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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7.30 재보선 광주 광산을 지역에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로 공천되었다. 출마의 변으로는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고 내가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아시다시피 권은희 전 과장은 18대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한 주인공이다. 이러한 인물이 공천되었으니 여권은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권은희 전 과장의 공천이 확정되자마자 새누리당은 “권은희 공천은 지역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권은희 전 과장의 공천 문제가 부상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야권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렸었다. “이미지는 좋다지만 정치할 대목은 아니다.”, “보수의 결집이 우려된다.”, “권은희같은 상징적인 인물이 전면에 나서야만 한다.”등등의 평가들이 엇갈리기도 했다.
야당과 시민단체 일각의 출마요청에 권 전 과장은 지난달 30일에 “사직서를 제출할 때 밝혔던 것처럼 우선 중단했던 학업을 계속할 생각이고, 시간을 갖고 시민사회활동과 변호사 활동을 계획하려고 한다”고 출마의 뜻이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광산을 지역은 천정배 전 장관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 공천배제 결정이 나자 천정배 지지자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이 일어나기도 하여 제2의 윤장현 파동이 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깊은 우려를 낳기도 한 곳이기도 하다.
천정배 전 장관 본인도 중앙당의 공천 배제에 강력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도 하였고 심지어 안철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려서 서로 격하게 논쟁하는 마음 아픈 광경이 펼쳐지기도 하였다.
그러던 것이 권은희 전 과장에 대한 중앙당의 공천 확정으로 인해 천정배 전 장관이 급기야 “후배 권은희와 싸울 수는 없다. 공천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당에 남아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고 호남 정치를 복원해 집권의 길을 반드시 열겠다”고 하며 무소속 출마를 포기하게 된다. 천정배 전 장관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고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권은희 전 과장이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면서 원칙을 지킨다는 면에 믿음이 갔다”며 안철수 대표로 인해 마음이 움직이게 되었고, 안철수 대표에게 신뢰를 나타낸 것은 신선한 느낌으로 와닿는다.
야권에게는 새로운 정치 신인의 등장이며 이래저래 뒤숭숭한 속마음의 안철수 대표에게는 힘이 실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지방선거에 이어 보궐선거로 인해 새정치민주연합 내부가 어수선하기만 하다. 다만 이러한 고통스런 과정도 제1야당이 새로운 정치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길 바랄 뿐이다.
<이지혁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