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남부지역에 시간당 100mm 이상의 폭우가 내려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시간당 20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창원시 진동면 덕곡천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버스가 떠나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한명이 숨지고 버스기사와 승객들은 실종상태에 있다. 수시로 승객이 들고나는 버스의 특성상 누가, 얼마나 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었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듯 보인다. 현재까지 보도된 바에 의하면 최소 4~5명이 버스에 탑승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안타깝고 안타깝다. 이 가슴아픈 소식은 여름철 장마와 태풍같은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하고 나약한 존재인가를 다시한번 돌아보게 만든다. 실종자들의 무사 생환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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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전국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홍수피해는 잊혀진 과거의 인물을 다시 현실세계로 호출해야 한다는 당위에 힘을 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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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한민국의 제17대 대통령이었던 그는 야심차게 추진했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자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 낸다. 명의변경의 방식을 통해 4대강을 살려야 한다며 어마어마한 국민혈세를 강박닥에 쏟아붓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영민한 국민들은 이 명의변경이 의미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지적하는 국민여론은 철저하게 무시되었고, 종북세력의 흔들기로 매도당했다. 그 결과 공식적으로만 22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혈세가 4대강의 하도 정비와 보 건설, 하천정비와 제방 보강, 수질개선 및 생태환경 복원 등을 위해 투입되었다. 그러나 어이없는 일은 그 이후에 일어났다. 4대강 사업 이전 보다 수질은 더 나빠졌고 홍수피해 역시 오히려 더 증가한 것이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은 국토해양부로부터 받은 '4대강 수계별 홍수피해액' 자료를 얼마전 공개했다. 그 자료에 의하면 피해액은 2009년 1404억 원, 2010년 1436억 원, 2011년 5024억 원, 2012년 4167억 원으로 4대강 공사 시작 전인 2008년의 523억 원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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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의원이 건네받은 이 자료는 이미 지난 2013년 시행된 '4대강 국감자료'를 통해서 밝혀진 것으로 새로울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필자를 놀랍게 만드는 것은 4대강 사업 추진 당시 충북지사로 재임하면서 이를 적극 찬동했던 정우택 의원의 이유있는 변심에 있다. 4대강 사업의 적극 찬동인사로서 망국적 부실사업으로 판명난 4대강 사업에 대한 어떠한 반성과 사과도 없이 국토부와 수자원공사의 홍수피해 저감발표를 비판하고 있는 그의 '페이스 오프'가 기가 막힐 따름이다. 그러나 정우택 의원의 '페이스 오프'는 대한민국 국민과 산하를 신음에 떨게 만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비한다면 차라리 애교로 봐줄만 하다.
현재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사업과 관련하여 검찰에 고발이 되어 있는 상태다. 4대강조사위원회, 4대강복원국민대책위원회 등의 시민단체와 시민으로 구성된 3만9000여 명은 지난해 10월 2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4대강 사업 책임자 57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의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의 이유로 피고발인들이 국민이 반대하는 대운하사업을 4대강사업이라 속인 채 강행하며 그 과정에서 대형건설사들의 담합비리를 자행했고, 무려 22조 원이 넘는 국가예산을 지출해 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건설사 등에 같은 액수의 재산상 이익을 안겨주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미 이명박 정권에서 자행된 4대강 사업이 사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도 하에 대운하사업의 연장선에서 추진되었고 관련사실은 비밀에 붙인 채 진행되어 왔음이 언론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또한 4대강 사업의 담합비리 역시 정권 차원의 비호가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단군이래 최대의 담합비리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혈세낭비와 정부기관이 관여된 부정부패, 환경파괴 및 수질악화, 그리고 홍수피해 증가에 이르기까지 4대강을 둘러싼 모든 재앙의 중심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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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여전히 천연덕스럽다. 유체이탈을 집대성시킨 장본인답게 능글맞고 참 뻔뻔하다. 검찰의 칼날이 4대강 사업 담합비리 업채로 향하고, 언론을 통해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돼 자신을 검찰에 고발할 것임을 알면서도, "탁트인 한강을 끼고 달리니 정말 시원하고 좋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나와보세요"라며 태연히 호기를 부린다.
그의 호기는 박근혜 정부가 자신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필자가 전 현직 두 대통령을 둘러싸고 저잣거리에 떠돌고 있는 '풍문'의 진위를 확인할 길은 없으나, 적어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4대강 비리를 척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박근혜 정부 들어 요란법석을 떨며 4대강 담합비리를 추적하던 검찰이 정부기관은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은 채 건설사 몇 개만 본보기로 징벌한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4대강 사업비리와 관련해 우리는 이명박의 죄를 물을 방법이 없는 것인가.
안타깝게도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박근혜 정부에서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아무리 '친이'와 '친박'간의 골육상잔의 구원이 있다 해도 저들은 정치안에서 서로 공생할 수 밖에 없는 전략적 동반자다. 어느 한쪽이 완전히 폐족해야 되는 극단의 상황이 오지 않는 이상 저 둘 사이의 미묘한 긴장관계는 끝까지 유지될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안타까워 하거나 비분강개할 필요까지는 없다. 이 땅에 홍수와 물난리, 수해 등이 없어지지 않는 한, 4대강의 물줄기를 막고 있는 수중보를 폭파해 버리지 않는 한 이 천박하기 그지없는 전시행정가의 원죄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보편적 상식을 갖춘 수천만 개의 눈들이 4대강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상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고, 수천 년을 유유히 흘러온 강들이 자신들에게 일어난 상흔을 기억하고 있는 한 그는 자신의 원죄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출처:바람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