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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글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읽어보면 당최 이해가 가질 않는다. 노선 문제다. 인적쇄신이 이뤄지지 않았다. 공천 잘못 탓이다 등등 모두 그럴 듯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이런 것들과 거리가 멀다. 이게 당 대 당의 힘을 겨루는 총선이었다면 그런 분석이 모두 옳을 수도 있겠지만, 불과 15석을 가지고 겨룬, 그리고 15석 중 10석이 한나라당 의원에게 유고가 생겨 치러지는 선거에서 거대담론을 들이대어 분석한다는 건 소 잡을 때 써야 할 칼을 닭 잡는데 쓰고 있는 꼴이다.
왜 소 잡는 칼을 들고서 설치는 걸까? 친노와 486들은 안철수 죽이기가 목적일 게고, 새누리 지지자들은 새정치연합 죽이기가 목적 일 것이다. 닭 잡는 칼로 그 원인들을 하나하나 분석해 보기로 한다. 물론 안철수, 김한길에게 선거패배의 온갖 책임을 떠다 넘기고 있는 친노와 패거리들에게 항의하기 위해 쓴 글이기도 하다!
1. 천정배목포 3대 천재라 불리우고, 전두환 정권 하에서는 법복을 입지 않겠다면서 인권 변호사의 길을 택한 민주, 진보 진영의 큰 자산인 천정배, 그는 친노 패권에 맞서 정동영과 함께 쇄신위를 주도했다 해서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에 의해 19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되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정동영은 강남을을 천정배는 송파을을 택해 패배를 각오한 사지출마를 감행하였고, 결과는 둘다 낙선이었다.
천정배는 송파을에서 그대로 있다가는 정치생명이 끝날 것을 예감하고 일찌감치 광주로 낙향해 변호사 사무실을 내는 등 출마준비를 해 오던 중, 문제의 광산을에서 출마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의 출마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지난 총선이 2012년 4월이었는데, 낙선한 지 2년 3개월 만에 그것도 새정치연합의 아성이라는 광산을에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천정배가 고만고만한 후보들과 경선을 치루겠다는 것은 지도부에 대해 적절치 못한 행보였다.
지도부의 재보선 공천방침은 젊고 유능한 인재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었는데, 천정배가 광산을을 손 짚고 헤엄치는 식으로 접수하겠다고 나서자 거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더군다나 이게 전례가 되어 호남출신들로 서울에서 낙선의 좌절을 겪은 정동영, 유선호, 김효석 의원 등이 다음 총선에서 대거 낙향해 출마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주는 셈이었다.
이런 모든 이유에도 불구하고 천정배 의원은 호남에서의 지명도를 이용해, 지지자들을 규합해 당 지도부를 계속해서 압박했고,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고려라는 강수까지 던지게 되었다. 이제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전국의 모든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관심은 광산을에 집중되었고, 지도부가 권은희를 공천하자 천정배는 백기를 들고 말았지만, 전국의 호남 유권자들은 깊은 내막도 모른 채 한사코 천정배를 배제하려 한다고 판단함으로써 지도부에 대해 배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면 손학규, 김두관은 왜 공천이 가능했는가? 손학규는 대선 후보로 나오기 위해 총선 출마를 하지 않았었고, 김두관은 총선 당시 경남 도지사였기 때문에 역시 출마를 하지 않았었다. 백혜련의 경우는 이명박 정권 검찰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검사직을 내던진 전력이 있어서 비록 총선에서 안산 단원갑에서 출마한 경력이 있었지만 권은희와 같은 경우로 특별히 예우된 경우였다.
사실과 상황이 이러함에도 조경태는 <천정배에게 공천을 주기 위해서 권은희를 선택했다>면서 안철수와 각을 세우게 되었다. 참으로 한심한 사람이다. 자기와 친한 사람에게는 당에 해가 가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공천을 줘야 한다는 말인가?
2. 권은희와 뉴스타파권은희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의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하여, 일약 진보, 개혁 진영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녀가 수사외압의 주범으로 지목했던 김용판이 고등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무력감을 느꼈고, 그러던 중에 승진에서도 탈락되어 차별을 받자 사표를 냈었다.
