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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이해 할 수 없는 모든 것에 분노하며 음모론이나 소설이 아닌 사건의 시점과 흐름에서 논리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것들에 대한 상식수준의 의문과 분석을 적고자 했던 것이 본의 아니게 예상외의 파장을 얻었지만 여전히 진상은 미궁속을 헤맸고 그 다음부터는 점점 뭔가 말하기가 힘겨워지더군요.
함미가 인양되고 실체를 보고 난 후로 글쓰기를 미뤄봤지만, 역시 예상대로 함미가 인양되었다고 해서 진실이 다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어쩌면 내내 이럴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생각마저 들게 되었습니다.그동안 제가 제기한 의문들에 대해서 집중적인 해명과 변명이 강조되는 일련의 이해할 수 없는 수상한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다시 상식적인 의문제기와 분석과 더불어 이제는 대안을 적지 않으면 안 될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또 한번 인터넷 집단지성의 힘에 기대어 의문을 제기합니다.
(삼가 이번 사고로 젊고 순결한 목숨을 조국의 바다에 바친 46명의 해군 장병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는 않겠으나, 당신들을 잊지 않으렵니다.또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나섰던 9명의 또 다른 희생자 영령께도 삼가 고개 숙여 조의를 표합니다. 이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지금 진실을 알아야 합니다.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중요한 것은 '왜'가 아니라 '언제', '무엇'이 아닐까 이미 누차 강조했지만, 천안함 침몰의 핵심은 언제부터 천안함에서 이상상황(이것이 함의 피로균열인지, 아니면 모종의 공격이었는지 아니면 원인 미상의 그 무엇이었는지는 일단 제껴 두고자 합니다. 거듭 부언하지만, 사건의 핵심이어야 할 이 사안이 지금과 같은 진상규명 체제하에서는 아예 진상 자체를 덮어버리고 있기 때문에 저는 정확한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이 현상에 대해서 "이상상황"이라는 표현으로 대치하고자 합니다)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그 일련의 과정에서 오고 갔었을 것이 분명한 함장을 비롯한 천안함의 지휘부와 2함대 혹은 해군작전사령부와의 교신내용입니다.
지금도 우리는 현재 천안함이 사고 발생 당시 20분을 전후하여 어떤 침로와 속도로 천안함이 움직이고 있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천안함의 침로와 속도는 천안함 사고의 진상을 말해줄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사고 발생 20여일이 다되도록 군은 이를 공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공표를 않한다고 보는 게 더 맞겠지요. 사고 당시 정확한 정황에 대해서 군사기밀을 이유로 이를 감추고 있는 군당국의 비밀주의야말로 정말로 감춰야 할 뭔가가 있다는 명백한 반증이 아닐지.
건조 된지 20년이 넘은 천안함의 제원이나 내부구조같은 기본적인 정보가 아직도 정보로써의 가치(이미 북한이 애저녁에 다 알고 있을, 지금도 인터넷만 한번 검색해도 다 나오고 있지요)가 있는지도 의문이고 백령도 일대 우리 해군의 움직임에 대해서 북에게 뭐 새삼 새로울 게 있다고 감추려 하는지요. 암호체계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소리 역시 납득이 안가는 논리지요. 암호체계는 수시로 바꾸는 게 원칙인데, 지금 그날 밤 통신 내용 때문에 우리 해군의 통신체계 전체가 드러날 것인양 호들갑을 떠는 군당국의 비밀보신주의야말로 "구린 냄새가 나는 뭔가가 있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이미 두차례 서해교전 당시에도 교전상황에서도 이런 식으로까지 정보를 규제하지 않았었다는 점에서 해군과 국방부의 변명과 강변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억지이자 궤변입니다. 떳떳하다면 밝히는 게 정돕니다.
현재 서프라이즈 독고탁님이 아시아경제에 게재된 사진을 통해 짚어내신 천안함 사고진상의 일단(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32897)은 진실에 매우 근접해 있습니다. 합참의 작전 상황판에서도 천안함은, 이미 수차례 번복을 거듭해 아무런 의미조차 없는 군당국의 공식 사고 발생시각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있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독고탁님 말대로 해도상에 표시된 여(물밑에 숨은 암초)와 사고 천안함이 매우 근접해 있었기에 일차 암초충돌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그리고 표류 혹은 피난 항행중 함체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두동강이 나면서 사고가 발생했을 개연성이 가장 높다고 봅니다.
