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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가 초토화하는 최악의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사태
인구증가와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렴으로 인해 생겨난 신종 질병들이 인간과 동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와같은 치명적 질병앞에 뛰어난 현대의학도 속수무인 경우가 허다하다.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후천성 면역 결핍증이 의학계의 연구 노력으로 만성질병으로 극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긴하다.그러나 어떠한 항생제도 듣지않은 슈퍼 박테리아등 신종질병이 만수무강의 적으로 등장하면서 인간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신종 질병은 동물에게도 예외없이 나타난다.구제역이 발생하면 소와 돼지가 떼 죽음을 면치 못한다. 오리와 닭도 마찬가지다. 요즈음 우리나라를 휩쓸고 있는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오리와 닭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하루앞을 장담할 수 없을 지경이다.
구제역과 AI가 발생하면 최소한 수백만마리의 소와 돼지,닭과 오리가 저승길을 가야 하는게 공식화되어 있다. 거의 매년 구제역 아니면 2~3년주기로 AI가 발생하다보니 몇달동안 축산농가나 행정기관이 홍역을 치른다. 구제역과 AI가 연달아 발생하는 해는 예방활동,방역,살처분으로 일년내내 쉴틈이 없을 정도다.
지난 2003년 AI발생으로 528만 5000마리가 살처분 된 이후 ,2006년 280만마리,2008년도 AI발생으로 1020만 4000마리의 오리와 닭이 떼죽음을 당한지 6년만에 1월16일 전북고창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AI가 또 다시 전국 축산 농가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발생 2개월만인 3월14일 현재 살처분된 닭과 오리가 무려 433농가 1085만 9000마리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3월 11일에는 충남 천안시 풍세면 산란계 농장에서 기르던 개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AI H형 항체가 발견되는 이종간 감염 사례가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는 AI가 영남,충청,경기등 전국적으로 발생하는데다 최후의 방어벽이라 할 수 있는 국립 축산과학원까지 뚫렸다는 점에서 사상최대의 살처분 기록을 세우는 최악의 AI대란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다가는 씨암탉까지 찾아 볼 수 없는 가금류 멸종지대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장담할 수 없게 된것이다.
도맷금식 순장형 예방적 살처분 전략이 최선인가
이처럼 죽음을 맞는 닭과 오리가 엄청난 것은 확산차단 대책으로 병든닭과 오리만 매몰하는 선택적 살처분이 아닌 발생지역 반경 3Km이내에서 사육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도맷금식 살처분 대상이 되어 엉겹결에 병든놈따라 순장되는 생죽음 닭과 오리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확산차단을 위해 고강수 예방적 살처분으로 엄청난 숫자의 건강한 개체까지 불귀의 객이 될 수 밖에 없는 비극적 현실앞에 동물애호가,환경론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03년 AI가 발생하였을때 1900만 마리를 예방적 살처분 한후 8년만인 2011년 재발한 네덜란드,2004년 1700만마리를 살처분한후 아직까지 재발되지 않는 캐나다등 유럽 선진국들은 AI가 10년꼴로 발생한다.
그러나 이와달리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AI가 일년내내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는2~3년 주기로 발생한다. 유럽 선진국들이 예방적 살처분으로 발생주기가 먼 특징이 있긴하나 발생주기,사육방식,사육밀도등에 차이가 있음에도 예방적 살처분 방식을 고수한다는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예방적 살처분에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 박멸식 예방적 살처분 보다는 고병원성 AI발생농가에 한해 살처분을 하고 주변 미발생 농가는 이동을 제한하는 선택적 살처분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함께 백신사용을 병행한다면 큰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같은 선택적 살처분,백신사용 병행론에 대해 정부와 예방적 살처분 옹호론자들은 예방적 살처분을 하지 않았다면 오리와 닭이 씨가 마를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그 이유로 AI바이러스 종류가 무려 144종인데다 마술 부리듯 변이를 자주 일으켜 백신효과가 떨어지는데다 변이과정에서 사람에게 옮길 수 있는 치명적 변종이 생기기전에 아예 초기에 가능성 자체를 없애버리는 예방적 살처분외에 대안이 없다고 일축한다.
