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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廉洙政, 1943 년 12월 5 일 생 )은 대한민국 로마 가톨릭 추기경이다. 세례명은 안드레아며, 제14대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교구장 겸 평양교구의 교구장 서리이다. (위키백과사전) 어제 26 일 교황 프란치스코 방문 이후 처음 가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발언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장시간 간담회 시간중 했던 이야기기 많았겠지만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발언만 침소봉대로 비난과 지지로 갈리어 세론을 뜨겁게 하고 있다. 그 자리에 참석한 한겨레 신문 기자가 전한 그 날의 분위기와 상황에 대한 기사를 보면 염 추기경이 나름 균형잡한 발언을 하려고 노력한 것이 보인다.
염수정 추기경은 2013년 11월 24일 정의구현사제단의 계속되는 정치 참여 논란에 대해 신앙의 해 폐막미사 강론에서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사제들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직접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며, 이 임무를 주도적으로 행하는 것은 평신도의 소명으로 강조하고 있다 고 사제단을 비판 한 일로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은 일이 있다. 아마 이번 감담회에서도 그런 비난의 소지를 막기 위해서 심사숙고했을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염수정 추기경은 내심 어제 26 일 간담회 발언이 좌우를 배려하고 중심을 잃지 않은 태도로 보여지기를 바랬을 것이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다녀가면서 국민에게 준 엄청난 반향과 감동을 이어가기 위해서 자신의 발언이 빌미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추기경의 바람과 조심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신문전면에 대서특필되면서 분란의 한 가운데 빠져 들었다. 결과적으로 교황이 한국 사회에 미친 좋은 영향으로 천주교회가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찬물을 부은 격이 되었다.
로마 교황청이나 한국 천주교회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일은 천주교회 입장에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사태(빅 트러불) 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이 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천주교회를 염려해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갈데까지 갔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어서다. 이번 염수정 추기경의 발언은 크게 문제되지 않고 지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염추기경에 대한 비난이 커진 것은 그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진보적인 언론이나 여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보수적 색채가 깊은 조중동에 의해서라는 사실이다.
염추기경의 발언중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글을 침소봉대한 것은 조중동이다. 염추기경의 간담회가 끝나자 무섭게 조선일보는 1면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진통을 다룬 기사 아래 <염수정 추기경, “세월호의 아픔 이용해선 안돼”>라고 썼고 2면에도 <“세월호 문제로 더 이상 에너지 낭비 말아야”> 인터뷰를 머릿기사로 이었으며 <세월호 아픔 이용 안돼…유가족도 양보할 수 있어야> (<중앙>, 27일자 2면) <염수정 추기경 “세월호 유족 아픔을 이용해선 안돼”>(<동아>, 27일자 3면)도 뒤를 이었다.(한겨레 신문 보도 내용)
염추기경이 자신의 세월호 관련 발언들은 보수 언론이 그렇게 이용하기를 바랬다고는 할 수 없다. 그가 조심스럽게 좌우를 살피려고 할 태도에서 볼 수 있다. 염 추기경이 그리 했든 말든 보수 언론이 그렇게 했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내가 먹고 사는 일에 지장이 없으면 하고 지나갈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생각들이 사실 오늘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고민의 본질이다. 사실 보수라는 이름을 빌리지만 대한민국에 진정한 의미의 보수는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게 보면 보수나 진보의 방향은 같다 아니 같아야 한다 방법론에서 다를 뿐이지 국리민복에서는 같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대한민국 보수는 없다. 있다면 내 배 부르면 되지 남이사 죽든 살들 무슨 상관이냐 라는 극단적 탐욕주의가 있을 뿐이다. 종교가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해야 하는 역할은 사회나 국가 차원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며 그 역할에서 기독교나 천주교회나 불교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염수정 추기경의 발언은 그의 의도와 상관없이 보수를 자임하는 언론에 의해서 이용되었고 또 그런 질 낮은 언론을 언론이라고 돋보기 쓰고 들여다 보는 오늘 대한민국의 늙은 세대들에겐 복음과 같이 들렸을 것은 뻔한 이치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우리 사회는 크게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국가가 위험할 정도로 국론분열이 심각하다. 25000 명이상이 김영오씨의 단식에 참여하는 동조단식을 하고 있고 야당 국회의원들도 단식에 참여하고 있으며 학생들 시위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야당은 국회의원직 총 사퇴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세를 얻고 있는 반면에 새정치 민주당 국회의원 15 명은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당론도 일치하지 않고 있다. 일부는 농성장으로 단식장으로 나가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국민들은 이제 야당을 배제한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회는 기능을 상실했으며 대통령은 유고상태다. 문제의 핵심을 피하여 밖으로 뱅뱅돌면서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과 여당은 대통령직과 집권당으로서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각오가 아니면 들어줄 수 없는 상황에 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는 대한민국 현 난국을 해결할 수 없는 주체가 없다는 말과 같다. 세월호 와 마찬가지로 선장은 자리를 이탈하고 무능안 조타수가 핸들을 놓치고 가던길로 돌아서 가다가 좌초할 수 있는 위기에 와 있는 것과 같다.
대한민국 호는 지금 왜 침몰했는지 모르는 상황속에서 침몰하고 있다. 침몰한 원인이 분명히 있겠지만 침몰의 원인도 이유도 밝혀지지 않은채로 영원한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염수정 추기경은 어쩌면 그런 상황을 걱정하여 유가족들이 양보하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하였지만 그런 언행도 부주의한 것이었을 뿐 아니라 더욱 사악한 조중동은 자기들 멋대로 그 말을 이용해 먹고 있으니 언론도 종교도 정치도 지도적 위치를 잃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이 나라를 구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