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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언론에게 수여하는 가장 권위있는 상인 퓰리처 상. 올해는 전직 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를 받아 보도한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와 영국의 가디언지에 수여됐습니다. 들려오는 보도에 의하면 퓰리처 상 수상자 선정위원회 내부에서도 과연 불법적인 과정을 통해 수집된 정보의 기사화가 과연 정당한 것인가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고 하나, 결국 선정위원회는 스노든의 폭로가 미국의 인권침해 및 도감청 실태에 대해 알림으로서 인권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게 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수상자를 결정했습니다. 결국, 안보보다는 인권의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솔직히 많이 부러웠습니다. 지금 한국의 언론 실태가 어떻습니까. 최근 무인기 관련 보도에서 보듯, 국가 기관이 '이걸 믿으라'고 하면 여기에 대해서 비판하는 언론들이 얼마나 됩니까. 과거 천안함 관련 보도 때를 한번 되돌아봅시다. 그 당시 공판에서 천안함의 최초 보고가 좌초였다고 증언한 바로 그 재판을 보도한 언론이 있었습니까? 심지어 한겨레에서도 이 뉴스를 내지 못했고, 오직 미디어오늘에서만 이 뉴스를 냈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에서 억압받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 대한 보도는 찾아볼 수 있습니까? 언론의 본연의 임무인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이뤄지고 있습니까? 사회의 등불이 되어야 할 언론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지금 권력의 개로 전락한 지상파 방송들과, 종북의 프레임으로 진실을 가리는 데 앞장서는 이른바 보수매체라는 것들과, 광고 때문에 삼성의 눈치를 보는 것이 얼마전에 걸려 부끄러운 망신살을 산 이른바 진보언론들... 우리에겐 우리의 목소리를 내 주는 입이, 그리고 확성기가 없습니다.
스노든은 가디언에 보낸 축하 인사를 통해 "미국 정부의 압력과 협박에도 굴복하지 않은 가디언과 WS의 '용기있는 기자정신'에 찬사를 보낸다" 고 말했습니다. 지금 우리에겐 그런 용기있는 기자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까? 그 용기있는 참 기자들을 다 직장에서 내 몬 결과, 한국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인터넷 매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새로운 언론상을 만들어내는 곳이 됐습니다. 비록 지상파와 메이저 언론들은 용기 있는 기자를 찾아볼 수 없는 지경이 됐을지언정.
이 때문에, 이 용기있는 기자들을 어떻게든 압박하고 싶어서 정권은 현직 판사를 방송통신위원장에 앉히려는 수를 뒀겠지요. 인터넷도 그들의 손 아래 두고 싶어하는 저들의 꼼수 아래서 용기있는 기자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질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시민들이 바로 '그 용기있는 입'이 되어야 하고, 우리를 위해 진실을 보도하려는 노력들을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줘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상호의 고발뉴스, 뉴스타파, 국민TV와 라디오, 그 밖의 다양한 진실을 말하려 하는 팟캐스트 매체들의 노력들에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한 시민'으로서 너무 감사합니다. 안보의 가치는 '정권의 안보'이지만, 인권의 가치는 인류 모두에게 보편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