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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한번 당돌하게 붙여보았다. - 하지만 필자의 나이도 어느덧 40대 초반을 지나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으니, 뭐 그렇게까지 당돌해보일 나이도 이젠 지난 것 같다. 그리고 그동안 국민뉴스에서 기고활동을 하면서 여러차례 솔직하게(!) 밝혔던 것 처럼 이 사람은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자가 아니다. 뉴라이트가 ‘식민지 근대화론’을 역사관으로 선택한것에 반발 그들과 결별한뒤 무당파인 상태가 된지도 어느덧 5-6년 정도가 지난 사람이다.
또한 나름대로 인터넷 논객 생활을 십수년동안 해오면서 워낙 많은 정치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적극적 활동을 하기도 했고, 눈팅만 한 사이트도 꽤 되기 때문에 그런 과정에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 외에도 가령 친노라던가 좌파성향 사람들의 정서도 어느정도는 파악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그동안 가령 국민뉴스나 신문고 같은곳에 기고를 할때는 행여 ‘전통적 민주당 지지성향’의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이야기나 표현은 가급적 자제해 오려고도 노력했었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숨기는 속내도 절제하는 감정도 없이 있는 그대로 좀 거침없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따라서 혹여 본문의 내용이 꽤 많은 이곳의 독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을지 그 점이 우려되기도 한다. 그래서 우선 그 점에 대한 양해부터 구하며 본론으로 들어간다.
충격이라기 보다는 참 기가막힌 7.30 재보선의 참패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은 그 전신 민주당을 포함하여 전국단위 선거에서 연전연패 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2012 총선이나 대선은 ‘이길수 있던 선거’를 근소한 차이로 아깝게 진 선거였고, 두달여전 6.4 지방선거는 겉보기엔 무승부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사실상 패배’인 다소 특이한 결과가 나온 선거였다. 하지만 이번 7.30 재보선은 11:4란 엄청난 차이로 진 무슨 변명이나 옹호의 여지가 없는 그야말로 ‘참담한 패배’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이 지경으로까지 몰락한 ‘새정치연합’에 대해 ‘작정하고 하고픈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선거에서 지면 정치인들이 늘 입버릇처럼 말하는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따끔한 질책’을 좀 하겠다는 이야기다.
① 중도, 민주당을 버리다 ?
사실 이번 재보선에서 보이는 좀 특이한 현상은 트윗에서나 일부 정치사이트,카페에서도 친노진영이 ‘조직적인 기권’을 했음이 눈에 띄게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불만의 원인은 결국 ‘새정치연합’ 공천의 난맥상에 있다. 따라서 ‘중도층의 외면’을 반드시 이번 재보선 참패의 원인으로 단정짓기는 힘들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 단지 친노가 안철수-김한길 체제를 흔들기 위해 ‘조직적 기권’을 했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참담한 패배를 할 수가 있을까 ? 아주 단순하게 계산해봐도 설사 일부 친노 지지층의 이탈이 있더라도 ‘새정치연합’이 애초부터 중도층에게 신뢰할만한 야당이란 믿음을 사고 있었다면 어느정도는 그 이탈률이 상쇄되어 이렇게까지 참담한 패배를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새정치연합, 거슬러 올라가면 민주당에게 언제부터인가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 지지층이 있다. 2012년 ‘민주통합당’이 한창 잘 나갈때는 그래도 정당 지지율이 40퍼센트 가까이까지 육박했었다. 그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1,469만표를 획득했다. 득표율에서도 득표수에서도 역대 야당 대선후보중 최다를 기록했다. 문재인이 좋아서 찍었다기 보다는 ‘비(非) 새누리’, ‘비(非) 박근혜’ 성향 유권자들이 총 결집한 결과로 봐야할 것이다.
