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가 이야기를나누고 있다. 필자가 91 년도에 베르린을 간적이 있다. 함부르크 쪽에서 기차를 타고 갔는데 그 때는 89 년에 동서독이 통일되고 1 년이 갓 지낸 때였다. 통일이 되었다고 하지만 동독 지역은 그야말로 목불인견이었다. 함부르크에서 베르린에 이르는 길에는 사용하지 않는 역사들이 있었는데 창틀만 남고 지붕도 창문도 없었다. 동독이 생산한 딱정벌래 같은 차들이 곳곳에 서 있었지만 굴러가는지 의심이 갈정도로 낡고 차 색깔도 죽어 있었다.
당시 서 베르린을 가려면 프랑크푸르트에서 가는 길 함부르크에서 가는 길 두 길이 있었는데 기찻길 옆으로 철조망이 쳐 있어서 도중에 내릴 수도 동독지역에서 그 기차를 탈 수도 없었고 수백 M 간격으로 망루로 된 초소가 서 있었다. 동독 사람이 그 기차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였다. 나는 기억을 떠 올리면서 우리나라 남북도 그런식의 협력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개성을 거쳐 신의주까지 그리고 중국을 거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기찻길을 완성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남북은 공동의 이익을 얻을 수 있고 북한도 체제의 위험이나 북한의 안정을 해치지 않고 경제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91 년 이후에 나는 베르린을 서너차례 다녀 왔는데 지금은 통일된 국가 수도가 되어 독일 경제적 위용을 느낄 수 있는 대도시가 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물론 서독이 통일을 위해서 기울인 노력이 많이 있겠지만 베르린으로 통하는 그 철길도 기여 했을 것이다. 철조망은 있지만 동독지역을 관통하는 서독의 기차를 바라보면서 가난에 찌든 동독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남북 철도 프로젝트는 정치적 문제를 배제하고 얼마든지 경제적 협력 사업으로 완성할 수 있지 않은가. 이번에 김양건 대남 비서를 만나고 온 박지원의원의 말은 북한이 관계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라 했다.
핵무기나 어려운 문제는 비켜가면서 실질적인 노력을 할 수는 없을까. 남북이 황금알을 낳는 거북이가 될텐데 말이다. 도대체 박근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