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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그리고 이어진 국정원 2차장의 사임과 남재준 국정원장의 3분짜리 기자회견, 사실은 우리 모두 어느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던 일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책임을 통감하고 본인은 사퇴하겠다"고 말할 거라고 기대했던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을 너무 순진한 시각으로 바라본 것이 아닌가 하는 말씀은 굳이 안 드려도 되겠지요.
그런데, 저는 남 원장의 자진 사퇴 시점을 미리 예언해 볼까 하는 황당한 생각을 해 봅니다. 뭐, '카더라'도 아니고, 그냥 근거 박약한 제 개인적인 추측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어쩌면...' 하고 동감해 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무엇 때문에 저렇게 박근혜 정권에서 이 국정원장을 놓아주지 않는건가에 대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나올 수 있는 추측이기도 합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의 3분짜리 사과문 낭독은 국민들의 정서를 달래주기는 커녕 더욱 분노가 끓어오르도록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오히려 여당 정치인들에겐 큰 부담이 될 정도입니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저들의 목표가 있습니다. 이번 돌아오는 지방선거에서 다시한번 대선에 버금가는 부정선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의 반증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은 아직까지는 국정원장이라는 겁니다. (아, 다시 말씀드리지만, 소설입니다.)
그리고 이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어떤 식으로 도둑질하고 나서, 거기에 대해 한참 말이 나오고 부글부글 끓을 때, 바로 그 시점에 현 국정원장은 해임의 형식이든, 혹은 자진사퇴의 형식이든 간에 자기의 커리어를 마칠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6월 지방선거 건이 끝나야만 남재준은 그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는 겁니다.
그것은 지방선거가 일단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띨 수 밖에 없는데다, 그 이후에 치러질 총선과 대선에 분명히 영향을 끼칠 거라는 판세분석을 새누리당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짐작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압도적으로 몰락할 경우, 국민들은 대부분 지금의 정치 혐오 및 염증을 고착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국민의 정치참여를 달가워하지 않는 세력, 즉 현재의 기득권들이 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모습은 바로 자민당 50년 집권의 일본식으로 가게 되는 거지요.
뒤집어 말하면, 한국 민주주의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 이 지방선거가 매우 중요한 선거라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무리하게 천안함 사건을 부풀렸던 것도, 이번에 무인기가 사방에 출몰하는 것도, 그리고 남재준이 저렇게 떨어져나가지 않고 붙어 있을 수 있는 것도 그 선거의 중요성 때문입니다. 이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할 경우 민주주의는 당연히 다시 살아납니다. 그리고 지금의 여당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힘이 살아날 겁니다. 저들에겐 최악의 시나리오인거죠. 그리고 이들은 어떻게든 이 상황을 막아보려는 것이고, 여기엔 부정선거 공작까지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걸 지금까지 쭉 해 온 것이 바로 남재준인것이지요.
자,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건 소설입니다. 시나리오라구요. 그런데 제 이야기에 동감이 가는 구석이 조금 있으신가요?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로, 이번 지방선거는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 민주주의를 지키고 계승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깨어있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투표와 감시가 아주 많이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