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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방문 중 행한 박근혜 대통령의 구상유취한 발언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DMZ를 평화와 생태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진의와 그것의 실현 가능성 여부에 관한 것이다.
사실 박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두고, 휴전선을 포기하는 것이냐며 조중동을 비롯한 극우 반동들이 길길이 날뛰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오히려 대대적으로 홍보하기에 바쁜 모습이다.
그런데 그걸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협력이 반드시 요구되는데, 최근 발생한 국정원의 행태를 볼 때 기대난망이다. 남북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기 위해 간첩까지 조작하는 그들을 용인하고 비호하는 청와대다.
심지어 외국 순방지에서, 북한의 영변 원자력 발전소가 곧 폭발이라도 할 듯 아무런 근거 없이 무책임하게 처신한 대통령이다. 이에 대해 북한 조선통신이 아낙네란 이례적인 표현까지 사용하며 극도의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런 상태에서 DMZ에 평화 생태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언어도단이다. 도대체 아무 쓸데 없이 북한을 자극하면서 무슨 수로 공원 조성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아스럽지 않을 수 없다. 개념 실종의 적나라한 현주소다.
오는 지방 선거를 앞두고, 독일에 간 이유가 기실 따로 있었던 셈이다. 다만 이번에는 한복 패션쇼가 아닌, 베를린 장벽 사진 찍기쇼를 통해 지방 선거에서 우호적 여론을 조성할 속셈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만 영변 핵발전소 발언 자살골로 인해 사기 인증샷이 되고 말았다. 그 또한 커다란 국가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그냥 하던 대로 한복 패션쇼나 계속하기를 권장하는 마음 크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