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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과연 유병언 본인이 맞는 것일까? 만일 사실 관계와 다르다면 어찌될까?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에게 DNA 검사를 맡겨야 한다. 아울러 사망 시점과 사망 원인에 대해서도 철저한 부검이 요구된다. 타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원파 쪽에서 너무 조용하다. 교주가 쫒기는 상황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타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슬퍼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 유병언에 대한 수사 초기, 검찰의 태도에서 볼 수 있듯, 그에 대한 검거 의지보다는 도주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준 정황이 역력하다. 유병언의 사망에 대해 신뢰감을 지닐 수 없게 하는 요인들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디로 빼돌렸을까? 국내는 물론 아닐테고, 선박을 이용한 밀항을 택했을 개연성이 보다 높다. 유병언, 돈 많은 그야 해외 어느 곳에서 남은 여생 편히 살다 죽음을 맞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설픈 공작을 통해 세월호 집단 학살이라는 국가 권력의 끔찍한 만행에 대해 면죄부를 주려한 씻을 수 없는 죄업은 남게 된다.
유병언, 그에 대한 문제가 어떻게든 마무리되면 가슴을 쓸어 내릴 사람이 적잖을 것 같다. 여야 막론한 정치권 로비가 전방위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세간에 풍문이 파다한 까닭이다. 문제는 그가 타살됐던, 단순 사망이던, 해외 도주던, 정작 세월호 집단 학살의 관건은 그게 아니다.
분명히 하자. 지금 국민적 초미의 관심사는 세월호 집단 학살 만행에 대한 특별법 제정에 있다. 유가족 대표의 참여가 보장되고 또 수사권과 기소권도 주어져야 한다. 수사 기간도 충분히 유지돼야 함은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그것을 통한 진실 규명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다, 다시 또 세월호와 같은 공권력에 의한 만행은 없어야 할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적 관심과 감시의 끈을 결코 놓지 말아야 할 일이다. 그리고 정치권 전반에 대한 끈질긴 압력이 병행되어져야 한다. 거기 민초들 스스로를 위한 구원의 문이 열리게 된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