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 러시아와 격돌했던 대한민국 홍명보호가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월드컵팀은 18일(한국시간) 오전 7시 브라질 쿠이아바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열린 H조 조별리그 첫경기에서 후반 23분 이근호(29.상주)의 통렬한 중거리 선제골로 앞서갔다.이근호는 월드컵에 첫 출전해 골을 성공시키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러나 이근호가 골을 넣은 6분 뒤 알렉산더 케르자코프에게 동점골을 내주는 바람에 러시아와 대결은 1-1로 무승부로 끝났다. 우리나라는 비록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경기전 세계 축구 전문가들로부터 러시아에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고 러시아와 비김으로써 승점 1점을 차지하였다.
이로써 홍명보호는 알제리를 2-1로 물리친 벨기에에 이어 러시아와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함으로써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튀니지와의 국내 평가전에 투입되었던 베스트11 멤버를 러시아전에 내세웠다. 박주영(아스널)을 원톱으로 그 아래 왼쪽부터 손흥민(레버쿠젠)·구자철(마인츠)·이청용(볼턴)을 배치한 기존의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한 한국팀은 무난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기성용(스완지)이 중심으로한 미드필더가 효과적으로 중원을 장악하면서 손흥민·구자철·박주영 등에게 공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한 한국은 전반 10분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구자철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 첫 슈팅을 날려 러시아를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후 전반 31분께 러시아가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의 위협적인 강력한 프리킥 중거리슛으로 반격을 가했으나 골키퍼 정성룡이 몸으로 막아내 위기를 넘겼다.
곧이어 34분 구자철의 왼발 중거리슛이 터졌으나 러시아 수비수 몸을 맞고 빗나가면서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54-46로 볼 점유율에서 우위를 보이고 슈팅수 또한 3-4로 대등하게 전반전을 이끌었으나 크로스에서 3-13으로 뒤진게 아쉬었다.
전반을 무승부로 끝낸 홍명보호는 후반 10분 이영표 해설위원이 능력 발휘가 기대된다던 이근호를 박주영과 교체 투입 한후 공격에 속도를 가했다.
역시 이근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후반 23분 중원에서 러시아측으로부터 골을 가로채 드리블해가다 페널티박스 앞쪽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렸다.
이근호의 중거리 슛은 러시아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 정면으로 향했지만 허우적 대던 이고르 아킨페예프의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흘러 들어 가면서 선제 득점골로 연결되었다.지난 남아공 월드컵 엔트리에서 탈락했던 한풀이를 하듯 시원한 이근호의 선제 황금골이었다.
그러나 이근호의 선제골은 중앙수비수 홍정호가 부상으로 황석호와 교체되면서 진용이 느슨해진 틈을 노린 러시아가 공세를 강화하면서 3분 뒤 오른쪽 측면에 구멍이 생기는 바람에 페널티박스까지 몰리게 되었고 이어진 문전 혼전 상황하에서 4분 전 교체 투입된 케르자코프가 오른발로 골을 밀어 넣은게 골대 안으로 굴러 들어가 동점골을 내 주고 말았다.
이후 동점골로 기세가 오른 러시아의 공세로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손흥민 대신 김보경을 투입하면서 러시아의 거센 공격을 잘 막아내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전반적으로 한국은 4대0으로 대패하여 불안감을 안겨 주었던 가나와의 최종평가전에 비해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우려를 씻어주었다. 적시적절하게 박주영을 빼고 이근호를 교체 투입하고 전반을 무승부로 체력을 비축하여 후반전에 전력을 다한 홍명보 감독의 전술도 효과적이었다.
아쉬운 부분은 측면이 자주 뚫려 크로스를 너무 허용하고, 우리팀의 특기인 강력한 압박 부족으로 중거리슛을 자주 내주어 수차례 위기를 자초하고 주력인 손흥민과 기성용이 전반 옐로카드를 받은 점이다.
한국은 오는 23일 오전 4시 포르트알레그리에서 벨기에에 2대1일로 져 1패를 기록했지만 경기력 면에서는 벨기에에 결코 뒤지 않을만큼 강인한 인상을 보여준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