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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유가족들의 거부 이유는 배제하기
조중동은 유가족들이 '왜' 거부하는가는 설명하지 않았다. 동아일보 <세월호 法 재합의 野, 추인 유보>(8/20, 1면, 고성호 기자), <가족대책위 "특검추천인 4명 다 야당 몫으로">(8/20, 2면, 이건혁·최혜령 기자)에서, 조선일보는 <유족 반발에… 세월호法 합의 또 표류>(8/20, 1면, 이동훈 기자) <"특검 추천권 모두 野·유족에 달라고 與에 가이드라인 줬는데 거부당해">(8/20, 2면, 양승식 기자), 중앙일보는 <유가족에 막힌 세월호특별법 재합의안>(8/20, 1면, 김정하·이윤석 기자), <또 유족 반대 … 설득 숙제 남은 박영선>(8/20, 3면, 서승욱 기자) 등의 기사에서 여야의 재합의 내용, 가족대책위 반응 등을 차례로 전했으나 유가족이 왜 거부하는지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았다.
MBC와 YTN도 유가족의 입장을 설명하지 않았다. MBC <세월호 특별법 여야 재합의>(19일, 4번째, 정병화기자>는 합의안의 내용만 소개할 뿐 유가족의 주장은 전달하지 않은 채, 유가족이 반대한다는 단순 사실만 언급하였다. YTN도 <'파행 정국' 출구 안 보인다!>(21일, 5번째, 박순표 기자)에서 여야의 합의 과정과 타당성을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설명한 반면, 유가족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유가족들이 여야 합의안을 거부하고 다시 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달라고 요구하면서"라고 짧게 보도했다. 유가족들이 왜 그러한 요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으며 이는 심각하게 공정성과 균형성을 상실한 보도이다.
- 둘, 격앙된 유가족의 모습만 부각해 부정적 이미지 확산하기
조중동은 국가의 무능 때문에 가족을 잃었으며, 그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생명을 걸고 사력을 다하는 유가족들의 절박한 심경은 전혀 배려하지 않은 채 그들의 격앙된 모습만 두드러지게 보여주었다.
동아일보는 <가족대책위 "특검추천인 4명 다 야당 몫으로">(8/20, 2면, 이건혁·최혜령 기자)에서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이 "조삼모사다. 교묘히 유가족 끌어들여서 모양새만 그럴듯하게 갖춘 합의다. 받을 수 없다"라는 페이스북 글을 실었다. 명확한 진상규명을 원하는 유가족이 무엇을 왜 요구했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 강한 어조의 심경표명만을 떼어서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유가족 "전쟁인데, 적을 이해해주면서 하나">(8/21, 3면, 서승욱·정종묵 기자)에서 20일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가족을 만난 내용을 전했다. 보도는 제목부터 선정적으로 뽑아 유가족에 대한 전투적 이미지를 부각하며 내용도 "제가 봐도 정말 전쟁인데 그 분(이완구)을, 적을 이해해 주면서 전쟁하나? 아니면 자기가 지는데?"라는 김병권 가족대책위원장 발언을 앞뒤 상황에 대한 설명도 없이 다루었다.
동아일보도 <"여야 모든 합의, 유족 동의 얻어라" 격앙>(8/21, 3면, 이건혁·박성진 기자)에서 "유가족들은 "지금 (정부 및 여당과) 전쟁 중인데 적과의 동침을 했다" "한계가 있으면 야당은 빠져라. 못하겠으면 (우리를) 다 죽이라"며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박 원내대표의 해명을 듣던 한 유가족은 의자를 집어 던진 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고 전달했다. 또한 <"野 못 믿겠다" 자리 박차고 나가>(8/21, 3면)라는 사진을 나란히 실어 당시 박영선 대표와 격하게 대립했던 유가족들의 모습을 부각했다. 유가족 입장에 대해 앞뒤 설명 없는 이런 식의 보도들은 유가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을 형성케 하기 십상이다.
