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정치적 사안을 통해 그와 관련된 정치·시사 이면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어왔던 그동안의 포스팅 방식에서 벗어나 오늘은 두 개의 개별 사안을 함께 포스팅 해 볼까 한다. 별개의 사안이기는 하나 한 부류이면서 동시에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무엇이 옳은 것인가, 무엇이 참된 길인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성찰하는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기를 바라며 글을 시작하겠다.
3년 4개월 만에 이루어진 이산가족 상봉행사로 당사자는 물론이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도 안타까움과 깊은 상념에 휩싸여 있다. 분단의 비극이 만들어 낸 이 가슴아픈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심금을 울리는 진한 무엇인가를 남겨 준다. 이들의 만남 속에 기약없는 이별이 전제되어 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아무리 인지상정이라고는 하나 이들의 만남은 가혹하고 잔인하며 그래서 더욱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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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 이산가족들의 만남과는 전혀 다른 만남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도 이산가족과 마찬가지로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비극적으로 헤어졌던 사람들이다. 단지 논문을 표절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려 2년이 다 되도록 그들은 떨어져 있어야만 했다. 볼쌍사나운 대한민국 정치가 만들어 낸 이 비극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무소속 문대성 의원과 새누리당이다.
논문 표절 의혹으로 지난 2012년 총선 직후 눈물을 머금고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무소속 문대성 의원의 복당이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20일 최고의원회의를 통해 '문대성 의원 복당안'을 합의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한 참가자는
"문제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올림픽위원회(IOC)에서 조사를 중단했고, 문 의원은 IOC위원으로서 체육계에서 당이나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기에 이렇게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와 같은 무개념 인사가 대한민국 국회에 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 해야 하며 수치스러워 해야 한다. 그는 문대성 의원의 논문표절로 인해 국가적 위상과 국민적 자존감에 얼마나 상처가 났었는지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그의 머리 속에는 오로지 당리당략에 따른 이해득실만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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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성 의원의 논문표절이 사실로 밝혀지자 해외언론에서는 이를 조롱하며 문대성 의원의 IOC 위원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기사를 잇따라 내보냈다. 그 중 시카고트리뷴지는
"IOC가 속임수를 쓰는 운동선수를 금지하듯 IOC 구성원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내려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올림픽 구호를 '시투스(더 빨리), 알투스(더 높게), 포르티우스(더 강하게), 카피어스(Copy-us, 베껴라)'로 바꾸어야 할 것"이라며 문대성 의원의 IOC 위원 자격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시간이 지난다고 이같은 평가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문대성 의원이 새누리당을 위해 할 일이 많을 지는 몰라도, 국가와 체육계 나아가 IOC를 위해 기여할 일은 별로 없어 보이는 이유다.
문대성 의원은 선수시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에서 전광석화와 같은 '돌려차기'를 선보이며 상대선수를 메다 꽂았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운동선수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제 국민들은 그를 더 이상 과거의 그 멋지고 화려했던 훈남의 태권도 국가대표선수로 기억하지 않는다. 그는 교묘하게 논문을 짜집기하고 이를
'돌려 카피'한 부끄러운 정치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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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이야기는 새누리당의 김무성 의원과 관련된 이야기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파문으로 비교적 조용하게 의정활동을 해 오던 그가 검찰에 의해 무혐의 판정을 받자 마자 작심한 듯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4일에 '5.16 쿠데타'를 혁명이라고 주장하며 망언의 서막을 알리는가 싶더니 20일에는 변협포럼 강연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참모들이 써준 공약을 그대로 읽었을 뿐이라며 '복지공약 파기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거짓말 못하는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인데 참모들이 써 준 공약을 그대로 읽었습니다...그래서 노인들 표가 많이 나왔죠. 그러니까 이제 거짓말 안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자 20만원씩 드리라'(고 했는데) 돈이 있어야 주죠. 돈이 없는데 어떻게 줍니까."
그의 이번 발언은 두가지 측면에서 뼈아프다. 하나는 참모들이 하라는 데로 아무 생각없이 원고를 읽었던 영혼없는 후보를 우리국민들이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이처럼 부끄러운 이야기를 아무 꺼리낌없이 할 수 있는 우리나라 정치토양이 얼마나 저렴하고 부실한가 하는 점이다. 썩은 밭에서 좋은 열매를 기대할 수 없는 법이다. 김무성 의원의 발언은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의 망언은 계속 이어진다.
"국민여러분 내가 당선되면 이런 거 해주겠습니다. 여기에 속아 가지고 표 찍어주고 대통령, 국회의원에 당선됐죠...정치인들에게 국가재정건전성을 감안해서 공약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선 당선되고 봐야하는데 되겠습니까?"
김무성 의원의 인식이 얼마나 천박하고 저열하며 위선적인 것인지는 위의 발언을 보면 명확해진다. 그는 당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그의 말처럼 저들에게 국민과의 약속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거짓말을 해서라도, 국민들을 속여서라도 당선이 되는 것이다. 이 얼마나 기만적인 자기합리화인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과정 쯤은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이 위험한 발상을 지난 대선에 대입해 보면 모두가 다 아는 퍼즐은 이내 완성된다.
그는 이 날 작심한 듯 망언을 계속했다. 이승만을 시대의 선각자로 미화하는가 하면, 현직 국회의원인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을 지칭해 '이석기 의원의 꼬봉', '김선동이라는 놈'이라며 막말을 서슴치 않았고,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유모차를 동반한 주부들의 배후에 좌파단체가 있다며 매도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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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도 습관인가? 이 허무맹랑한 질문이 김무성 의원에게는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그의 망언은 습관적이며 상습적이다. 과거에도 그는 여러차례 상식 밖의 막말과 망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전력이 있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의 망언이 거짓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거짓임에도 불구하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 뻣뻣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토록 막말과 망언에 집착하고 있는 정치인이 집권여당의 최고 실세 중 하나라는 사실이 우리 정치의 불행이라면 불행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가 있다. 선악과를 먹기 전의 아담과 하와처럼 순수한 영혼을 소유한 사람들이 그 하나요, 자신이 원하는 무엇을 얻기 위해 스스로 부끄러움의 족쇄를 벗어던진 자들이 다른 하나다. 이들에게 개인적 양심이나 사회적 정의 따위는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멍에에 다름 아니다. 사람들은 이런 자들을 일컬어
'후안무치한 자들'이라고 명명한다.
어쨌든 이 한가지는 분명하다. 논문표절로 새누리당을 떠나야만 했던 문대성 의원과 그의 복당카드를 슬그머니 빼든 새누리당, 그리고 막말과 망언 종결자 김무성 의원은 부끄러움을 도무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부끄러워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답은 여러분 각자가 찾길 바란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할 정도의 학습능력을 지녔다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문제이므로.
(출처:바람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