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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 ‘새정치연합’이 인재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영 신통치가 않다.
한 때 신당 합류설이 나돌던 민주당 소속 김부겸, 김영춘 전 의원은 물론 무소속으로 부산시장 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참 이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민주당은 비록 126석의 거대한 의석을 거느린 ‘제1야당’이라고는 하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유권자 10명 중 7명 이상이 민주당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실제 김윤철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이 지난 2월 16일~17일 이틀에 걸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민주당 호감도 조사에서 ‘민주당이 싫다’는 부정평가는 무려 71.7%에 달했다. 반면 민주당을 ‘좋다’고 응답한 긍정평가는 고작 23.8%에 불과했다.
심지어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제 구실을 못 한다’는 응답은 무려 83.7%에 달했다.
이쯤 되면 민주당은 지금 존폐의 기로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아직 창당도 하지 않았는데 신뢰도, 능력, 미래비전 등에서 민주당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신뢰도에서 신당은 28.1%로 비록 새누리당(40.6%)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민주당(12.8%)보다는 두배 이상 높았고, 능력 면에서도 신당은 새누리당(49%)에 이어 19.6%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민주당은 10.5%에 머물렀다.
특히 미래비전의 경우 신당이 40%로 1위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7.5%에 불과해 사실상 기대할 게 없는 정당으로 꼽혔다.
이쯤 되면 지방선거 출마의사를 갖고 있는 인사들의 민주당 탈당선언이 봇물을 이루고, 어떻게든 신당에 합류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는 게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기류가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신당이 ‘야권연대 프레임’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 단적인 사례가 바로 오거돈 전 장관이다.
새정치연합과 오 전 장관 측은 최근 실무차원에서 수차례에 걸쳐 머리를 맞대고 자리를 함께하는 한편 지난 19일과 20일에는 안 의원과 오 전장관이 직접 전화 통화를 하면서까지 신당 입당 등을 조율했으나,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이 오 전 장관에게 입당이후신당 후보로 부산시장선거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으나, 오 전 장관은 신당입당을 거부하면서 사실상 ‘야권연대’에 해당하는 ‘통 큰 연대’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실제 오 전 장관은 지난 18일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도 “무소속을 통해 이겨야 한다”며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새정치연합에 합류할 생각이 없음을 거듭 분명히 했다.
그런데 그냥 무소속이 아니라 ‘통큰 연대’ 후보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는 ‘통큰 연대’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이 화학적으로 결합하고 분권과 자치의 가치에 공감하는 새누리당 지지자까지 묶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새누리당 지지자까지 묶는다’는 수식어를 달기는 했지만, 이는 사실상 기존의 ‘야권연대’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과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이 수차에 걸쳐 ‘야권연대는 없다’고 일축하는데도 그는 그걸 믿지 않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이나 김영춘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야권연대가 이루어질 텐데 굳이 당을 옮겨 ‘철새 정치인’이라는 낙인을 찍힐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야권연대 프레임’이 새정치연합으로 하여금 인재영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자업자득이다.
그동안 신당 인사들 가운데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야권연대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안 의원도 야권연대에 대해 ‘선거만을 위한 연대는 없다’고 애매모호하게 말한 바 있다.
이는 선거만을 위한 연대는 하지 않지만, 다른 연대가 이루어지면 거기에 선거연대를 포함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니 인재영입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