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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인들 가운데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진 정치인을 꼽으라면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필자는 주저 없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부겸 전 의원과 새누리당 소속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꼽겠다.
김부겸 전 의원은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연합 후보로 대구시장선거에 나섰으나, ‘김부겸 돌풍’에도 불구하고 아깝게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대구시장 선거에서 유례없이 야당 후보로서 40% 가까운 득표를 했다는 것은 대단한 선전이었다.
당시 인물 경쟁력은 새누리당 후보보다 우세했지만 낮은 정당 지지도와 막판 보수층 결집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는 평가나 나왔다.
실제 선거 막판에 대구에서는 “부갬이(부겸이) 아(인물)는 좋은데, 당이 영 파이라(정당 선택이 잘못됐다)”고 하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왔다고 한다. 아마도 그가 부산에서 출마한 오거돈 전 해양부 장관처럼 무소속으로 출마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런 ‘꼼수’를 부리지 않았다. 당당하게 야당 후보로 평가를 받아야만 지역 구도를 타파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김 후보의 석패는 ‘정치적 승리’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심지어 언론에서는 ‘아름다운 패배’란 말도 나왔다.
당시 필자가 “지난 19대 총선에 이어 ‘여권의 심장부’에서 또다시 선전함으로써 영남의 패권적 지역주의에 균열을 냈다”고 그의 선전을 호평한 것도 결코 과찬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지금 대구시민들 사이에서는 그의 석패를 안타깝게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한다. ‘다음에는 꼭 김부겸을 찍겠다’고 말하는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런데 새누리당에도 그처럼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던진 정치인이 있다.
바로 7·30 보궐선거 순천·곡성 출마를 결심한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다.
그가 30일 전남 순천시 오천동 '순천만정원'에서 7·30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내던진 일성(一聲)이 바로 "호남 최초로 지역 구도를 타파한 곳은 순천·곡성이어야 합니다"라는 것이었다.
그는 "이정현의 승리는 선거혁명이고 대변화의 시작"이라며 "지역을 위해 한 몸 바치기 위해 7·30 보궐선거 순천·곡성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선거에서 당선 된다면 이는 순천 시민과 곡성 군민에 의한 선거혁명이고 호남발전과 정치발전에 대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호남 최초로 지역 구도를 타파한 곳은 순천과 곡성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래야만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하고 호남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이날 발표한 공약을 보면 그는 사전에 치밀하게 출마준비를 해 온 것 같았다.
실제 그는 순천시민의 여망인 순천대 의대 유치를 비롯해 정원박람회장 국가 정원지정, 순천 구도심 재생, 청년실업 완화를 포함 일자리 창출, 기업공장유치를 약속하는가하면, 조충훈 순천시장이 구상하는 16개 순천시 역점 사업에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곡성 강소농 메카 육성과 농업교육 내실화, 농산물 유통 혁신으로 대중국 수출 추진 등 '섬진강 강변 기차마을' 등 테마 관광지화를 이루고 석곡 연구단지 조성, 산업단지 활성화, 농촌소득 증대 집중 도모, 유근기 곡성군수 당선자가 공약한 역점 사업에 필요한 예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특히 산업과 인구가 밀집한 전남 동부권 발전을 위해서 '광양항 국가항만 투톱 복원' '동부권 1억8150㎡(5500만평) 산업단지에 대기업 등 유치, 곡성 기차마을·순천만 정원구례지리산·삭도광양 매화축제·여수 아쿠아플라넷·고흥 우주항공 축제·보성 녹차밭 정원 연계 청정 힐링 미래형 리조트 건설 등에 대한 관광특구 지정에도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순천·곡성·구례·보성의 생명산업을 비롯해 여수의 중화학 산업, 고흥의 항공우주산업, 광양의 제철 사업과 자동차 산업 유치 등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지역에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 꿰뚫고 있으며, 이는 치밀한 출마준비를 해 왔다는 방증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패배하면, 이런 준비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만다. 특히 그가 꿈꾸는 지역구도 타파도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대구시민들이 김부겸 전 의원의 낙마이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안타까워했던 것처럼 전남 순천-곡성 시민들이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대구에서 이루지 못한 지역구도 타파가 전남 순천-곡성에서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