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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 자다. 그의 반민족적 식민사관도 최악이지만, 한편 매우 정치 지향적이기도 하다. 실제 조용기, 장경동, 김삼환 목사 등과 함께 기독교 이름이 차용된 정당을 창당하려다 여론이 악화되자 포기하고 말았다.
그의 발언 몇 개를 옮겨 보겠다. 마치 자신이 하눌님이라도 되는 듯, 자아도취에 깊이 매몰되어 있는 것이 역력히 드러나고 있다. 왜곡되고 굴절된 종교적 가르침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심각하게 병들게 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빤스 내려라 해서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내 성도 아니다", "인감 도장 가져오지 않으면 내 성도 아니다", "이명박 장로 찍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지워지도록 만들겠다" 등의 지극히 비성서적이고 또 인간적으로도 파렴치한 극단적 망언이다.
이에 대한 해명은 더욱 가관이다. 즉, "목사가 성도의 신뢰와 존경을 악용해서는 안된다"라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그 변명이 궁색할 뿐더러 자기 합리화에 급급한 간교한 술책이다. 아울러 신적 자아를 여성의 팬티로 비하한 신학적 오류까지 범하고 있다.
특정 대선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강제하는 생명책 관련 발언 또한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다. 그 자신이 신적 절대자라도 되는 듯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그 스스로가 하눌님임을 뜻하는 망령된 짓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이런 이단의 괴수 앞에서 그가 함부로 내뱉는 말에 열심히 '아멘'을 연발하는 자칭 그의 신도들의 몽매함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기는 전광훈의 발언과 함께 매양 다르지 않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