하는 간사스런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한 것이다. 또한 재벌들의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정권에 보험 들어 돈벌이 하는 것은 서민의 피눈물을 짜내는 결과가 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기야 이 모든 것을 국운(國運)으로 돌리면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도 비열한 행위임을 생각할 때, 나 자신의 그릇된 생각이 결국 이 나라의 앞날을 가름하는 엄청난 행위임을 각인하고 깨어있는 국민으로 살아야 함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고 김대중 대통령님의 “행동하는 양심”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양심껏 행동하였을 때 이 나라의 운명도 바뀐다는 것을 알고 양심을 일깨우는 시대의 일꾼이 되어야 할 때이다.
지금 이 시대는 편향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일부 종교계마저 정권에 아부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길 잃은 양떼를 돌보기는커녕 자신의 안위만을 돌보는 교계의 수장 노릇을 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빛이요 소금이어야 할 그들이 불을 밝히지 못하는 양초가 되고 짠 맛을 잃은 소금이 되어버렸으니 무슨 교계의 수장이라 할 것인가. 양떼를 이리에게 바치고 이리와 평화협정을 맺어 자신의 안위를 보살피는 목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깨어 있는 사람은 잠든 옆 사람을 깨워서 위기의 상황임을 알리고 스스로 횃불을 밝혀들고 어둠을 쫓으며, 새벽을 기다리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할 때이다. 하나의 횃불이 모이고 모이면 수 십, 수백의 횃불이 되어 어둠을 잠재우는 새벽을 맞을 것이다. 우리는 어둠을 탓하기에 앞서 어둠을 쫒는 횃불이 되고 모닥불이 되어야 하며, 길 잃은 양떼를 불러 모아 그들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야 할 시기이다.
집권 위정자를 탓하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의 과오를 반성하고 그들을 견인하는 견인차 노릇을 하여야 할 때이다. 몇 푼의 돈에 팔려 여론을 조작하는 댓글 알바들을 용서하고 그들의 양심을 되살리는 참다운 계몽인(啓蒙人)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앞서서 끌고 뒤에서 밀며 썩어 문드러져가는 이 나라 이 사회를 바로 세워 양심이 통하는 사회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 인정과 위안이 꽃피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해 극단적인 수구 꼴통들을 잠재우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특정인들의 만행을 선무(宣撫)하여 과오의 씨앗을 거두어들이고 민족대화합(民族大和合)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어느 한 순간에 흐느적거리는 이 사회를 올바로 일으켜 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깨어있는 민중들의 부단한 노력과 행동만이 기울어 가는 이 나라의 버팀목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알고 떨쳐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