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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밤 9시 45분경 해군 초계정 천안함의 느닷없는 침몰 소식에 놀란 마음을 간신히 쓸어 담았다. 이러한 혼란은 전 국민 모두가 느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25 전쟁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노년층은 물론 군대를 다녀 온 건전한 남자라고 한다면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먼저 떠올리면서 초조한 심정으로 뉴스를 지켜 봤을 것으로 믿는다.
천안함 승선 104명의 군인중 58명이 구조되었고 나머지 46명의 생사는 아직도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사건 발생 3일째에 들어서 두동강이난 함미의 위치가 일반 어선에 의해 간신히 발견되었다. 그리고 6시간이 지난 28일밤 10시 30분에 우리 군함에 의해 그 위치를 확인하였다니 참으로 기막힌 내용이라 하겠다.
1200톤에 달하는 해군 초계정 천안함의 어이없는 침몰 사고에 대해 국민은 왜 이러한 침몰이 발생했는지 그 사고 원인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당연한 이치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안보 관련 장관회의가 26일부터 수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도 천안함 침몰사고에 대한 구조작업과 면밀한 사고조사를 지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침몰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건 실종자를 찾는 일이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군(軍) 고위 관계자들이 직접 현장에 가서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소상하고 성실하게 상황을 알려주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은 "아직까지 북한의 특이동향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여러가지 추측과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침몰한 배에 접근하기 전까진 예단하거나 단정지을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북한의 공격 가능성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아울러 침몰 원인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의혹들이 증폭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과 추정은 정부가 사실 은폐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확대되는 부분이다. 청와대 김 대변인의 '북한 특이동향 없다' 라고 발언한 내용은 실상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천안함 침몰 당시 북한 정찰기의 비행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새떼라고 오인하여 사격을 가할 정도로 우리 해군의 장비와 레이다 시스템은 허술했던가 되묻고 싶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은 인양된 이후에 사태의 정황이 구체적으로 밝혀질 것이지만 정부와 군에서 무엇인가 은폐하는 모습을 보이며 말을 아끼는 태도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식적인 지시와도 합치하지 않는 내용이다. 만일의 경우, 북한 도발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되었다고 판명된다면 그 후폭풍은 감내하기 힘든 내용이 될 것이다.
따라서 무조건 부인으로 일관하다가 북한의 도발 사실이 판명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여론의 혼란속에 원치않는 사태까지 진전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는 현명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지금이라도 침몰의 정확한 원인과 관련 정보를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고 이에 대한 해법을 국민과 함께 논의하는 것이 사태 해결에 진정성을 높이는 처사라 할 수 있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놓고 무책임한 루머의 양산만 우려하는 정부의 자세는 소탐대실의 결과만 안게 된다. 침몰 사태의 후폭풍을 정부 혼자서 고민으로 끌고 가서는 안될 일이다. 국민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진실을 규명하고 의혹없는 과정의 사실을 밝혀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기울여야 천안함 사태는 사후라도 진정될 수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