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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될 수 없는 질서, 이성적 기능이 작동될 틈이 없는 권력 앞에서는 오감이 발현된다. 그 원시의 격렬한 몸짓을 통해 생의 전부를 표현한다. 그리고 마침내 폭력이 유발된다.
지금 이 땅에 필요한 것은 촛불이 아니다. 일상화된 극우 난동 세력의 수탈과 그 토대인 재벌 그리고 주구 언론에 맞설 가장 강력한 무기는 거룩한 폭력이다. 거기 구원이 있다.
그것은 결코 배설이 아니다. 오장이 막혀 불현듯 쏟아지는 처절한 몸부림이며 그러한 피똥이다. 무질서가 아니며 새로운 질서다. 폭력이 아니며 오히려 성스러운 싸움이다.
거기 내밀한 우주적 에너지가 충만하다. 온갖 철창을 부수며 막힌 곳을 뚫고서 온다. 그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힘이 간절히 승리를 원한다. 용기 있는 자가 쓰게 될 면류관이다.
결코 쫄지 말라. 온갖 경멸하는 것들을 경멸하고, 혐오하는 것들을 혐오하라. 숱한 착취와 억압의 굴레로부터 해방을 선포하라. 거기 인간됨의 자유와 평등이 보증된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