방송의 경우 MBC가 <유가족 합의안 거부 국회 파행>(21일, 5번째, 조영익 기자)에서는 유가족 총회 모습을 전하며 유가족들이 의자를 차며 항의하는 영상 위주로 보도하였다. YTN도 <유가족 설득 '난항' …박영선 '사면초가'>(21일, 4번째, 박조은 기자)를 통해 박영선 원내대표가 유가족을 설득하는 모습을 전하면서 유가족의 격한 반발을 설명 없이 영상으로 보도했다.
TV조선 <대담/여야 특검추천위원, 이해 득실은?>(19일, 26번째, 배성규 기자)에서는 "왜 유가족들이 반대했느냐 보니까 결국 새누리당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인 것 같애요"라고 언급해 유족들의 반대 이유가 새누리당에 대한 맹목적 불신, 정치적 진영논리 때문으로 몰아갔다.
- 셋, 사설 통해서 대놓고 유가족 비판하기
조중동은 사설에서도 유가족의 부정적 이미지 부각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앙일보는 <사설/ 유족 앞에 가로막힌 세월호 합의안>(8/20)에서 "유족의 아픔은 십분 이해한다 하더라도 유족들의 태도와 입장은 수용하기 어렵다. 국가의 입법권은 엄연히 국회에 있는데 원내 1,2당 대표가 두 번에 걸쳐 합의한 내용을 무시하는 정도가 지나치다"고 주장하며 재협상안을 거부한 유가족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세월호 유가족들의 인내와 절제도 필요하다>(8/21)에서 "진상조사가…한풀이로 받아들여지게 되면 이런 국민적 이해와 기대는 머지않아 실망과 무관심으로 바뀌고 말 것이다.…유족들의 인내와 절제심도 필요하다"고 훈계했다.
- 넷, 유가족 분열 조장하기
조중동은 '8·19재합의안' 수용을 긍정하는 소수의 의견을 부각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유가족 분열을 조장하고 강조하는 보도를 1면에 실었다. <일반인 희생자 유족들 새 합의안 수용을… 국민도 생각해야>(8/21, 1면, 곽창렬·엄보운·이슬비 기자)에서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 등과 같이 큰 틀에선 단원고 유족들과 의견을 같이하지만, (세월호특별법 관련) 여야 합의안 거부에 대해선 생각이 다르다"는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가족대책위원회 장종열 위원장과의 통화 내용을 전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합의안 거부는 무리라고 생각한다"는 장 위원장의 주장을 실었다. 3면으로 이어진 기사에서는 "합의가 미뤄지면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는 일반인 가족대책위 총무 이정석씨의 발언을 더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75%, 여야 합의안 거부>(8/21)에서 "일부 유족은 재합의안을 수용할 뜻이 있었지만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총회에 참석한 한 유가족은 재합의안 정도면 받아들여도 괜찮을 것 같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반대 목소리가 높아 이런 생각을 공개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도 <"여야 모든 합의, 유족 동의 얻어라" 격앙>(8/21, 3면, 이건혁·박성진 기자)에서 "가족들 내부에서는 협상안을 받아들이고 챙길 건 챙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한 유가족은 "유가족 동의 없이 협상을 한 야당 잘못이 크지만, 가족들도 어느 정도 물러설 생각은 해봤어야 하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다른 유가족도 "100%를 다 얻으려다 보니 실패가 반복된다. 최소한 단식을 하고 있는 유민 아빠(김영오 씨)는 살려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른 유가족도 "시간을 끌면 국민적 관심만 줄어들고 괜한 오해만 살 것 같다"고 걱정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조중동은 가족대책위와 '일반인 희생자 가족대책위'의 입장차를 부각하며 가족대책위의 입지를 약화시켰다.
조선일보는 <세월호 참사 수습에 外部 세력은 빠져야>(8/22, 3면, 이기문·이슬비 기자)에서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안산 단원고 희생자 유족만을 대표할 뿐이다.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기소권 부여안'에 반대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일반인 희생자 가족대책위 정명교 대변인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이어 "특별법을 놓고 국회가 마비되고 민생법안 등이 표류돼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일반인 대책위의 입장을 공표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세정연 강경파와 세월호 유족, 국민의 눈을 돌아보라>(8/20)에서 "일반인 유가족대책위는 재합의안에 동의한다며 이달 중 처리를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조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