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규제개혁, 재벌봐주기의 초석인가!!..
한때 대한민국의 축구가 "뻥축구"수준에 머물러 국민들로 부터 야유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만, 요즘은 빈 수레가 소리만 요란다는 것을 몸소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이 정부의 내허외식 (內虛外飾) 은 극치를 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18년 동안 법안발의 하나 없이 오직 이미지 하나로 정치꾼임을 자처해온 그가, 그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기란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무심코 던진 돌에도 개구리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권력의 목적에만 치우쳐 끊임없이 되뇌는 일방통행식 소통 불가능한 언어들이, 이미 공염불에 대해 염증을 느낀 국민들의 심기를 뒤틀리게 하고도 남음이 있을 겁니다...
|
아시다시피 정부는 지난달 그 얼굴마담의 주재로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라며, 지상파 3사를 비롯한 종편들을 대동하고 요란법석을 떨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여러 가지 규제개혁 요구가 이어졌고 그중 대표적인 것이 푸드트럭 허용 건이었죠. 한 푸드트럭 개조업체 대표는 이날 박근혜씨에게 푸드트럭 합법화를 요청했고, 관계부처는 여왕마마 미간에 주름이 잡히자마자 허겁지겁 며칠 뒤 합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행법상으로는 푸드트럭이 불법이지만 자동차관리법과 식품위생법의 시행규칙을 개정해 이를 허용한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결국 실효성이나 부작용에 대한 검토도 생략한 채, 무작정 밀어 붙이겠다는 심보인데, 이것이 참으로 낯 설지 않다는 것이죠. MB의 향수(?) 를 느낀다고나 할까요...
이는 국토교통부와 식약처가 범정부 차원에서 협업해 푸드트럭을 금지하고 있는 규제를 단기간 내에 철폐하는 모범적인 케이스라며 설래발을 치지만, 천하태평인 납득이라도 선뜻 수긍이 가겠느냐 이 말입니다. 4대강을 파괴하면서 "4대강 살리기" 라고 말하고, "언론의 다양성" 을 추구하겠다면서 획일적 목소리의 종편 방송을 재허가하고, "통일은 대박" 이라면서 경제협력도 포기한 채 끝없는 남북대결로 나아가고, "복지국가" 를 건설하겠다면서 복지혜택을 축소하는 이 정부의 치졸한 이중성이 드러난 이 상황에서 과연 국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부조리에 익숙해지지 않으려 진력을 다하는 국민과, 민생이라는 미명으로 부조리를 양산하는 정부, 과연 누가 옳은 선택을 한겁니까? 그들은 포장만 화려한 무능함과 무책임, 그리고 무원칙의 종합세트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7년 전 쯤에 "부도덕해도 유능한 게 낫다" 며 MB 라는 괴물에게 정부를 맡겼지만, 그들 스스로도 인정했 듯, 그들은 철저하게 무능했습니다. 그 괴물 역시 규제개혁을 화두로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려 한 적이 있었죠. 그 대표적인 것이 여수 대불공단 전봇대 사건이었을 겁니다. 언론은 앞다투어 연일 대서특필로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상세한 내막을 알 길없는 해외언론은 권력 나팔수들의 논조를 믿어 의심치 않아 연구사례로 까지 부각시켰으니, 돌아 보면 참으로 낯뜨겁기 그지 없는 노릇이었지요. 전봇대 두개 뽑아 규제개혁의 성과라며 자화자찬 하던 MB, 덩달아 미친 ? 널뛰 듯 하던 언론, 그 가증스러운 짓을 찬양하던 일부 무지몽매한 추종자들, 그들의 주장대로 대불공단이 규제개혁의 혜택을 입었을까 되묻고 싶습니다...
|
각설하고, 이 글의 주제인 바퀴빠진 푸드트럭의 명암에 대해 글 벗님네들과 같이 고민해 볼까합니다. 물론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한다는 취지에는 이견이 없을 줄로 압니다. 다만 푸드트럭 창업자의 80%가량이 20~30대 청년이라며 이들이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의 견인차 역할과 젊은 층의 참신한 아이디어 접목으로 개성 있는 창업 아이템이 많이 나오리라 예상된다는 발칙한 주장에 대해 고개가 갸웃해지지 않으십니까? 더더욱 관련부처의 궤변, "자동차 개조사업 활성화와 내수시장 확대, 청년 일자리 창출의 1석3조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데 진작 규제를 없애지 못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는 이미 푸드트럭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유독 불법으로 묶어 놓은 것은 문제였다" 는 대목에서는 탁상행정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해외사례는 우리와 전혀 다른 환경이니 거론할 가치 조차 없지만, 청년일자리 운운하며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하다 이 말입니다. 이쯤에서 한국경제 논설위원 김선태님의 논리를 옮겨보겠습니다.
"문제는 외국과 같은 대형 푸드트럭을 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돈이 들어간다는 데 있다. 이럴 경우 청년 창업이니 서민들의 생계지원이라는 구호가 무색해진다. 반면 작은 화물차를 개조해 하는 영세형 푸드트럭은 식품위생법상 휴게음식점에 요구되는 각종 시설기준을 충족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조리시설 세척시설 폐기물용기 및 손 씻는 시설이나 냉장 및 냉동시설 등을 갖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포장마차가 불법인 이유도 바로 이 시설기준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왜 이 천부가 사기극이라 폄훼하는지 이해가 가십니까?.
그렇다면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분들의 입장도 들어 볼까요? 가장 큰 반대 목소리는 형평성 차원이 제기될 수밖에 없겠죠. 푸드트럭이 허용될 경우 인근 가게들이 반발할 것은 당연할 겁니다. 월세와 보증금 세금까지 내고 영업하는 사업자 입장에서 푸드트럭이 손님을 빼앗아 간다면 가만히 있을 사람이 없을테니까요. 또한 현행법상 길거리에서 음식을 파는 경우 대부분 불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각종 노점상이나 포장마차 등과의 형평성 또한 문제로 대두될 수밖에 없을 터, 이로 인한 혼란은 누구의 책임이냐는 것이죠. 각종 기득권 이해집단의 저항은 사라져야 한다며, 제대로 된 규제 혁파로 성장, 일자리 창출, 소득 증가를 이끌어내는 데 박근혜 정부의 성패와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넋빠진 수구언론들의 논조가 지나친 것 아닙니까?...
|
물론 금융 보안이나 식품 안전처럼 규제가 꼭 필요한 분야가 아니라면 과감한 규제개혁을 미룰 이유가 없을 겁니다. 또한 규제의 온실에서 혜택을 누려온 관료의 갑(甲)질 또한 개혁의 주체라는 것에 이의가 없습니다. 하지만 섣부른 개혁은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것,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책상머리 행정의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남겨져 왔다는 것, 우리는 지나 온 삶을 통해 익히 알고 있습니다.
하물며 푸드트럭은 구호는 그럴듯하지만 이번에 합법화된 푸드트럭을 할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구석이 많다는 것, 또한 이렇게 이벤트 식으로 단기에 뭘 보여주려는 유혹에 빠지다 보면 유명무실한 대책이 남발될 수도 있다는 것, 이미지만 먹고 살기로 작정한 것이 아니라면 얼굴마담은 이제 그만 둘 때가 아닌가 박근혜씨에게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