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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인 시청 광장에 촛불을 든 10만 시민이 운집해 국정원 개혁과 남재준 파면을 목청 높여 부르짖어도 요지부동인 박근혜 정권이다. 오히려 외국 공문서까지 위조하며, 멀쩡한 국민을 간첩으로 조작해 되돌려 주는 사악하기 이를데 없는 집단이다.
인면수심이 일상화된 그들이다. 그런 세력을 향해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을 지키라며 칭얼거리는 안철수를 보며 속에서 천불나는 야권 지지층이 많을 것이다. 전투력을 상실한 나약하기 이를데 없는 태도로는 저들의 장기 집권 음모를 저지할 방도가 없다.
그간 문재인의 NLL 헛발질 대응과, 김한길의 무기력한 정치 행태로 인해 속앓이를 했던 야권 지지층의 원성이 자자했음을 숨길 수 없다. 그런데 안철수는 오히려 그들보다 한 술 더 뜨는 격이다. 막상 현실 정치의 링에 세웠더니 전혀 앞뒤 분간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는 야권 전멸을 재촉할 따름이다. 진보당이 얼마나 선전할지 불확실한 가운데, 새누리당의 파죽지세는 불을 보듯 훤하다. 그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안철수는 이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피할 길이 없다. 무책임의 극치라 아니할 수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안철수 본인의 대권 가도는 고사하고 다음 총선마저 걱정해야 할 상황으로 스스로를 족쇄 채우고 있다. 그 본인이 우선 문제겠으나, 정무 라인에도 깜깜 초보들만 있다는 증좌다. 얼마나 더 나락으로 떨어져야 제 정신 차릴 셈인가? 그저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