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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 보물창고 동네서점의 최후
그동안 목숨을 이어오던 동네서점이 생명줄을 놓아버렸다. 폐업한 것이다. 그렇게 닫혔던 문이 며칠전 열렸다. 문을 연 주인공은 서점주인이 아니었다. 페업처리 전문 인테리어 업소 인부들이었다.
인부들은 덩그란히 남은 책장들을 마치 포로를 연행하듯 밖으로 끌고나와 사정없이 도끼를 휘둘러 산산조각냈다. 금세 폐자재로 변한 책장의 흔적들은 주검이 되어 트럭에 실려졌다. 마지막 내려진 간판이 실리는 것으로 서점의 존재는 깨끗하게 자취를 감추었다.
서점주인은 그동안 인격함양,지적능력 배양,문화창달의 전도사라는 자긍심으로 아등바등 버텨왔다고 한다. 그러나 높은 임대료,판매저조,25%마진율을 집어 삼키는 2~3%신용카드 수수료 부담과 15%할인율 도서 정가제,대형서점 쏠림현상,인터넷서점 저가 공세앞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생명유지에 필요한 물질적 양식 못지 않은 정신적 마음의 양식
고등동물의 최정점에 위치한 인간은 완벽한 사유체계를 소유한 유일무이한 생명체다. 살아있는 개체로서의 생명유지와 종족 번식이라는 생물학적 본능과 함께 사유체계의 산물인 과학문명,문화형성,발전과 인간 공동체 주체로서의 무형적 지적능력 배양에 필요한 물질적,정신적 양식을 필요로 하는게 인간이다.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재가치를 가지려면 물질적 양식 섭취 못지않게 마음과 사유체계를 활성화시키는 정신적 양식을 눈과 귀를 통해 두뇌에 끊임없이 공급해 주어야 한다.그러나 먹지 않으면 생물학적 생명을 유지할 수 없기에 물질적 양식인 먹거리 활동을 최우선시 한다.
반면에 정신적 양식은 생명유지의 필수 불가결한 절대조건이 아닌 관계로 생활환경,필요성,관심여하에 따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신적 마음의 양식 섭취는 물질적 양식 섭취 못지않게 중요하다.
보다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고 문명과 역사의 주역으로 족적을 남기는 의미있는 인생을 살아가려면 정신적 마음의 양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와같은 정신적 마음의 양식은 삶의 경험,문명의 이기인 각종 시청각자료,커뮤니케이션,언론을 통해 습득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본은 책이다.
멸종업소로 지정할 정도로 빠르게 사라지는 동네 서점
책이 마음의 양식이라면 서점은 마음의 양식창고가 아닐까 한다.일용할 양식이 없다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듯이 마음의 양식인 책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양심,도덕,지성, 예의,질서와 규범이 무너진 몰가치,비이성적 반인간적 반문명적 항폐한 야만사회로 전락할 것이다.
이처럼 인간사회의 흥망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가진 마음의 양식인 책 공급처인 마음의 양식창고 서점이 사라진다는건 국가사회의 미래를 위해 불행한 일이 아닐수 없다. 한국서점 조합 연합처가 3월12일 '전국 서점 멸종 초읽기'라는 제목을 붙여 발표한 <2014년 한국서점 편람>에 따르면 가히 충격적이다.
2003년 3589개였던 서점이 10년만인 2013년 2331개로 무려 35%인 1258곳이 문을 닫았다.최근 2012~2013년 서점 폐업현황을 보면 더욱 심각하다. 불과 2년사이에 9.6%인 246곳의 서점이 문을 닫았다. 갈수록 폐업하는 서점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서점이 빠르게 사라지다보니 인구 2만1939명당 서점이 1곳에 불과해 멸종위기 업소로 지정해야할 처지가 되었다. 현재 운영중인 서점이 단1개로 머지않아 전국 최초의 서점 멸종도시로 등극할 위기에 몰린 인구 16만의 경기도 의왕시가 이를 웅변으로 증명하고 있다.
문구류,핸드폰까지 팔아야 목숨을 부지하는 잡화상 전락 동네서점
남아있는 서점도 대형서점을 제외한 동네서점은 30%할인에 마일리지 적용,당일 배송까지 원스톱 온라인 서점의 독자 공략작전으로 적자를 견디지 못해 문구류 심지어 핸드폰 가게를 같이하는 방식으로 버틸 정도라고 한다.
살아남은 2331곳 서점 가운데 순수하게 책만 파는 서점은 3분의2에 불과한 1625곳이라고 하니 상황이 얼마나 처참한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마음의 양식 보물창고인 서점이 이처럼 문구에 핸드폰을 같이파는 잡화상을 불사해도 한치앞의 운명에 불안을 느낄 정도라면 문화창달,과학문명,문화융성의 지식강국 대한민국은 공염불로 끝날것이다.
문화 황폐 대한망국이 안되려면 동네서점을 살려 마음의 양식 보물창고로서 지식강국의 밀알이 되도록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점이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일정수준의 수익이 보장되도록 다각적인 지원대책을 강구하여 실행에 옮겨야 한다.
먼저 가격할인10%+마일리지등 경제적 혜택 5%로 잠정합의가 된 도서 정가제를 철회하여야 한다. 책값의 75%로 공급받아 15%할인 도서정가제 적용에 신용카드 수수료2~3%를 합해 18%를 제외한 12%의 마진으로는 임대료,통상 운영경비등을 제외하면 정상적인 서점 운영은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동네서점용 50%할인 도서 상품권 제도 도입으로 독서증진,서민 독서 기회 확대,서점 정상화 기해야
따라서 영세 동네서점에 한해 인터넷 서점 공급 수준인 정가의 60%이하로 책을 공급하고 인하된 15%의 공급가는 정부예산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도서 정가제를 보완하면 어떨까 한다. 이와함께 국민 독서 증진과 동네 서점 정상화를 동시에 이루어내는 방안으로 30%~50%를 정부가 지원하는 30%~50%할인 도서 상품권 2종류를 판매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30%할인 도서 상품권은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용,50%할인 도서 상품권은 동네 서점용으로 이원화하여 은행,학교,서점,마트등에서 판매한다면 국민적 관심을 끌지 않을까 한다. 할인도서 상품권이 판매된다면 할인률이 큰 동네서점용 50%할인 도서 상품권 판매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러한 할인 도서 상품권 제도가 정착된다면 독서증진,서민 독서 기회 확대,동네서점 정상화라는 세마리 토기를 잡는 일석삼조 효과를 달성하리라 본다. 그리고 학교 도서관,새마을 도서관,국공립 도서관등 각급 도서관 신간 구입은 해당지역 동네서점에서 정가로 구입하는 걸로 제도화 한다면 서점 운영에 큰 도움이 될것이다.
이외에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지만 독서증진과 서점 활성화의 실질적인 이와같은 방법을 적용하는게 좋지 않을까 한다. 마음의 양식창고 서점이 제기능과 역할을 다하도록 국민,국가적 관심이 이루어질때 대한민국의 미래는 문화융성 국가로 우뚝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