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5개 선거구에서 치러지는 7.30 재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8일 현재까지 여야는 각각 9곳과 6곳에서 우위 또는 박빙우위를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5곳의 수도권 선거구 중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가 출마한 경기 수원병(丙)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우세를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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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영남(부산 해운대·기장갑, 울산 남을)과 충청(충북 충주, 충남 서산·태안)에서는 ‘싹슬이’를 장담하는 분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호남 4곳과 경기 수원병, 평택을을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전 대덕은 여야 모두 경합 지역으로 꼽고 있다.
그런데 이변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있다.
바로 서울 동작을과 전남 순천-곡성이다.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는 서울 동작을은 새누리당이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순천-곡성은 새정치연합이 우세 지역으로 각각 분류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5~26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선거 투표율을 보면, 이들 지역의 투표율이 심상치 않다.
사전투표가 가장 높았던 곳은 순천·곡성이다. 순천·곡성에서 사전투표율은 13.23%였고, 특히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의 고향인 곡성에서는 무려 18.91%가 이미 투표를 끝마쳤다.
전국 15개 지역구 평균인 7.9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 같은 높은 사전투표율이 '새누리당의 호남 승리'라는 이변을 낳을 가능성에 대해 정치권이 촉각이 쏠려 있다. 그만큼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사전투표율 2위를 기록한 서울 동작을(乙)에서는 새누리당의 근심이 더욱 커졌다.
사전투표 하루 전 야권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나경원 후보가 노회찬 후보에게 쫓기는 상황인 데다 사전투표율까지 높게 나오면서 비상이 걸린 것이다.
게다가 야권은문재인·정동영 새정치연합 상임고문까지 노 후보 캠프 고문단에 이름을 올리며 막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책임론과 유병언 부실수사 논란으로 야권 표 결집 가능성까지 예상되면서 판세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마지막 주말 유세를 동작을에 집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 동작을과 전남 순천-곡성 등 2곳이 이변 가능성으로 인해 최대 관심지역으로 떠오른 것이다.
즉 새누리당이 우세한 서울 동작을과 새정치민주연합 텃밭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이변이 일어나느냐가 이번 선거의 핵심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실제 유일한 서울 선거구인 동작을의 경우 선거 초반부터 야권의 공천 파동이 일면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줄곧 리드하고 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가 전격 사퇴하고 정의당 노회찬 후보와 사실상 양자 대결이 되자 혼전 국면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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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여당 내부에서는 ‘양자 구도에서도 이긴다’고 호언장담했던 자신감을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반대로 전남 순천·곡성은 새누리당이 최대 이변을 일으킬 지도 모른다.
여당의 불모지이지만 이정현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에 실시된 일부 조사에서 이 후보가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를 앞서기도 했다.
사실 이들 두 지역의 승패가 여야 당 지도부의 운명을 좌우할지도 모른다.
특히 서울 동작을의 경우 야권이 패배할 경우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들은 조기전당대회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쫓겨 현재의 자리를 보존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 지역의 공천 과정이 너무 ‘오락가락’했으며, 그로인한 후유증이 매우 심각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순천-곡성에서는 설사 패배하더라도 당 지도부가 받은 상처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정치발전, 지역구도 타파라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자면, 새누리당 후보가 전남에서 한 곳 정도는 지역구 의원이 탄생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이 20대 총선에서 새정치연합의 김부겸, 김영춘 전 의원 등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영남에서 힘을 얻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서울 동작을과 순천-곡성에서 이변을 예고하는 사전투표율이 나온 만큼 그 결과가 그대로 이어질지 무척 궁금하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