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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벌이다 병원으로 실려 갔다. 병원에서마저 곡기를 끊고 있다. 벌써 달포도 훌쩍 지난 일이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투다. 살아 돌아올 수 있다는 기약도 없다.
거기 드디어 와야 할 것이 오고 있다. 거리에 사제와 수녀가 나서고, 목사와 스님도 나섰다. 김상곤 전 경기 교육감을 비롯한 교수 사회와 대학생도 의연히 나섰다. 심지어 고교생까지 나섰다. 진보당 의원도 전원 나섰다. 이제 새정련 의원만 나서면 된다.
풍찬노숙을 두려워말자. 우리 자손이 살아 갈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을 염원하며 죽음의 공포를 넘어서자. 그럴 때 비로소 역사의 전환기가 온다. 거기 참된 평화가 있고, 공의가 깃든다. 박애와 평등의 인간됨이 발현케 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이다. 더 무엇이 두려우랴. 죽어야 한다면 기꺼이 죽자. 바닷속 선실에 갇혀 고통스레 죽어간 어린 넋들을 생각하면 무슨 일인들 못하랴. 그래, 살인 악귀들이 우리의 성결한 피를 원한다면 심장을 찢어 주도록 하자.
그렇다, 일제히 떨쳐 일어나 죽음을 불사하자. 죽음으로서만 새로운 생명을 부여 받게 되는 조국의 참담한 현실이 우리를 소리쳐 부른다. 그리하여 마침내 저 살인 악귀들의 죄악상을 낱낱히 역사의 장에 핏물로 기록하는 위대한 승리를 이끌자.
<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