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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뉴스를 듣고 가슴이 허망해져서 한 마디 남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누구든 그가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키팅 선생의 역할을 하는 것을 보았다면, 어떤 선생님이 진정한 우리 시대의 '사도의 표상'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쓸데없는 권위와 가식이 진실과 상식의 자리를 빼앗고 있는 이 세상에서, 그가 연기를 통해 보여주었던 키팅 선생의 모습은 분명 우리에게 감동이었고 청량제였습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 보여줬던 그의 연기는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을 보여주었고, 뿐만 아니라 그의 긴 필모그래피에서 그는 거의 늘 '인간의 힘'을 따뜻함과 웃음으로서 보여준 캐릭터였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진정으로 빕니다.
굳이 마음에 있는 소리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한국의 줏대 없고 윗선의 눈치만 보는 판검사들이, 청와대의 눈치만 보는 국회의원들이 떼죽음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으면 시원했을 겁니다. 그러나 로빈 윌리엄스의 죽음은 저를 더욱 침잠시켜 버립니다. 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