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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 대한 건강한 지지는 바람직하다. 경우에 따라서 적극성을 띄는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또는 냉소적인 것보다야 분명히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전제되어야 할 점이 있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성원이 자칫 맹목적인 양상으로 치닫게 되면 오히려 역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이는 그들의 열심에 의해, 그가 열렬히 응원하는 정치인을 본의 아니게 수렁으로 몰아 넣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참으로 어리석은 패착을 범하게 되는 것이다.
속칭 노빠들이 그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잘못된 정책을 펴도 무작정 옹호하기 급급했다. 이를 지켜보는 양식 있는 진보적 유권층에서는 아연 기겁했다.
햇볕정책 특검, 노동3악법, 의료영리화, 한미FTA, 철도민영화, 대추리 살인진압, 부안 몽둥이진압, 제주 해군기지, 이라크 2차파병, 종편 수립, 인터넷 종량제 미수 등을 비롯해 실로 크고 깊은 실책이 따랐다.
이러한 사안에 대해 온갖 억지를 쓰며 정당화하려 떼를 썼다. 심지어 인신 공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올바른 비판을 하는 진보적 유권층을 향한 악의적 물어뜯기는 거의 광기에 가까웠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비슷한 조짐이 안철수 지지자 사이에서도 일고 있다. 자신이 천하의 둘도 없는 책사라도 되는 듯 설치는 꼴이 가관이다. 시쳇말로 같잖아서 역겹게까지 여겨진다.
무릇 진짜 충신은 자신의 주군이 무덤을 파게 되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충언을 아끼지 않는 법이다. 안철수 핵심 3류 참모들도 새겨야 할 일이겠으나, 그 지지자들 또한 자중할 수 있기를 권고한다.
한 때 노무현 지지자였고 또 안철수 지지자였던 사람으로서 하는 진심어린 충고다. 진실로 새누리당을 이기고 싶고, 그래서 보다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뼈아프게 여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