현재 군당국이 극구 부인하고 싶어 하는 사고원인은 바로 좌초나 피로파괴입니다. 이 경우, 군 당국은 물론 군통수권자도 엄중한 책임과 문책을 면할 길이 없기 때문이죠. 군 스스로의 실수이니, 뭐라고 변명의 여지가 없겠지요. 그러니 최대한 책임을 면피하겠다는 의도가 아니고서야 지금까지 이토록 우왕좌왕 좌고우면 눈치 보는 행동을 보일 이유가 전무합니다. 현재 군당국이 필사적으로 자체부주의 혹은 과실에 의한 사고로 결론이 나는 것을 막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이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그 책임범위와 문책의 강도가 가장 광범위할 것이기 때문이고 아울러 정권과 군통수권자에게도 치명적인 정치적 타격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가올 지방선거 생각 안할 수 없겠죠.
어떻게든 군당국과 현정권은 이 사건을 원인미상 아니면 북한의 기습공격쪽으로 결론짓고 싶어하기 때문에 함체가 인양되는 순간부터 이른바 군전문가라는 집단에 의해서 어뢰공격 운운하는 소리가 방송에서 급히 퍼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경향이나 한겨레까지도 이런 보도에 대해서 비판적이고 냉정한 이성의 시각을 유지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가면서 여론호도에 일조하고 있다는 아햏햏한 현실이지요. (이른바 한국내 진보가 군사분야에 대해 사실상 무지하다는 점이 또 발목을 잡고 맙니다)
군당국이 열흘이 넘게 구조작업을 지속했던 진짜 이유
자, 이 시점에서 우리는 침몰 이후 지금까지 군당국이 보여온 일련의 구조행동들을 하나씩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지는 식의 우연들이 하나둘이 아닌 군당국의 구조활동에서 첫 번째로 의문스러운 것은 왜 침몰한 선체를 찾는데 무려 이틀이 넘는 시간이 걸렸는가입니다. 사고 해역이 시야가 극히 제한되는 서해바다이고 유속이 빠르다고 하나, 거의 40미터에 달하는 500톤이 넘는 거대한 함미부분이 고작 40-50미터 수심에 불과한 얕은 바닥에 있는데도 이를 찾아내지 못해 어선이 찾아냈다는 대목에서부터 애초부터 구조나 인양에 소극적인 해군의 미필적 고의는 숨길래야 숨길수가 없습니다.해군의 고의적인 밍기적거림의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해군은 사고 다음날 링스 대잠수함 헬기를 동원하여 함체를 찾는 척만 하고서 링스 헬기의 디핑 소나로는 가라앉은 물체를 찾을 수 없다면서 더 이상의 항공수색을 중지한 것에서부터 확연히 드러납니다.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대한민국 해군은 링스헬기말고도 'P3C오라이언'이라는 미국제 대잠수함 초계기를 가지고 있고 이 초계기는 수중의 금속반응을 감지할 수 있는 매드(MAD)장치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이 얘기는 초계기로 사고해역과 같은 제한된 구역을 수색하기만 했어도 동강난 선체를 찾아내는 것은 너무도 쉬웠다는 걸 의미합니다.
넓은 바다에서 100m이하의 깊은 심도로 움직이는 잠수함도 감지해내는 MAD장치로 고작 50m도 안되는 얕은 바다 밑바닥에 고정되어 있을, 길이 40미터, 무게 500톤에 달하는 거대한 금속물체를 찾아내지 못했을까요? 아니지요. 링스헬기대신 대잠초계기를 동원했다가는 너무 빨리 선체들을 찾아낼까봐 그게 두려웠던 것은 아니고요? 이미 군 최고 통수권자가 언론을 통해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해군은 끝내 이 해역에 대잠수함 초계기를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던 것일까요? 수중구조 전문 청해진 함(해군은 최소한 동종함을 3척은 보유하고 있어야 그 어떤 순간에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번 사고를 통해 뼈저리게 국방부는 깨닫길 바랍니다)은 수리중이었다고 치더라도 대잠수함 초계기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