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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가는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 교사 14명 포함한 475명의 승객을 태운 세월호가 진도 근해에서 침몰했다. 22일 오전 현재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87명, 실종자는 215명이다. 국가적인 대참사에 대하여, 그 대처 과정에서 수많은 의혹과 구조 관계자들의 몰상식한 행동이 어어져 온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의혹은 이 사건이 KBS2 TV 아침 7시에서 8시까지 하는 "굿모닝 대한민국(2부)에서 앵커가 "인천에서 출항, 제주도로 가는 배가 진도 해상에서 주변 어선과 해경에 '구조 신호'를 보내왔다."고 보도하는 것을 들었다는 주장이다. 현재 문제의 뉴스는 "저작권 관계로 다시보기가 중단" 되어 있다. KBS2 관계자들과 관계당국은 진위를 밝혀 주기 바란다.
해경은 8시 58분에 신고를 받았다고 밝혔으나 국립 해양조사원은 트위터를 통해, ‘4월 16일 8시 30분경 수학여행 학생들을 포함한 471명의 승객을 태운 여객선이 진도-제주 사이 남해안에서 침몰 중이니 주변을 지나는 선박들은 조난 구조에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알리고 있다. 또한 단원고 사고 상황판에도 8시 10분에 제주 해경에서 ‘배와 연락이 안된다’는 전화가 왔다는 기록이 보여서 대관절 이 사건에 대해서 해경이 언제 정확히 인지했는지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YTN 보도도 의혹 투성이다. 9시 쯤에 처음 TV 속보를 보았을 때 배는 약간 기운 채 서 있었다. 구조 전문가라고 초청된 사람이 “별도 지시가 있을 때 까지 배 안에서 그대로 앉아 있어야 한다.”고 해서 열심히 그 말을 트윗했다. 그러다가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 “학생들 포함 승객 전원이 구조됐다”는 보도가 있었고, 나도 안도의 한숨을 쉬며 트윗을 했고, 이 YTN 보도를 보고 유명 정치인들마저 “모두 다 구조돼서 다행이다”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갔으며, 아마 이 보도는 구조에 민첩하게 대응하는데 악영향을 끼쳤을 게 분명하다.
그리고 나서 해경에서는 “전원 구조됐다는 학교측 발표는 더 조사해 봐야 한다”고 했으나, 오보라는 확실한 언질을 주지 않아서 전원 구조가 기정사실화되었다. 조금 더 있다가 YTN이 오보사실을 사과했으며, 그 직후 배가 90도 각도로 넘어져 있는 화면이 보였고, 그 때서야 “모두 탈출해야 한다.”라는 다급한 전문가의 의견 표명이 있었다.
약간 배가 기울어져 있을 때 탑승객들이 모두 탈출했더라면 모두 구조되었을텐데, 해경과 선장 간의 의사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나를 포함한 시청자들은 어린 학생들이 죽어 가는 장면을 생중계로 본 셈이 되고 말았다. “탑승객 전원이 구조되었다.”라고 누가 YTN에 제보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고, 단원고 측에서도 “그렇게 발표한 적 없다.”고 하는데, 해경에 명확한 사실 확인도 없이 형편없는 오보를 해서 피해 규모를 엄청나게 부풀게 한 YTN은 저간 사정을 밝혀야 할 것이다.
구조 과정도 의혹투성이다. 사고 후에 미군 헬기가 구명정을 싣고 날아 왔으나, 우리 측의 거부로 돌아갔으며, 일본 측에서도 구조활동에 도움을 주겠다는 제의가 있었으나 이 또한 정부에서 거부했다 한다. 이렇게 구조를 거부했으면 마땅히 스스로 구조활동을 서둘러야 했으나, 물살이 세어서 구조하다가 또 참사를 겪게 될 수도 있다면서, 아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속절없이 구경만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방법과 장비를 이용해서 이들을 구할 수도 있었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고, 뒤늦게서야 비로소 첨단장비들을 투입하고, 결국 세월호에 진입하는 것을 볼 때, 구조담당자들이 피해자들을 구할 생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조차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특수부대인 UDT 병사들을 조기에 투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어느 대원이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우리들의 의무이며, 모든 임무를 훌륭히 완수했다”고 큰 소리를 치는 것을 보니 더욱 더 안타깝다.
