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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교황청이 안고 있는 고질적 병폐로 인해 가톨릭 자체에 대한 불신이 적잖았다. 그런데 새로 취임한 교황 프린치스코의 신앙에 기반한 실천적 모습을 통해 가톨릭 사회가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겠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
특별히 그의 가난한 이웃에 대한 시각에 있어, 종래 가톨릭의 입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각도에서 문제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시혜적이고 일시적인 구제책이 아닌 구조적 관점에서 이를 설파하고 있어서다.
바로 정치권력과 재벌 그리고 황색 찌라시의 상호 밀착에서 기인하는 수탈의 역학 관계를 뜯어 고쳐야 가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꿰뚫고 있다. 교황청 내부적으로 적체되어 온 구태와 비리에 대한 혁파 의지도 목숨을 건 일대 사건이다. 이러한 일련의 일에 대해 그 스스로가 앞장 서 모범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많은 신뢰를 주기에 충분하다.
바라기는 교황의 그러한 자세가 가톨릭 사회 전체에 큰 각성과 깊은 회개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 크다. 특별히 한국 가톨릭 사회는 물론이고, 개신교 전체에도 통회와 정화로 나아가는 일대 혁신의 물꼬가 될 수 있기를 또한 기대한다.
차제에 기독교 신자들의 그릇된 신앙 양태도 바뀌어야 한다. 신부와 목사에 대한 신격화는 또 다른 숱한 우상을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구도자에게 지나친 물질과 안락 그리고 높임은 오히려 마귀의 선물이 될 수 있다. "그(예수)를 믿는 모든 자가 제사장이다"라는 베드로의 말을 교훈 삼아야 할 일이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