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당 선거 운동이 지나치게 경직된 느낌이다. 아울러 당장 살기 급급한 서민 대중의 눈높이에서, 그들과 감성으로 소통될 수 있는 문구가 눈에 띄지 않는다. 주로 '부정 선거', '내란 음모 조작', '간첩 조작', '남재준 파면' 등의 구호에 그치고 있다. '진보당을 지켜 주세요'라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적잖이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면모가 많이 약해 보인다. 특히 '진보당을 지켜 주세요' 라는 문구는 매우 수동적이고 또 의존적이다. 그보다는 왜 진보당이 존재해야 하는지를 감성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켜야 한다. 그래야 효과가 훨씬 증진된다.
물론 진보당 입장에서는 위에 적시된 내용들이 큰 관건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는 국가 전체를 위해서도 당연히 그러하다. 그러나 다수 국민은 남재준 국정원장 파면 등의 여부에 대해 그리 관심이 크지 않다. 그렇다고 남재준 파면을 비롯한 여러 정치적 주장이 잘못됐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다만 시의에 맞게 운신하라는 주문이다.
진보당의 속내야 참담함 그 자체일 것이다. 박근혜 정권에 의한 일방적 용공몰이 앞에 속이 시커멓게 타들었을 것이다. 그 분함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 영악해져야 한다. 선거에서 당선자도 많이 배출시키고 또 득표율도 올려야 한다. 그런 연후에 필요한 정치 투쟁에 나서도 늦지 않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날로 늘고 있다. 그 짓찢기는 가슴에 뜨겁게 공감되며 또 흡수될 수 있는 메시지 전달에 주력할 수 있어야 한다. 따뜻한 눈물로 소통될 수 있는 언어를 찾아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포기로 기호 2번이 실종된 선거다. 이러한 기회를 최대한 살릴 수 있어야겠기에 하는 말이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