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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궐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은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퇴로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서울 동작을(乙)이다. 그런데 여야 모두 이 지역의 공천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선 새누리당에서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위원들 상당수가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이면서 여당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서울 동작을 선거구에 김문수 지사 카드가 승산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실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김 전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동작을 출마를 부탁했다.
공천관리위원인 원유철 의원은 2일 오후 공천관리위 회의에서 "김 전 지사처럼 국민적인 폭넓은 사랑을 받고 우리 당의 보배 같은 분이 당이 어려울 때 앞장서준다면 새누리당이 위기에서 탈출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을 전달했다"며 김 전 지사와 접촉했음을 인정했다.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도 김 전 지사에게 "전체 15개 선거구의 판세를 좌우하는 동작을 선거에서 선당후사적 입장의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재보궐선거에 나가고 싶었으면 공천 신청을 했을 것"이라며 불출마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공천관리위원회가 ‘삼고초려(三顧草廬)’ 하는 등 적극적 설득 작업에 나설 경우 입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야당에서도 김 전 지사가 이 지역에서 출마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전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김문수 전 지사는 동작을에 출마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흥행을 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김 전 지사는 불출마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그가 이 지역에서 여당후보로 출마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면 새정치연합은 어떤가.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공천을 놓고 벌써부터 계파 갈등 양상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 인사로 동작을 공천을 신청한 금태섭 대변인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경선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라며 전략공천을 주장했다.
하지만 금 대변인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의 생각은 다르다.
실제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과 강희용 정책위부의장, 장진영 변호사, 권정 전 서울시 법률고문, 서영갑 서울시의원 등 5명은 이날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동작을 전략공천은 패배로 가는 첩경"이라며 전략공천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이들 5인의 후보들은 "새인물은 전략공천이라는 낡은 틀이 아니라 경선이라는 새로운 틀에서만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단 외형적으로는 ‘금태섭 vs. 반(反)금태섭' 전선이 구축된 셈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안철수 vs. 반(反)안철수’ 대결구도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새정치연합 서울시당 위원장인 오영식 의원을 비롯해 당 소속 의원 31명이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금 대변인을 전략공천하려는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그동안 이 지역에서 활동한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면 31명의 의원들은 누구인가.
명단을 살펴보니 강기정·김경협·김상희·김성곤·김용익·김태년·김현·노영민·박남춘·박민수·박완주·박지원·박홍근·배재정·서영교·심재권·오영식·유대운·유은혜·윤호중·이목희·인재근·임수경·장하나·전해철·진성준·최규성·최재성·홍영표·홍의락·홍익표 의원으로 대부분 안철수 대표와 거리가 있는 친노(親盧, 친노무현) 또는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인물들이었다.
한마디로 친노계와 민평련, 정세균계가 공동으로 ‘반(反)안철수 연대’를 구축한 것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사실 현직 국회의원들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당 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는 있어도 이처럼 국회의원 공천을 앞두고 대규모로 특정 후보를 반대하거나 지지하는 일은 전례가 없는 매우 보기 드문 일이다.
따라서 안철수 대표가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광주에 자신의 측근인 윤장현 시장을 전략공천 했던 것처럼 무리수를 두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측근 챙기기’에 나섰다가는 다 이긴 선거에서 패배할 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안철수 책임론’이 잇달을 것이고, 안 대표는 그 자리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내려와야만 한다.
그래서 이번 7.30 재보선은 ‘안철수의 무덤’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