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예비신부, 수상한 약혼남, 그 진실은?...
여성을 폄훼할 의도는 없으나 신데렐라 증후군을 겪고있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겁니다. 자신의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일어나 좋은 남자 만나 일시에 신분상승을 이루는 것이 여성들의 아주 오래된 꿈이라 한다면 다소 과장된 면이 없지 않으나, 눈쌀찌프리게 하는 사례가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비교적 완벽한 조건의 상대를 찾아 신데렐라가 되려는 이도 적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사회적인 신분이 든든하며,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과 지위, 그리고 재산이 부유층에 속하고, 인격이 완성된 완벽 그 자체인 남성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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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몸도 좋고 외모도 훌륭하며 그의 집안 역시 뉴욕 맨해튼에서 이름난 사업가로 상류층 집안이었고 미국에서 MBA 과정까지 밟는 엘리트였으니 조건을 중시하는 요즘 세태로만 보면 더 할 나위 없는 상대였을 겁니다. 그 모든 것이 사기였다는 것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이 천부가 장황한 설명을 곁들인 것은 5일 방영된 [그것이 알고싶다] "사라진 예비신부" 편에 소개된 이방연씨 사연을 보고 혹여라도 곡해하는 분들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물론 이 사건의 실체를 알고 난 후에도 의견은 분분할 것이라 짐작됩니다. 그래서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인 김상중씨의 마무리 멘트로 이 이야기를 풀어 나가야 할 것 같아 소개합니다.
"사람들은 신데렐라라고 불렀지만 이방연 씨는 치위생사를 천직으로 알며 살아왔던 사람이다. 그가 미국행을 결심한 건 인생역전이 아닌 한 남자의 곁을 지키는 일이었을거다. 남자는 거짓말을 해왔다.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 없다. 이는 온전히 재판부의 몫으로 남겨졌다. 고약한 거짓말쟁이가 등장하는 한 추리소설엔 이런 구절이 등장한다. 진실이란 아무리 멀리까지 가서 버리고 오더라도 주인에게 되돌아 온다고 한다. 진실이 낱낱히 밝혀질때까지 우리는 이 사건을 끝까지 지켜보겠다"
예비신부였던 이방연씨의 실종 미스테리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사건의 전모를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들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2011년 치위생사로 일하던 이방연씨에게 엄친아 같은 남자가 접근을 합니다. 알렉스 최로 가장한 그는 증권회사에 근무한다며 자신을 소개했고 만남 이 후 둘은 가까운 사이로 발전하여 급기야 동거에 들어갑니다. 이방연씨는 남자가 짜논 각본에 따를 수밖에 없었고, 거창한 예비시댁은 감히 넘보지 못할 부담으로 여겼던 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남자는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겠다며 이방연씨에게 동행을 제의했고, 그의 뜻을 따르기로 한 모양입니다.
이방연씨는 출국을 2주 남겨두고 다니던 병원에서 그만둔 뒤 물건을 챙겼고, 출국 하루 이틀 전, 부피가 큰 가전제품은 지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답니다. 이방연 씨 친구는 "다를 게 없었다. 평소와 똑같았다"고 당시 이방연 씨에 대해 언급할 정도로 별다른 점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출국 전날에는 경기도에 위치한 어머니의 식당을 찾아 인사를 건네기도 했고. 이방연씨 엄마는 "정말 편안하게 인사했다. 아무 걱정, 아무 의심 안 했다. 또 그날 주고받은 메시지도 평일과 같았다" 고 말합니다. 이방연 씨는 이날 오후 6시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휴대폰을 사기 위해 한국에서 쓰던 휴대폰을 중지토록 했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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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이상한 일은 그녀가 미국으로 떠난 뒤로 그녀와 일면식이 없는 임모씨가 새로 개통을 한 휴대폰으로 이상한 문자가 계속 날아왔다고 합니다. 알고보니 그것은 바로 미국으로 떠났다던 이방연씨의 카드사용 내역과 독촉문자였다고 합니다. 사용 내역 역시 모두 국내에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고, 결국 이방연씨 가족들은 실종된 이방연씨의 출입국 기록을 확인해 보았으나 출국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바로 그 해지한 휴대폰이 이 사건을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를 준 것이죠. 출국 예정일 이 후 이방연씨는 실종된 상태구요.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지난 2013년 1월24일 남자친구 알렉스 최 씨와 미국으로 떠날 계획이었으나, 하루아침에 실종된 29세 치위생사 이방연 씨의 행방을 쫓았습니다. 제작진의 취재 결과 MBA 과정을 밟을 예정이며 명문대를 졸업했다고 주장했던 그녀의 남자친구의 모든 스펙은 모두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고, 또한 알렉스 최씨가 재력가 부모를 뒀다는 것도 거짓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신데렐라 스토리와 다름없던 이방연 씨는 지난해 1월 24일, 사귀던 남자를 따라 미국으로 들어가 살기로 결정하고 미국을 향하던 중 실종돼 1년 6개월째 종적을 감춰버렸습니다. 혹자는 이방연씨의 자작극 가능성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이 사건을 엄밀히 들여다보면 알렉스 최라는 약혼자의 계획된 살인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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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남은 현재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1심 재판에서 그를 사기죄로 기소하며 살인 가능성까지 반영해 징역 10년을 선고했지만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할 수 없다는게 이유였습니다. 오늘도 이방연씨 가족들은 진실찾기에 나섰고, 혹시 실종 당일 이방연씨를 목격한 증인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한가닥 희망으로 견뎌내고 있다고 합니다. 부디 이방연씨의 행방을 하루속히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