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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TV조선이 최근 ‘통일문제연구원’과 함께 중국 단동,연길 지역등에서 정식으로 비자를 발급받아 중국에 체류중인 ‘북한주민 100명’을 심층 인터뷰한 기사가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인터뷰는 탈북자가 아닌 근본적으로 ‘북한국적’을 갖고 중국에 합법적으로 들어와있는 ‘북한주민’들로부터 통일에 대한 인식이라던가 북한의 현실 또는 남한이나 주변국에 대한 그들의 인식등에 대한 보다 솔직한 견해를 들을수 있었던 자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90년대 중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란 북한 최악의 식량난 기간을 거치면서 탈북자가 급증하고 나서 이후에는 국내 언론들이 연변에 은신중인 수많은 탈북자를 접촉,인터뷰해 볼수가 있었고 최근엔 북한주민들의 휴대폰 사용 증가로 인해 직접 국내 언론이나 북한관련 단체들이 아예 직접 북한내의 주민들과 통화를 시도 내부사정을 듣게되는 경우도 많아졌지만, 북한 내부의 최근 동향이나 식량사정등에 대한 단편적인 인터뷰가 아닌 통일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남과 북에 대한 그들의 솔직한 생각까지 보다 다양한 ‘심층 인터뷰’를 했다는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헌데 이쯤에서 분명히 좀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 특히 조선일보 소유의 종편 ‘TV조선’의 경우엔 마침 김일성 사망 20주년을 전후로 일주일동안 이와같은 ‘심층 인터뷰’ 자료를 대대적으로 보도,방송하면서 ‘국내 언론으로는 최초로 북한주민 100명을 접촉 심층 인터뷰’를 가졌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은 분명 사실과 다르다. 이 사실관계를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탈북자나 휴대폰등을 통한 북한주민과의 인터뷰로 현지소식이나 식량사정을 물어보는 ‘단편적인 인터뷰’가 아닌 통일문제나 남,북한 체제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인식등 보다 다양하고 구체적인 ‘심층 인터뷰’를 해본 사례는 이번 ‘조선일보’가 처음이 아니다. 이미 3년전에 한번 있었다.
바로 지난 2011년 KBS가 이른바 ‘통일 대기획’을 하면서 그해 1월부터 5월까지 ‘합법적으로 비자를 발급받아 중국에 체류중인’ 북한주민 ‘102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가진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체류중인 북한주민 100여명 대상 ‘심층 인터뷰’ 첫 시도는 따라서 2011년의 KBS이지 2014년의 조선일보와 TV조선이 아니다.
2011년 12월 3일 방영한 KBS 스페셜 ‘통일 대기획 1부 - 북한주민 통일을 말하다.’는 이 방송을 준비하면서 앞서 그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에 거쳐 무역인,건설업 간부,노동자,농민등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북한주민 102명을 대상으로 통일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전망과 인식을 비롯 남한 및 주변국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시각 혹은 남한 영상물 접촉 여부 그 외 북한 내부의 구체적인 속사정등 보다 다양한 내용의 ‘심층 인터뷰’를 가진바 있다고 밝힌바 있다. 바로 이 ‘KBS 스페셜 ‘통일 대 기획 1부 - 북한주민, 통일을 말하다’의 방송분 주된 내용이 그해 1월부터 5월까지 중국에서 가졌던 북한주민 대상 심층 인터뷰였다. 참고로 이 기획 2부에서는 주로 남한 일반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의식과 전망과 관련된 인터뷰,세미나 내용등을 방영하였다.
KBS든 조선일보든 유력 언론이 중국에서 북한주민 100명을 대상으로 단편적인 인터뷰가 아닌 통일문제나 남북한에 대한 시각등 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내용을 질의하는 ‘심층인터뷰’를 가졌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사실 90년대 초,중반 까지만 해도 우리도 마찬가지였지만 북한 사람들 역시 남한사람들과의 접촉을 매우 꺼리고 심지어 적대적인 모습을 보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 이미 탈북해서 남한에 정착한지 오래된 ‘고위층’ 탈북자중에도 북한에 있을때 해외출장을 나왔다가 혹 남한 사람을 접하게 되는 일이 있으면 매우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심지어 (남한 사람인) 상대방을 쫒아보낸 적도 있다는 일화를 밝힌적도 있다.
