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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살인정권이라는 말을 들으려는가?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단식 42일째를 이어가고 있다. 극단적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세월호 침몰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자식을 잃고 왜 살릴 수도 있는 아이들을 그리도 많이 몰살을 시켰는가를 밝히려는 그의 각오를 누가 막을 것인가.
특별법을 만들어 진실을 밝히려는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죽음을 불사한 그의 단식을 이제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끝까지 그의 단식을 지켜만 보고 있는,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그의 죽음까지도 대수롭지 않다는 그릇된 생각과 오기(傲氣)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한 인간의 생명은 지구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무엇인가를 숨기기 위해 무고한 생명의 단절(斷絶)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현실 앞에서 기가 막힐 뿐이다.
단식은 자신의 몸을 갈아 마시며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불태우는 최후의 저항이다. 자식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는 특별법을 세월호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대로 들어줄 수 없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거절하는 위정자의 만행에 최후의 수단으로 단식을 하는 그들을,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진정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나라의 통수권자가 이 정도 밖에 안 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격을 의심해 봐야한다. 현실적으로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여도 불가항력(不可抗力)이라면 이해하고 넘어가겠지만 의도적(意圖的)으로 수수방관 하다 국민의 생명을 잃게 된다면 이는 살인정권(殺人政權)의 오명(汚名)을 쓰게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중차대한 현실 앞에서 나 몰라라하는 것은 결국 밝혀져서는 안 될, 그러니까 국민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자기들만의 이익을 위한 비밀이 있다는 것을 웅변하는 결론으로 되어 진다.
그 무엇이 국민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일까. 집권자가 국민의 생명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비밀이라면 이것은 정권의 숨통을 조이는 결정적인 문제로 밖에는 달리 생각할 수가 없는 일이 아닌가. 진실은 숨겨지지 않는 법이다. 제아무리 숨기고 감추어도 끝내는 밝혀지게 마련이다. 망설일 시간이 없다. 모든 것을 밝혀야 한다. 밝히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길이다.
아직도 이 나라의 수많은 국민들이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패닉상태에서 허덕이고 있다. 분열이 야기되고 있고, 나이 어린 학생들은 정권과 어른들에 대한 반감이 싹 트고 있다. 정권에 대한 불신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밝혀야 할 것을 숨기고 오기를 부려 대립을 할 때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정부는 세월호 유가족의 요구를 수용하고 불신과 저주로 얼룩진 난국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
여당은 여당다워야 한다. 그것은 정권을 거머쥔 손을 펴서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정부와 같이 세월호 특별법을 유가족들의 요구대로 수용하고, 순리(順理)로 국민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 또한 진실을 감추려고 패악을 저지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언제까지 야당과의 대치상태를 이어갈 것인가. 이 같은 현실에 진절머리를 느끼고 있는 국민들이 구역질하는 상황을 한 없이 끌고 가서 얻어지는 것이 무엇인가. 사법 체계가 무너진다고 특별법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줄 수 없다는 것은 변명을 위한 변명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언제쯤이면 야당이 정권을 옹호하고 여당이 서민대중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시대가 될까. 이 나라가 해방 이후 모든 위정자들이 조금만큼이라도 국민을 위해 성의를 보였다면 서민 대중이 눈물을 훔치며 생계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고도 남았을 세월이 흘렀건만 지금 이 순간에도 집권 위정자들은 자기 몫 챙기기에 혈안(血眼)이 되어 진실마저 숨기려 발버둥을 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원망스럽다.
여하간 정부와 여당은 결자해지(結者解之)차원에서 시간을 다투어 세월호 사건의 특별법을 해결하는 것이 순리임을 알라. 다시 한 번 말하거니와 끝까지 대립을 자초한다면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임은 자명한 일임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까지 대립을 하는 것은 무모한 오기에 불과하다는 것도 각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