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봉 정도전은 오늘날 부패가 만연한 대한민국 정치에 반드시 필요한 개혁의 정신이다. 정도전이 꿈 꾼 백성들의 나라, 요순시대를 21세기에 부활시켜야
현재 한편의 드라마가 대한민국 정계를 술렁이게 만들고 있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정도전이다. 1997년 대하사극 열풍을 불러 일으킨 <용의 눈물>에서 태조 이성계가 정도전을 부를때 사용한 <三峰 삼봉>이다. KBS 1 채널에서 방영중인 정도전은 비록 600여넌 전의 사람이지만 현재 다시 태어나도 전혀 무방할정도로 개혁성향이었고 오직 백성을 위한 민본정치 이념을 실현코자 동분서주했던 문무겸전의 정치가였다.
훗날, 왕권주의를 주장하는 태종 이방원과 벼랑 끝 대립을 지속하다가 1차 왕자의 난으로 이방원세력에게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는 비운의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조선왕조 5백년 동안 왕권에 도전한 신권주의 세력이라는 오명을 받아가면서 역적의 누명까지 썼던 삼봉 정도전이다. 조선말엽, 흥선대원군에 의해 정도전이 신원 복권된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여말선초(고려말~ 조선초 시기)를 난세의 시대 즉, 다시 말해서 역동적으로 세상이 바뀌는 변곡점이라고 10년전 TV 강의에서 말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에이즈와 신종 플루 같은 전염병이 아니라 <부패>를 당연시 여기고 너도 좋고 나도 좋은 부패한 세상이라고 일갈했다. 지극히 맞는 말이고 이것은 동서고금을 통틀어서 인간이 살아 있는 한, 절대 변할 수 없는 진리다. 전염병보다 무섭고 심각한 이 부패 공화국을 끝장내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단 한 발자국도 진정할수 없다는 것이 도올 김용옥 선생의 인생 철학이다.
마찬가지로 600여년 전의 정도전 역시 불교의 정치개입과 재산 탐욕, 권문세족들의 횡포와 재산 부풀리기로 고려사회가 썩을대로 썩은 것에 분노했다. 고려말 사회는 체제의 모순과 함께 부패의 극악상이 도저히 눈 뜨고 못 볼 정도로 심각했기 때문에 포은 정몽주와 최영장군(우왕시기에 문하시중=오늘날 책임 국무총리)이 고려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고 개혁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끝내 실패했던 것이다. 독점 기득권 세력인 권문세가들이 대토지를 소유해 거대한 재력을 가졌고 막강한 사병조직을 모두 보유했기 때문이다.
1년동안 뼈 빠지게 일을 해도 소작농들은 권문세족들에게 양식을 뺏기고 유리걸식하면서 농토는 피폐해지고 국가 예산은 갈수록 부족해지며, 부패한 탐관오리와 권문세족들의 재산은 곳간이 미어 터질도록 넘쳐났던게 고려말 사회의 극심한 모순이었다.
정도전은 당대 최고의 유학자인 <목은> 이색의 제자로 성리학에 기반한 유교이념을 받아들인 유학자였지만 현실 감각은 매우 급진적이고 개혁적이었다. 오늘날 필요한 정치개혁과 사회 부패를 근절시키기 위한 모범 해답을 삼봉 정도전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가 21세기 최첨단 기술문명 위에 건설되었다고는 하나, 정치와 사회를 지배하는 기득권 독점세력인 재벌과 썩은 부패 냄새로 진동하는 여의도 政街를 보면 정도전이 환생해서 개혁의 칼날로 몽땅 베어버려야 할 판이다. 그 정도로 대한민국은 현재 부패의 진혼곡이 넘쳐 흐른다.
옛 고조선의 영광을 부활시키기 위해 됴동 정벌을 주장하고 실행에 옮기려고 했던 정도전은 자주적인 민족기상의 표상이다.
삼봉 정도전은 동북면 일대의 군벌 무장세력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는 이성계를 찾아가 썩어빠진 고려 조정을 무너트리고 역성혁명을 도모한다. 이른바 역사책에 언급된 <위화도 회군>이다. 정도전은 중원일대의 원나라를 몰아내고 중국의 새로운 주인이 된 대국 명나라에 고분고분한 인물이 아니었다. 현재 박근혜 새누리당과 친노영패 세력은 미국이라면 배설물도 좋다고 사대매국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지만, 600여년 전의 삼봉 정도전은 명나라의 요동을 선제공격해서 <대조선제국>의 100년 대계를 이뤄내고자 했던 조선 자주파의 선봉장이었다.
정도전에게 있어서 명나라는 이용 대상에 불과했지, 충성스럽게 사대주의에 입각해서 모셔야 하는 상전국이 아니었다. 일찍히 고려말 최고의 전쟁영웅이었던 최영장군이 명나라의 철령 이북 땅을 모두 내 놓으라는 협박에 분노하여 대군을 일으켜 요동을 칠려고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삼봉 정도전도 우리 선조들의 옛 고토인 고조선, 부여, 고구려로 이어지는 자랑스런 북방 기마민족의 기상과 영토를 회복하코자 숨 가쁘게 움직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사병혁파>이고 <토지개혁>이다. 만약에 정도전과 태조 이성계가 토지개혁을 성공시키지 못했다면 조선왕조는 5백년은 커녕 몇년도 못 버티고 무너졌을 것이다. 고려말 체제의 가장 큰 모순이 권문세족들의 대토지 소유와 사병(사노비, 평민)이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정도전이 현재에 살아있는 정치인이었다면 수구세력인 새누리당과 재벌 독점자본세력들로부터 빨갱이 마타도어를 받으면서 암살당했을 것이다. 6백년전에 정도전은 무력집단인 이성계와 손을 잡고 아주 강력하게 토지개혁을 완수했다. 역사 기록에 의하면 사흘 밤낮을 가리지 않고 권문세족들이 모아 놓은 토지문서를 불태웠다고 한다.
토지문서가 산더미처럼 쌓였고 이것을 모두 태워 없애는데 며칠이 걸릴 정도로 고려말~ 조선초의 사회는 부패덩어리 그 자체였다. 권문세족들과 같은 기득권세력들이 얼마나 많은 토지를 모으면서 백성들의 고혈을 짜냈는지 알수 있는 대목이다.
불행하게도 현재의 대한민국 정치는 용기와 패기, 정의가 실종된 무뢰배 집단의 연합이다. 차마, 이름을 거명하지 못하지만 여당, 여당 할 것없이 자신이 안위와 정치 비지니스를 위해 금뱃지를 달고 장관,차관을 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풍조가 만연했다는 뜻이다. 삼봉 정도전처럼 검소하게 평생 살면서 오로지 백성들을 등 따습고 배불리 먹이고 특권경제로 국가와 사회를 좀 먹는 기득권세력에 철퇴를 가하는 도덕심과 정의감이 없다.
그래서 필자는 21세기의 정도전이 다시 부활해야 된다고 믿는다. 정도전의 그 높고 뚜렷한 정치철학, 소신, 정의감, 자주정신이야말로 단군조선부터 5천년 동안 이어져 내려 온 배달 겨레의 역사적인 혼과 기백이다. 대한민국의 뜻풀이는 <큰 한민족의 나라>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말로만 큰 백성의 나라라고 떠들지 말고, 행동과 실천으로 옮길수 있는 자랑스러운 정치인이 등장해 21세기 초반의 대한민국 난세를 끝장내고 태평성대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그 주인공은 찾는 여정은 국민 유권자의 몫이며 이제부터 시작한다. 비단, 드라마 정도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