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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끝나면 세월 호 유족들이 구박 받을 줄 몰랐던가?
새누리당 사람들이 세월호 유족들을 구박할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예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가까운 친구 하나와 차를 타고 가다가 세월호 국정조사 얘기가 나왔을때 운전하는 나를 보며 한 말은, 개구리 이마에는 뿔이 솟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기대하고 말고가 없다는 것이다. 심재철이 유족들을 국정 감사 중에 퇴장 시키고, 홍문종, 주영호가 단순 교통사고로 폄하 할 때 이미 그 속이 드러난 셈인데, 김태흠이 국회 격 떨어뜨린다는 식으로 '노숙자'운운 하면서 사무처에 항의할 때 결정적으로 그 속이 바닥까지 다 드러난 셈이라는 것이다. 반론이 있을 수 없었다.
보궐선거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집적거리기만 하다가 선거결과가 대승으로 나타나자 노골적으로 유족들을 구박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개구리 이마에 뿔이 나기를 기다리지 그들에게 국민에 대한 진정성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일이다. 더구나 국민이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시키자 이제는 기고만장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동네방네 돌아다니면서 온갖 주책과 재롱을 떨면서 한 표 도와 달라고 통 사정하던 그 간교한 표정과 몸짓은 다 어디로 갔나?
이 나라 국민은 늘 집권당의 버르장머리를 가르쳐야 할 때 정 반대로 힘을 실어주는 선택을 하고는 했다. 그렇게 해서 얼마나 좋은 꼴을 보았던가. 예산 폭탄에 녹고, 강남 4구에 현혹되고, 국가혁신(?)에 기꺼이 한 표를 행사 한 것이다. 국가개조가 어느새 국가혁신이 되어도 그 허망한 구호를 지적하는 언론이 없다. 누가 누구를 탓하랴. 다 국민이 똑똑한 탓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다. 그 주인은 국민이다. 4년짜리 한시적인 직업을 얻은 국회의원은 임기가 끝나고 가면 그만이다. 그들은 어디까지나 한시 직이다. 임시직이다. 좋게 말해도 4년짜리 정규직일 뿐이다. 천문학적 국가예산을 들여 특급 대우를 해주면서 국민은 대우는 대우대로 해 주고 뺨이나 맞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도대체 그들에게 왜 그렇게 고액의 연봉을 비롯하여 대우를 잘 해주는 것인가. 이것이 잘못 된 것이다. 인간이란게 원래 배 부르면 눈에 뵈는게 없는 존재가 아닌가.
저들은 이제 야당을 따돌리고 유족들을 맨투맨으로 만나서 타협을 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른바 각개격파 작전이다. 그 속셈 훤히 들여다 보인다. 자유당부터 새누리당까지 60년간 이 나라 수구 보수 세력들의 패턴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자유당부터 새누리당까지 3대에 걸쳐 자자손손 그 패러다임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지지 세력은 나날이 세를 넓혀 가고 있다. 인터넷이 보편화 되고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이제는 사이버 공간까지 그들이 점령해 가고 있다. 국민은 시나브로 굿이나 보고 떡이나 얻어먹는 신세로 전락해 가고 있다. 그럼에도 오히려 그들에게 정치적 힘을 더 실어주고 있다. 선거가 끝나자 대부분의 이 나라 언론들은 이제 노골적으로 야당세력에 대하여 충고와 훈계로 일관하고 있다. 그 따위로 하다간 아예 존재감조차 없어질 것이라고 극언까지 한 언론인도 있었다. 야당세력은 사분오열되어 선거를 치르다가 졸지에 비 맞은 초상집 강아지 신세가 된 것이다.
김한길과 안철수의 대죄(大罪)가 있다면 모든 야당세력이 힘을 합쳐도 이길 수 없는 판에 어설픈 중도 보수의 길로 노선을 조종하고 국민의 환심을 사고자 한데 있었다. 철벽 같은 새누리당이 엄연히 버티고 있는 판에 그것이 될 일인가? 이번 선거에서 홧김에 서방질 한 유권자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나경원, 이정현을 당선시킨 지역구가 그럴 수 있었다.
