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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세상의 인간다운 인간들 고전에 이런 말이 있다. 원형이정(元亨利貞)은 천도지상(天道至上)이요 인의예지(仁義禮智)는 인성지강(人性至剛)이라 하였다. 편의상 전자의 설명은 생략하고 후자의 인성지강을 설명하자면 어짐과 정의로움, 예의와 지식(도덕성)을 갖추어야 인간의 올바른 품성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인간은 그 품성의 결점에 따라 여러 분류의 단점이 노출되며, 따라서 지도자로서의 부적격 판정을 받아 마땅한 인물로 되는 것이다.
요즈음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여기에 견주어 얼마만큼의 인격을 갖추고 나라와 백성을 위해 정치를 하고 있는가. 한번쯤 반문해 보고 싶다. 과연 어질고 정의로우며 예의와 도덕성을 함양하고 있는가? 살피고 또 살펴보아도 인간다운 덕목을 갖추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는 사람은 다섯 손가락을 꼽기도 힘든 상태다. 극단적으로 말해 첫 손가락을 꼽을만한 사람도 없다. 한 결 같이 탐관오리(貪官汚吏)의 틀에 매여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이 나라와 백성들이 태평성대를 누릴 수 없음은 당연한 귀결이며, 끝없는 고통과 불안의 연속을 감내하며 살아가야 하는 실정이다.
한편에서는 밤낮 없는 설움과 원통함에 통곡의 나날을 보내며 목구멍으로 피를 토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살아생전 가고픈 고향 갈 수 없는 원한의 세월을 살며 한강을 이루는 피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어느 쪽에선 목구멍에 풀칠을 하기 위해 굽은 허리를 끌며 폐지를 주워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이 모든 것이 그들이 타고난 운명이란 말인가. 누구에게 하소연 해야 원한을 풀어 줄 것이며, 남은 생 절망의 늪을 벗어나 최소한의 삶이라도 살다갈 것인가. 그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이 없으며, 옷소매 부여잡고 애원할 곳이 없는 세상이다.
국가의 정책은 신자본주의(新資本主義)의 정책에 의해 가진 자들만의 풍요로운 잔치로 날이 새고 해가진다. 우리의 고전소설(古典小說) 춘향전(春香傳)에 이몽룡이 암행어사(暗行御史)가 되어 약혼녀 춘향이를 찾아와 탐관오리 변학도를 쓸어버리기 위해 그의 걸판진 술잔치 마당에 거렁뱅이로 들어가 말석에 앉아, 어거지로 술 한 잔을 얻어 마시며 지은 시가 있다. 그 시에 “가성고처 원성 고”(歌聲高處 怨聲高)란 싯귀가 있다. 탐관오리들의 시조 읊는 소리가 나는 곳에는 백성들의 원성소리가 높다는 싯귀이다. 이 나라가 딱 이 지경이다. 집권 세력들이 자기 몫 지키기에 혈안이 되어 아우성이니 어이하여 백성들의 원성소리가 멎는 날이 있겠는가?
세월호의 수사권 사수 또한 똑같은 내용이다. 더 이상 밝혀져도 걸려들게 없다면 그토록 목을 매달고 사수하려할 하등의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래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여 보아라 하고 내 맡겼다가 아무런 하자도 없을 때는 80% 90%의 지지도 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닌가 말이다. 만일 수사권을 내어주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처럼 이를 악물고 버티는 것에 대하여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실례를 남기면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하자고 할 것이라는 말은 앞으로도 세월호와 같은 일이 또 있을 거라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
행여 지금의 야당이 여당이 되어서라도 세월호와 같은 일이 재연된다면(절대 있어서는 안 되지만) 야당인 당신들도 수사권 달라고 하여 수사하면 될 것 아닌가. 쥐 잡는 것이 고양이 이다. 만일 당신들 말대로 하였다가 만족한 결론에 이르지 못한다면 그들의 원한과 국민의 불신을 무엇으로 풀어낼 것인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일이지 않은가. 무조건 깔아뭉개고 덮으려 하는 것은 절대 순리가 아니다.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 유가족들의 의구심을 풀고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참다운 수단이요 방법일 것이며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가 말이다.
통일 문제도 조금 더 지난날의 정권에서 이뤄놓은 바탕을 응용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임을 여러 차례 지적한바 있다. 유신정권에서도 7.4공동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는가. 왜 그 모두를 덮고 새 길을 내려하는가? 지난 정권의 정책을 이어받아 실행해 간다하여 현 정권의 실적이 폄하 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국민의 찬사를 받을 수도 있음을 왜 모르는가.
이 시대의 전 국민적 과제는 첫째 하층 서민대중의 중산층화를 위한 기본정책을 입안하여 시행하는 것이며, 둘째로는 평화적인 통일 문제이다. 보다 빠르고 손쉬운 통일 논의는 7.4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을 실행해 나가는 방법이다. 여당의 모든 위정자들은 탐관오리의 혐오증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마음으로 세월호 특별법의 전향적인 처리와 더불어 두 정책의 입안과 실행을 충실히 이행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