2004년 노무현의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을 깨고 분당한 상태에서도 탄핵역풍에 힘입어 152석의 원내 과반 제1당으로 등극하였다. 민주당이든 열우당이든 한창 잘 나갈때는 그래도 그 정도 득표나 의석을 획득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는 이야기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지지율은 한때 40퍼센트 초반까지도 치고 올라왔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는 통상적으로 정당 지지율이 상승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어쨌든 그 무렵엔 민주당을 성원하는 유권자들이 그 정도는 되었다는 이야기다. 헌데 언제부터인가 민주당은 물론 안철수와 통합을 한 직후인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평균 20퍼센트 중,후반대에서 허덕이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30퍼센트 초반대를 회복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시 20퍼센트 중반대로 추락했다. 2012 총선을 앞둔 시점의 민주당 지지율과 대비한다면 약 10-15퍼센트 이상의 지지층이 민주당에서 이탈해 갔다는 이야기다. 그 지지층은 대체 다 어디로 갔으며 그 성향의 실체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② 권은희 공천, 동작을 경우보다 더 나빴다.
동작을 공천을 놓고 벌어진 허동준-기동민간의 분란도 볼썽사나웠지만, 어차피 새누리당도 가령 평택에 공천신청을 했던 친이계인 임태희 전 의원을 수원으로 돌린다던가 역시 친이계로 김포출마를 준비중이던 진성호 전 의원 역시 공천탈락 시키는등 삐걱거리는 모습과 계파갈등을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그래도 어느정도 상쇄시킬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정작 중도 내지 합리적 보수층 상당수를 어이없고 황당하게 만든것은 결국 ‘권은희’ 전 서초경찰서 과장의 ‘광주 광산 을’ 공천이었다.
권은희 과장은 다들 알다시피 지난 2012 대선을 앞두고 불거져 나온 ‘국정원 댓글공작’ 의혹과 관련 수사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사실 ‘국정원 댓글 사건’은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워낙 엄청난 사건이라 그 사안 자체의 파장과 후폭풍이 만만찮았고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도 2013년 정국의 거의 절반 이상을 ‘노무현 NLL 포기논란’과 ‘이석기 사태’와 함께 뜨겁게 달군 이슈였고, ‘국정원 댓글공작 의혹’은 결국 국회 국정조사와 청문회로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검찰 수사결과 정작 국정원의 댓글공작 의혹으로 보이는 댓글은 미미한 수준이었고, 권은희 과장도 청문회에서 김수미 수사관등과의 상반된 증언으로 논란만을 거듭 낳았을뿐 법원의 재판에서도 외압 의혹은 끝내 입증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권은희 과장은 매우 강성이거나 적극적인 야권 지지자들 입장에선 그 무슨 불의나 거악에 맞서 저항하는 ‘정의의 여신’쯤으로 비쳐졌는지는 몰라도 보수는 물론 웬만한 중도층에서조차 그녀의 행보의 순수성을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불편한 시각’이 적지 않았다.
헌데 그러잖아도 2013 ‘국정원 댓글 의혹 국정조사’를 앞둔 시점에서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이 ‘광주의 딸을 지키겠다’ 운운한 발언으로 작은 논란을 낳은 사실이 있음에도 그런 여인을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아 ‘광주 광산 을’에 공천했다는것은 결국 권은희 과장의 외압폭로 그 자체의 순수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망가뜨리는 일이 되어버렸다. ‘광주의 딸’ 운운하는 발언쯤은 그저그런 정치권 찌질이의 해프닝성 발언 정도로 넘어가줄수도 있지만, 그런 권 모씨를 공천한다는것은 ‘새정치연합’ 스스로 권씨의 행보 자체가 ‘정치적이었음’을 입증시켜 주는게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적어도 재보선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야권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권은희 공천’이 계기가 되었음이 정치평론가와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거의 공통되는 지배적인 의견이다.
설상가상으로 권씨는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면서 논문표절 의혹, 남편 재산 축소신고 의혹등이 줄줄이 불거져 나오면서 무슨 ‘정의의 여신’은 커녕 아직 젊다고 할 40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벌써 우리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부조리속에서 챙겨먹을만한건 다 챙겨먹은 그저그런 ‘부정(不正)한 여자’임이 입증된 셈 아닌가. 적어도 권씨는 ‘참신한 신인 정치인’에선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사람임이 분명하다.
이번 재보선에서 ‘광주 광산 을’ 지역 투표율은 22.3%로 재보선 지역중 최저를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호남지역 투표율이 전국 평균 투표율을 늘 상회했었음을 생각해본다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무엇보다 민주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될수 있엇던 지역에서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가 이렇게 많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