다시말해 발생지역 반경 3KM밖 닭과 오리나마 목숨을 보전하여 인간의 영양 보충용으로 역할을 다하고 사람 또한 AI병으로 억울하게 죽지 않으려면 예방적 살처분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이와같은 AI대처방식과 관련한 논란외에도 AI발생원인과 살처분에 투입된 공무원과 군인들이 겪는 정신적 트라우마와 관련해서도 갑론을박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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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때문인가 비위생적 밀집사육 때문인가
이번 AI발생과정에서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날기위해 시베리아 에서 날아온 가창오리등 철새들도 수천마리가 AI에 걸려 죽은것으로 확인되었다.이러한 AI에 걸려 죽은 철새들을 들어 철새를 AI를 옮긴 주범으로 보는데 대해 환경론자들은 밀집사육,비위생적 사육환경이 AI발생 원인이라며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어느쪽의 주장이 발생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필자의 생각엔 일년내내 AI가 발생하는 중국과 동남아는 비위생적인 사육환경,정부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예방대책 부재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전 세계 가창오리의 90%인 50여만마리의 가창오리와 청둥오리등 수많은 철새가 집중적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철에 주로 AI가 발생하는것을 볼때 겨울철새가 AI를 전념시키는 매개체로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한다.
이밖에 살처분에 투입된 공무원과 군인들이 겪는 정신적 트라우마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 되었다는 점이다. 구제역 발생시 예방적 살처분 신세가 되어 땅속으로 매몰되기전 꽥꽥대며 울부짖던 돼지,소리없이 굵은 눈물을 떨어뜨리던 소의 눈망울이 뇌리에 살아남아 꿈속까지 나타나면서 괴로움에 하루도 마음편할 날이 없다고 한다.
이번 AI 살처분에 동원되었던 공무원들도 살처분 과정에서 매몰전 살아있는 닭과 오리를 질식시키기위해 꽥꽥 꼬꼬댁 대는 무리를 향해 이산화탄소 가스를 쏘고 그래도 죽지 않으면 산채로 정화조에 집어넣어 묻었던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악몽으로 꾸어져 견딜수가 없다는 것이다.
닭-오리-철새-사람 모두 사는 상생적 예방전략 펼쳐야
원하지 않은 질병에 걸린 가축이나 이들 병든 가축 주변에서 사육되었다는 죄아닌 죄때문에 도맷금으로 순장되는 멀쩡한 가축과 이들 가축을 살처분 해야 하는 공무원,이동제한으로 제때 출하를 못함으로 인한 타격을 견디지 못해 목숨을 끊는 축산농가 주인이 겪는 고통 정말 끔찍하다.
이러한 비극을 최소화 내지는 예방하기 위해서는 AI발생 원인에 대한 치밀하고 실질적인 정부,지역,축산농가,동물애호 및 환경론자간의 공조가 중요하다.우리나라의 경우 AI발생이 대부분 겨울철이라는 점에서 가창오리등 철새에 의한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점을 인정하고 그에 맞게 대책을 세워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월동하기 위해 날아오는 철새를 막을수는 없다. 또 AI예방 목적으로 철새를 죽일수도 없다.더욱이 가창오리는 얼마남지 않은 희귀종으로 국제적 보호를 받는조류다.따라서 철새보호를 전제로 해서 예방활동을 펼쳐야 한다.
핵심은 철새가 주로 찾는 주요 도래지에 철새가 다른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머물다 떠나도록 하고 철새 도래지 주변 닭,오리 가금류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겨울철 사육을 제한하는 것이다. AI발병으로 죽은 가창오리가 확인된 만큼 AI바이러스를 가진 철새가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니면서 먹이활동을 하는건 AI확산의 통로가 된다.
따라서 철새가 처음 도래지에서 월동할 수 있도록 먹이를 주고 철새를 자극할 수 있는 탐조활동을 자제하도록 해야 한다.이와함께 철새 도래지 주변 반경 3Km이내 닭,오리,농장과 사육농가는병아리 입식을 중단하고 철새도래 시기에 맞춰 사육 가금류를 출하하여 축사를 비워놓는 것이다.
겨울철 사육중단으로 피해를 입는 가금류 농장은 사육두수 출하가격의 50%(노동력+출하이익)정도를 보상비로 지원하면 가축도 살고 농장주도 살고 철새도 살고 살처분 공무원도 살고 경제가 함께 사는 생존전략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