재난구조 경험이 전무한 안전행정부가 이번 구조를 총괄했으며, 재난구조 활동에 전혀 경험이 없는 안전행정부 장관과 연락을 취해 지시를 받기 위해서 구조활동이 몇십분 동안 지연되었다는 보도를 보면서, 국민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박근혜의 공약도 다른 모든 공약과 마찬가지로 사기공약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재난구조가 아니라 재난구조 방해활동을 한 셈이기 때문이다. 안전행정부의 무지함은 재난과정에서 걸림돌 역할만 하고 있으니 씁쓸하기만 하다.
전혀 구조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해경대장에게 피해자 가족들이 항의하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윗선에 따지라.”고 했던 해경대장의 발언도 의혹투성이다. 해경대장에게 구조활동을 서둘지 말라고 지시한 사람은 누구인가? 해경대장의 이 말을 들은 유가족들이 청와대로 가서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하면서 집단행동을 할 기미가 보이자 수백명의 경찰을 동원해 이를 강제진압하고, 채증을 했다. 채증해서 처벌하려고 했나? 구조에는 서툴고, 더디면서, 진압에는 능숙한 경찰, 문제가 너무 많다!
피해자 유족들이 집단행동을 일으킬 정도면 죽어가는 아이들에 대해 얼마나 애가 탔을 것이며, 구조행위에 대해 얼마나 답답하게 생각했으면 그랬을까 생각해 볼 때, 강제진압보다는 설득하면서, 이해시켰어야 했다.
여객선이 침몰해서 수백 명이 죽어 가고 있는 와중에, 제 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속출했다.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는 폭탄주를 마시며 헹가레를 치는 광태를 연출했으며 파주시장 출마자들은 사고 당일에도 후보 경선 연설회를 가졌다. 연설회에서는 수백명의 당원들이 응원용 방망이를 치며 출마자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출마자들도 손을 흔들었고, 행사장 밖에서는 헹가래마저 이어지는 등 연설회는 줄곧 축제 분위기였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국회의원 한기호는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습니다. 이제 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 단체와 좌파 테러리스트들이 정부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입니다. 국가 안보조직은 근원부터 발본색출해서 제거하고, 민간 안보그룹은 단호히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라는 트윗을 해서 정부를 비판하는 SNS활동을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의 종북행위로 매도해서 제정신인지를 의심케 했다.
그의 말대로 갑자기 해병대 전우회가 군복을 입고 세월호 침몰 여파를 겪고 있는 진도에 나타나, 자원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민간잠수부 현수막을 가로막아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해병대는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존재하는지, 아니면 박근혜 정권을 수호하기 위한 사병집단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해임되자 사표를 낸 안전 행정부 감사관 송영철 국장은 가족지원상황실에서 실종자 가족대표에게 "기념촬영을 해야 하니 잠시만 비켜 달라"고 두 차례나 요청해 유가족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아이들이 죽어가는 현장에서 기념사진이라니, 천인공노할 패악질이다. 이로 인해 송영철 국장은 물론 함께 있었던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도 유가족들에게 둘러싸여 가족지원상황실에 감금돼 옴짝달싹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이주영 장관은 송영철 국장을 발언에 대해 ""(일행이) 있을 수 없는 말을 했다. 대신 사과한다"고 말했으나, 그 미친 행위를 만류하지 않은 그의 책임도 없다고 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하도 복잡하고 해괴해서 도저히 범인으로선 이해할 수가 없다. 사건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이 모든 의혹에 대해 하나하나 파헤쳐서 잘잘못을 명확히 규명해야 만이 이런 원시적인 재난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구조를 못한 것이 아니라, 구조를 안한 것이다”는 주장이 왜 나오는지도 철저히 조사해서 국민에게 설명을 해줘야 한다.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세월호 참사사건, 과연 숨겨진 진실이 존재하는가?
삼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