헌데 이번 인터뷰에선 남한 언론임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인터뷰 대상자 상당수가 별다른 거부감없이 오히려 훨씬 우호적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었다는 것이다. (물론 신분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긴 하지만) 적어도 이젠 이 정도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적어도 해외에서는 북한주민에 대한 이 정도 수준의 인터뷰가 그런대로 어렵지 않게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로 탈북자가 아닌 ‘북한국적’을 갖고 합법적으로 중국에 나와있는 북한주민을 대상으로 인터뷰 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탈북자의 증언을 평가절하하는것이 아니라, 어찌되었거나 탈북자는 더 이상 북한체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그곳을 떠나 남한이든 중국이든 그 외 어디든 다른곳에서의 정착을 희망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출장이든 그 외 목적이든 일정기간 중국에 나와있다 북한으로 돌아가야할 사람이라는 점에서 적어도 그 의식이나 사고체계는 ‘북한’을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적어도 ‘북한당국의 감시권을 벗어나있어’, ‘보다 자유롭게 자기 속내를 털어놓을수 있는’ 북한주민 10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솔직한 생각과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다는것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
세 번째로 100여명 정도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라면 사실상 여론조사에 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론 자유세계에서 전문 여론조사 기관이 엄정하게 패널을 선정 실시하는 ‘여론조사’와는 많은 차이와 한계가 있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북한의 다양한 계층,연령대에 속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들을수 있다는것. 그 100명의 표본(?)이라면 사실상 여론조사에 준하는 효과다. 따라서 이들 백여명의 북한주민이 통일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남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남한 영상물을 어떻게 접해보고 또 어떤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이런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들을수 있었다는것은 적어도 북한주민 대다수의 대표성을 어느정도는 지닌다고 할수있는 ‘여론조사’에 준하는 효과를 보았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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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3년전 2011년에는 공영방송 KBS가 ‘통일 대기획’이란 방송프로를 기획하면서 그에 앞서 중국에 체류중인 북한주민 100여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가졌었는데, 이번에는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3년만에 조선일보와 TV조선이 합동으로 이와같은 ‘심층 인터뷰’를 가졌다는 것이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이제는 적어도 남한의 유력 언론들이 마음만 먹으면 중국에서 적어도 이 정도 규모의 ‘심층 인터뷰’는 얼마든지 가능할수도 있다는 방증이다. 어쩌면 앞으로도 각 언론,방송사별로 이런식의 기획을 하는곳이 속출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다만 아무래도 ‘북한체제’의 특성상 이와같은 ‘심층 인터뷰’는 한계를 가질수밖에 없을것이다. 2011년 KBS 심층인터뷰가 있은지 3년만에 조선일보와 TV조선이 이와같은 ‘심층 인터뷰’를 기획하였다. 무엇보다 비용이나 장소의 제한등의 문제점 때문에 100명의 북한주민 인터뷰는 어느정도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2011년의 KBS나 2014년의 조선일보나 100명의 북한주민을 만나보는데 그 조사기간이 5개월 정도가 소요되었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런식의 ‘심층 인터뷰’ 기획을 하는 언론,방송사가 또 나온다면 그렇게 자주는 나오지 못할것이고 잘하면 1-2년에 한번꼴로는 이런 기획을 하는 언론,방송사가 또 나올수는 있지 않겠는가 그 정도의 예상을 해보는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앞으로 이와같은 식으로 다양한 형태의 북한주민을 만나 통일문제나 북한체제내의 실상 또는 남한을 바라보는 시각등에 대한 질문을 하는 ‘심층 인터뷰’ 기획이 어느 언론,방송사에서든 또 할수 있을것이란 점에 예상되기에 분명하게 좀 짚고 넘어갈것을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것이다. TV조선은 지난 일주일간 이 북한주민 ‘심층 인터뷰' 동영상을 소개하면서 ‘국내언론 최초로 북한주민 100명을 만나 속 깊은 인터뷰를 했다’고 강조했는데, 분명히 이와같은 ‘심층 인터뷰’ 기획은 원조가 따로있다.
2011년 공영방송 KBS가 ‘KBS 스페셜 - 통일 대기획’을 준비하면서 그에 앞서 중국에 체류중인 북한주민 102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한것이 그 시초다. 이건 분명히 하고 넘어가자 ‘북한주민 100명 인터뷰’ 기획은 2014년의 조선일보가 아니라 2011년 공영방송 KBS가 그 첫 스타트를 끊었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혹여 이후로도 또 다른 언론,방송사에서 이와같은 ‘심층 인터뷰’ 기획을 하게된다 하더라도 그 시초이자 원조는 2014년의 조선일보와 TV조선이 아닌 2011년 ‘KBS 스페셜 - 통일 대기획 1부. 북한주민 통일을 말하다’ 기획이 그 첫 번째 였다는 사실은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겠다.
관련자료 : 2011 KBS 스페셜. 통일 대기획 1부.
‘북한주민 통일을 말하다.’ 관련내용
http://office.kbs.co.kr/tongil/archives/25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