보궐선거가 끝나고 새정연에서는 그 원인과 대책을 찾는데 골몰한다는 소식이다. 뾰족한 수가 있을 리 만무하다. 새누리당에 비하여 정치적 강단이 허약했기 때문에 항상 밀리는 것이다. 이 이상의 원인이 있을 수 없다.
깡패를 제압하려면 깡패 보다 더 강단이 있어야 한다. 강압통치를 하는 독재정권을 제압하려면 더 강단 있는 야당의 존재가 있어야 하는 것이 정한 이치다. 민중을 혹독하게 탄압하던 제정러시아 챠르(Tsar)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것은 그 보다 더 독한 레닌의 혁명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다. 지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피지배자의 저항 밖에 없다. 엊그제 순진한 성품의 병사가 비참하게 맞아 죽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개탄하였다. 그는 저항을 할 줄 몰랐기 때문에 맞아 죽은 것이다. 가학적 폭력에 대한 피학자의 저항이 있어야 폭력의 극복이 가능하다.
새누리당은 강하다. 지금은 집권당이기 때문에 더 강하다. 기왕에 그들이 야당일 때도 강했다. 김대중 정권의 민주당, 노무현 정권의 열린당은 그들을 당해 낼 수 없었다. 무엇 하나 제대로 입법할 수 없었다. 부패한 사학재단을 개혁하려고 입법안을 내니 그들은 아예 국회를 버리고 정부여당이 항복 할 때까지 시위를 하면서 밖으로 돌았다. 국가보안법을 개정 하려고 하니 아예 나라 말아 먹을 집단으로 매도하면서 국회를 무력화 시켰다. 그들의 원류를 따져 올라가면 3공의 공화당이 나온다. 공화당 정권은 철벽 정권 이었다. 야당을 따돌리고 새벽에 엉뚱한 장소에서 개헌을 해 치우고는 눈 하나 깜빡 하지 않았다. 정권 연장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따지지 않았다.
지금의 민주당은 약하다. 태생이 얌전하기만 한 안철수까지 그 한 축으로 세력에 합세한 마당에 그들에게 잡초같은 강인함을 기대할 수가 없다. 고작 저항한다는 것이 팻말 만들어 거리 시위 하면서 소리 지르는 정도이다. 국회 상임위에서 그들이 여당을 제압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항상 위압적으로 제압하는 쪽은 새누리당 의원들이다. 사정이 이러니 어떻게 새누리당을 이길 수가 있겠는가?
이 나라의 거의 대부분의 언론은 야당세력에 비판적이다. 그들은 민주당이 집권을 하자 모두 비판적으로 돌아서서 사사건건 시비를 걸었다. 민주당이 야당이 되자 여당 편으로 돌아서서 사사건건 야당을 가르치고 훈계 하면서 견제하고 있다. 유권자도 하나의 이익집단일 수 있다. 예산 폭탄을 퍼 붓겠다고 공언 하면 그 쪽으로 쏠린다. 민주당은 늘 대중의 힘을 업고 정치적 입지를 살리려 하지만 대중은 믿을 수 없는 존재들이다. 흔들리는 갈대인 것이다. 엊그제 선거가 끝나고 새누리당이 대승을 거두자 당장 여론조사에서 존재감도 없던 김무성이 대권 주자 1위가 되었다. 이것이 대중의 속성인 것이다. 대중은 생각 없는 집단일 수도 있다. 인류역사가 이를 증명 한다.
강하면 부러진다고 하지만 부러질망정 패하는 것은 아니다. 이순신 장군은 강하다가 부러졌지만 나라를 구하고 역사에 살아 남았다. 그 어른이 왜족들에게 졌다고 말 할 수 있나? 민주당이 살 길은 국회에서부터 그 존재감을 살리고 여당을 제압하는 길이다. 국회 연설을 한마디 해도 여당과 장관들의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매섭게 몰아 붙여야 한다. 충무공의 사 즉 생 철학을 실천하지 않으면 야당의 존재는 결국 시들어 갈 것이다. 망하고 나서 땅을 쳐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새누리당에 의하여 세월호 유족들은 노숙자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았다. 통탄할 일이다. 유족들의 가슴은 무너지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야당이 빌빌 할 수가 있다는 것인가? 정신 차려라 이 사람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