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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박영선 새정련 비대위원장이 청와대를 방문해서 박근혜를 만난 바 있다. 그런 후 곧장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함께 세월호 진상규명 덮기 야합을 전격 단행했다.
유가족은 물론이고, 다수 국민의 극한 저항에 직면하게 되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었다. 한마디로 그것은 집단학살의 진실을 국회 차원에서 완전히 묻어 버리겠다는 파렴치한 발상에 다름 아닌 까닭이다.
야권 지지층의 극에 달한 공분을 의식한 일단의 새정련 의원들이, 급기야 재협상을 요구하는 서명에 나서기도 했다. 똥줄 탄 박영선이 유가족들을 만나 회유 혹은 거반 협박에 가까운 독설을 쏟아 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박영선 뜻대로 되지 않자, 그 화살을 청와대와 새누리당으로 돌리는 시늉도 열심히 했다. 물론 그들은 피의자 신분이다. 당연히 연막을 치고, 온갖 협잡으로 무산시키려 드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자 박영선이 내뱉는 말이 완전히 걸레 수준이다. 즉, 의원 수가 부족해서 뜻을 이루지 못한다는 궤변이 그것이다. 새정련이 130석이고, 그에 더해 진보당이 매우 적극적이다. 정의당도 협조적이다. 어찌 의석 타령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기필코 또 다시 박영선이 종래의 그 기만적 속내를 여실히 드러내고 말았다. 수사권, 기소권이 없는 기존의 합의 사항에서 전혀 진척되지 않은 안으로 재합의하는 사태에 직면했다. 그녀가 사이비임을 거듭 확인해 준 셈이다.
야권의 다음 총선 퇴출 1순위는 김한길만 해당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박영선 또한 우선 퇴출 대상에 포함된다. 새정련 당사에 걸었던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습니다'라는 문구는, 결국 '반드시 진실을 덮겠습니다'의 여론 호도용 치장에 불과했던 셈이다. 참으로 사악한 짓이다.
<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