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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것은, 불법 복합체인 세월호와 함께 취약하기 이를 데 없는 대한민국 그 자체가 바다에 잠겼다.
무엇인가를 감추기에 급급한 듯한 사람은 비단 선장과 선원들만이 아닌, 무능력하고 책임감 없는 대통령과 정부 각료들이다.
안전한 선내에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은 믿을 수 없는 정부 발표며, 이를 미화해 확대 재생산하는 '조중동'을 비롯한 사이비 언론이다.
초동 대처 미흡과 사실상 불거진 구조 방치는 해군과 해경만이 아닌, 만성화된 관료들의 무사안일과 살인적 직무유기에 밎닿아 있다.
거기 숱한 형태의 꿈과 사랑을 바다에 묻은 인명과 소지품은, 오늘을 사는 소시민 각인에게 강제된 가녀린 목숨이며 조촐한 재산이다.
국란에 준하는 상황에서도 종북 타령을 일삼으며, 피해 가족들과 다수 국민의 아린 가슴에 재차 대못을 박는 집단이 새누리당이다.
최근 아이 낳지 않는다고 불특정 다수를 향해 시비까지 일삼은 그들이다. 그런데 낳은들, 지키지도 못하고 죽이거나 노예 삼지 않던가?
정당한 요금을 내고 배를 탔다. 안전이 보장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국가 조직에 세금을 내는 일원이 됐다. 그런데 믿을 정부가 못된다.
이제 또 어디가 터질 것인가? 수령을 넘긴 원전인가? 규제 완화는 결국 재벌들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될 것이다. 거기 죄없는 서민만 죽어난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