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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누리당은 새 정치의 기치를 들고 리모델링한 정당이다. 민주당과 안철수 당은 새정치를 걸고 통합신당으로 간다고 선언했다. 새 누리당이야 처음부터 철판깔고 국민 속이겠다고 작심하고 나온 파렴치한 집단이니 더 할말은 없지만 며칠전까지 새 정치를 걸고 창당작업을 하던 안철수 신당은 아직 창당을 하지도 않은 정당의 간판을 들고 민주당과 통합신당을 선언했다. 이는 새 정치를 포기하고 정치 역학을 선택했다는 말이다.
이는 우리 정치에서 신물나게 보아온 이합집산의 정당사를 다시보게 되는 특별하거나 새로운 것이 없는 저질 정당사의 한페이지를 다시보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군사 독재정치와 민주주의를 지향한다고 하는 정당들을 불문하고 얼마나 많은 정당과 정치가 새 정치를 걸고 명멸해 갔는가 그 사례를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정치를 볼 줄 아는 사람들의 씁쓸함이 거기에 있다.
사실 안철수라는 아이콘은 이미지이지 그가 정치 이력을 보여준 것은 없다. 따라서 안철수에게 이미지는 정치 생명이자 힘의 원천이다 . 그의 이미지는 창당하기도 전에 거대 민주당을 제 3 세력으로 밀어내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는 그의 이미지 값으로 2 석에 불과한 창당하기도 전의 준비 정당이 126 명을 거느린 민주당과 1 : 1 지분으로 통합을 성사시켰다. 그가 민주당의 대권 후보가 된다면 그 지분은 오히려 의미가 없고 민주당을 접수할만큼 큰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가 간과한 것이 있다 그가 민주당과 통합을 선언하는 순간 그가 지녀왔고 지켜왔던 이미지 상당부분은 훼손이 되었다. 그 이미지 값은 통합이전과 통합 후는 많이 다를 것이다. 안철수를 주식에 비유한다면 상장하는 순간 폭락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런 이유로 안철수 신당에 참여하여 준비를 해온 상당수의 인사들이 등을 돌릴 것은 불보듯하다. 명분을 생명처럼 여기는 순진한 정치인이 있는지 모르지만..어쨌든 안철수는 이미지를 훼손을 각오하고 정치 역학을 선택했다.
이를 두고 안철수 당의 유일한 의원 송호창은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를 했다. 김영삼이 노태우 밑으로 기어들어갈 때 외침과 비슷하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라고 했던가. 그러나 김영삼과 안철수는 다르다. 천하의 김영삼도 민주주의 세력에게는 배신자가 되었고 김영삼은 실리 곧 대통령이 되었지만 영원히 민주주의 역사에 배신자로 남게 되었다. 안철수는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이 없다고 했다. 우리 정치의 새로운 면모일신을 위해서 국민적 부름에 응하겠다 라는 것의 정치 출사표였다.
그래서 그가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고 대통령 후보를 양보하고 할 때만해도 그의 이미지는 더욱 좋은 방향으로 단단해졌다. 그러나 이번 선택은 그에게 기회이자 위기이다. 이제부터이다. 호랑이를 잡을 수 있을지 호랑이에게 잡혀 먹힐지 아무도 모른다. 김영삼에게는 목숨걸고 충성하는 정치꾼들이 많았다 그러나 안철수는 홀홀단신이나 마찬가지다 필마단기이다. 그가 위태하게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위태하게 보이는 것은 자연인 안철수의 정치 생명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의 꿈까지 위태롭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우리 정치는 이념 정치의 구도를 갖추었지만 그것보다는 개인의 인기에 좌우되는 정치이다. 그래서 바람이 세다. 박근혜는 수구들이 절대적인 지지를 모을 수 있는 여러 요소가 있다. 안철수가 가진 것은 이미지 뿐이다. 그런데 그 이미지가 이미 손상이 되었다면 그에게 남는 것은 컴퓨터 전문가 안철수가 남는다. 그럼 과연 그가 주창해온 새 정치를 이끌 수 있는가.
그는 정치를 시작할 때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다는 표현을 했다. 정치를 포기하지 않고 목숨걸고 하겠다는 결기였다. 기왕에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편에서 안철수에게 기대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그것이 필자가 고민하면서 이 글을 쓰는 이유다. 과연 지금부터 진부하기만 해 왔던 새 정치가 무엇인지 고민해 볼 일이다 우리는 최근 세 모녀의 자살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이 분들과 그리고 또 다른 이분들을 위해서 새 정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답해야 한다.
정치 기술자들의 정치 역학만 있는 이 나라 정치에 철저하게 외면되어온 서민들의 슬픈 눈물을 어떻게 씻어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가진자들의 가진자들에 의한 가진자를 위한("government of the power people, by the power people, for the power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정치 구조가 이미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말은 다르지만 내용은 여야가 같다.
안철수 정치는 이 지형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깊고 진한 고민을 해야 한다. 철저하게 파당과 가진자들을 위한 정치를 위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는 파렴치한 새누리 정부와 당과 대통령을 향하여 어떻게 대항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안철수의 신당 합당의 이유가 국민에게 설득력을 가지려면 이 새누리 당의 정권을 어떻게든 퇴출 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안철수의 선택과 결심은 정당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