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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개그의 수준입니다. 정홍원 총리의 유임.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힌 그를 청와대가 붙잡았으니, 이건 세월호 참사의 최종 책임은 청와대가 져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상태에서 책임 회피를 하겠다고 선언한 셈입니다. 그나마 음모론이라도 거론됐던 것이 이 정부에 그런 음모라도 꾸밀 만한 능력이 있다고 쳐준 거라면, 이젠 그것마도 없는 순수한 무능력 그 자체임을 대 놓고 만방에 선포한 셈입니다.
물론, 이 사태를 통해서 바로 그 사실을 확실하게 했으니 이제는 레임덕이 와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할까요? 만방에 스스로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이제부터 증명해야 할 능력은 조롱에 대범할 수 있는 능력이어야 하는데, 그동안 이 정권의 행태를 보면 누군가가 정권을 조롱하면 바로 탄압하는 식이었으니 능력만 없는 게 아니라 아량도 없는 정권이어서, 어쩌면 레임덕이 와도 딱히 대처할 뾰족한 수도 없을 겁니다.
정홍원을 그 자리에 그대로 두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김기춘 실드라는 것을 알 만한데, 그것은 또 하나의 무능력의 증거라고 봐야 할 겁니다. 박근혜에게 김기춘이란 인물이 어떤 존재인지를 말해주는 것이고, 박근혜 스스로의 무능력이 어쩔 수 없이 이 80대 노인 오빠의 능력을 빌려야 한다는 것임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지요.
아, 그래도 정권이 이렇게 레임덕 상황을 맞아 꼼짝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이것을 이겨낼 수 있는 비법을 하나 전수해 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어쨌든 정치판은 굴러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코너에 몰린 박근혜 정부가 뭘 하면 좀 인기도 회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열심히 이명박 때려잡기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 이미 알고 있었다구요? 그런데 그 전에 했던 모종의 계약이 있어서 그건 차마 못하신다구요? 안됐네요... 그럼 계속해서 이렇게 조롱거리가 되고 야유거리가 되셔야죠. 이래저래 정말 무능력한 정권이군요, 정말. 문제는 그 피해를 국민이 고스란히 다 떠안아야 한다는 게 진짜 '참사'고 '참극' 이네요.
그런데 만약에, 야당이 이런 상황에서도 제대로 야당 노릇 못 해준다면, 그건 더 큰 참극이 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겨우 그모양 그꼴일 거라고 생각해서 이번에 이런 유임이 이뤄진 건 아닌가, 거기까지 생각해야 하는 우리 스스로도 참 그리고 보면 너무 안됐어요.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