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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도 팽목항에서 추모제가 있었다. 팽목항에서 열린 이날(12일 6시) 추모제는 ‘시민행동 가만히 있지 않겠다’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와 실종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 전국 도보순례단을 꾸린 결과다.
팽목항을 향한 도보순례단은 지난 달 26일 저녁 7시 30분 서울 대한문에서 약 1000여명의 인원이 참석하여 발대식 겸 출정식을 가졌다. 이들은 각각 서울, 안산, 대구, 부산 등지에서 출발하여 16박 17일의 여정 끝에 팽목항에 다다랐다.
순례단 단장 이동인씨는 출정식에서 "엄마 품을 찾고 있을 어린 별들을 찾으러 간다, 구조를 기다리는 "한 걸음 한 걸음 가는 길마다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서러움과 슬픔을 새기면서 분노하면서 가겠다."는 말로 참석자들 앞에서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이들의 일정은 출정식 다음 날인 6.27일에 안산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을 한데 이어 닷새 만에 대전에 도착하여 제1차 추모제를 가졌다. 다시 열하루 만인 7일 오후 2시께는 광주 서구 5·18공원에 집결을 하였다. 도보순례단은 곧바로 광주 동구 금남로로 이동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활동을 벌여나갔으며 오후 7시 경에는 금남공원에서 추모문화제에 참석하는 것으로 광주 일정을 마쳤다.
2시간가량 진행된 광주 추모문화제에서는 세월호 침몰사고 유가족 20여 명과 '세월호 3년 상(喪)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 등 광주시민 100여 명이 모였다. 도보순례단, 시민상주, 광주시민은 유가족을 향해 "힘내세요!"라고 소리쳤고, 유가족은 이들을 향해 고개를 숙여 고맙다는 답례를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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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발언내용을 보면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할게. 사랑한다! '반짝이는 별들'에게라는 메시지를 전하는가 하면 ‘미안하고 보고 싶어서, 아직도 못 온 아이들 손잡고 걸어서 떠납니다. 사랑합니다.’ ‘하늘에서는 별과 같이 빛나길. 가만히 있지 않을게.’ 등의 위로가 주룰 이뤘다.
이후 세월호 도보순례단들은 오늘 7월 12일인 토요일 오후 6시에 팽목항에 도착하게 된다. 기착지인 팽목항에서 마지막 추모제를 거행하기 위해서였다. 이날은 특히 아직 돌아오지 못하는 11사람의 실종자들인 조은화, 윤민지, 허다윤, 황지현, 남현철, 광영희, 안중근, 윤희나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 고창석 선생님 등의 이름을 부르면서 이들이 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빌었다.
도보 순례 객들의 손에는 ‘별들과의 동행’이라고 쓴 대형 펼침막과 실종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11개의 노란 깃발이 들려 있었다. 이들의 도착과 함께 팽목항에는 다시 노란깃발이 펄럭였다. 실종자의 이름을 한사람씩 부르면서 남은 실종자들이 어서 가족의 품에 돌아올 수 있도록 염원하는 사람들의 절규 때문이었다.
늦은 밤이 되었다. 순례단은 진도체육관으로 이동하였고, 남아 있는 실종자 가족들과 조우를 하기 위해서였다. 순례단은 이곳에서 해단 식을 하며 16박17일 동안 팽목항을 향한 긴 여정을 끝마치고 있었다.
그런데 세월호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든가’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잊지 말아 달라!”였다. 이는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철저한 원인조사와 대책 마련이 없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망각증세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 벌써 세월호 참사가 잊혀지는 분위기다. 정부당국의 관심이 썰렁하다. 대충 끝내려는 빛이 역력하다. 팽목항을 찾던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 갔을까. 그 많던 유명 정치인들은 다 어디 있을까.
한 시민단체에서 주관한, 16박17일이라는 긴 도보여행의 끝이자 마지막 추모제가 열리는 날이다. 하기에 언론의 관심은 물론 책임 있는 정치가나 정부관계자들이 얼굴을 내밀 법도 한 곳이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랬다.
헌데 유독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한 사람이 눈에 띌 뿐이었다. 그는 왜 그처럼 긴 시간을 도보순례단과 함께 팽목항을 헤매고 있을까. 늦은 밤 왜 혼자서 남은 실종자 가족들 곁을 지키고 있을까.
*박정례/ 기자, 르포작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