원래 다음 총선에 출마하는 것이 순리였으나, 천정배가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하자 지도부가 어쩔 수 없이 광주 지역 인기1위였던 그녀를 호출한 감이 든다.
하지만 그녀가 인터뷰에서 “제가 지난 대선에서 희망을 본 건 안철수 현상이었으며, 문재인에게 투표도 하지 않았다”라고 한 말이 말썽을 일으켰다. 이 말을 한 사실이 보도되자 그 때까지 영웅으로 받들던 친노들이 권은희에 대해 갖은 악담을 퍼붓기 시작했다. 공천해야 한다고 그들이 앞장서 주장하다가, 일단 그들 사람이 아니라는 게 밝혀지자마자 벌떼처럼 달려들어 쏘아댔다. 급기야는 친노성향의 급진 대안언론인 뉴스타파에서 권은희 남편 재산이 수십억인데 이를 사실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방송을 했다.
사실 문제의 상가들은 권은희 남편이 대표로 있는 법인에서 빚을 내서 투자 목적으로 산 것들인데, 마치 수십개의 상가를 소유한 거부가 이 재산을 불법으로 숨긴 것처럼 왜곡해 보도함으로써, 권은희는 신데렐라에서 일시에 부엌떼기 신세로 전락하게 되었다. 권은희는 정의와 양심의 상징에서 거대한 부를 불법적으로 숨긴 부도덕한 여자로 매도되었다.
KBS, MBC, SBS를 포함하여 보수 성향의 모든 언론들이 뉴스타파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여 보도하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권은희의 숨겨놓은 재산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종편 어디를 틀어도 마찬가지였다. 일부는 간략하게 권은희의 “나는 무죄다! 비상장 법인의 주식은 액면가만 신고하면 된다는 선관위 규정대로 했을 뿐이다!!”라는 주장을 보도하기도 했지만 주 기조는 권은희의 비도덕성을 부각시키는 것이었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의 비상장 주식 실평가액이 1,400억에 이르고, 같은 당의 광산을 송환기 후보는 13억1000만원, 홍철호 후보(경기 김포)와 이중효 후보(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도 각각 33억원과 57억원의 비상장 주식을 액면가로 신고했지만 이들은 전혀 문제삼지 않았다. 적반하장격으로, 마녀 사냥하면서 낄낄대는 무리들처럼 권은희를 죽여댔다.
그러면서 그녀를 공천한 새정치연합의 비도덕성도 함께 공격했으며, 그 결과 새정치연합에 대한 지지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뉴스타파는 도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그따위 허위 과장 보도를 했던 것일까? 왜 그들의 주적인 새누리당 후보들을 먼저 검증하지 않고, 권은희부터 묵사발을 냈을까? 판단은 여러분에게 맡긴다. 하여튼 뉴스타파 보도는 대히트를 쳤으며, 그 보도를 배후에서 기획한 자들은 어둠 속에서 잔인하게 웃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거의 모든 언론이 보수 새누리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를 사람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축구하기”에 비유한다. 이전에 있었던 천정배와 지도부 간의 갈등도 시시각각으로 특종처럼 다루었었다. 이를 통해서 호남출신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의 민심 이반, 혹은 정치 무관심을 조장했다. 이는 이어지는 금태섭-허동준-기동민 사건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되었다.
일각에서 권은희의 공천으로 인해 보수층이 결집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서, 설령 그랬다 하더라도, 새정치연합이 권은희처럼 정의롭고, 양심적인 인물을 그 이유 때문에 공천하기를 포기한다면, 아예 당의 간판을 새누리당 2중대로 바꿔 다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이 논리는 새누리당스러울 따름이다.
3. 정세균 486과 금태섭-허동준-기동민-노회찬
안철수의 입노릇을 해왔던 새정치연합 대변인 금태섭은 일찌감치 동작을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사무소 개소식 까지 마쳤다. 그 과정에서 안철수와 상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지만, 설령 상의했다 하더라도 돌다리도 두드리고 나서 건너는 성격의 안철수가 금태섭에게 확실한 언질을 주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사실 안철수는 7.30 재보선에 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