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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중국이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다. 중국 스스로의 핵무기는 괜찮고, 접경국인 북한의 핵무기는 안된다는 심보는 그야말로 중국식 공갈빵이라도 되는가?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 개발에 대해 사전 승인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무례함이다. 혹은 전시 작전권마저 미국이 쥐고 있는 것에 비견할만한 심각하고 부당한 간섭이며 압박이다.
남한 내의 지나치게 경도된 친미 노선만 문제가 아니다. 그에 준하는 친중 노선 또한 위험하기는 매양 다르지 않다. 그러한 발상 자체가 사대주의의 낡은 찌꺼기다. 관건은 호혜 평등의 원칙 하에 주권국으로서의 주도적 자기 정체성을 획득하는데 있다.
통일 한국이 핵무장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가장 싫어할 개별 국가가 있다면 기실 중국과 일본이다. 미국이 그리 크게 호들갑 떨며 엄살 부릴 일은 결코 아니다. 실상 두려운 것은 인접국인 중국과 일본인 것이다.
박근혜 정권과 시진핑 체제의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및 성능 개선을 이유로 북한을 고립시키려 하다가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 북한 체제 유지의 근간이 주체 사상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아니될 말이다.
더욱이 중국이 자국의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울러 군비 증강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북한의 핵보유만을 문제 삼는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그리고 티벳에 대한 무략 침탈, 동북공정, 베트남과의 영토 분쟁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별히 한반도는 중국에 의한 숱한 침탈의 역사를 안고 있다. 따라서 자기 보호 본능이 발동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일 수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의 주변국에 대한 패권 확대에 의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