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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국정원에 의해 녹취록이 조작된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검찰은 20년을 구형했고 그에 이은 사법부의 자해 행위로 규정할 수 있다. 두고 두고 그 수치스러움을 어찌 다 감당할 셈이던가.
물론 이석기 의원 개인의 정치적 신념 혹은 그에 따른 행보에 대해 얼마든지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그러나 공권력에 의해 증거가 조작되고, 또 개인의 사상적 영역이 도륙 당하는 참담한 현실에 대해 우리는 치솟는 공분을 금할 길이 없다.
같은 날 안철수 의원 측의 새정치연합이 출범했다. 안철수 의원과 함께 강봉균 전 의원이 공동위원장을 맡는다고 한다. 불편한 말이지만, 초장부터 쉰내가 진동하는 그림이라 아니할 수 없다.
특별히 이석기 의원에 대한 1심 재판부의 판결과 관련, "민주주의 위협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는 식의 논평은 가히 엿장수 엿가락치기 수준이다. 그런 저열한 인식으로 어찌 민주주의를 확립하고 또 인권을 지킬 수 있더란 말인가.
그뿐 아니다. 낡은 정치 타파와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구현하겠다고 스스로를 치장하면서도 그 행태는 구태의 확대 재생산이며, 불의에 야합하는 비겁하고 졸렬한 작태라 아니할 수 없다. 새 정치는커녕 썩어 문드러지는 정치라는 것이다.
강봉균, 그가 누구이던가? 모피아 세력의 대부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이다. 재벌에 의한 성장 만능주의자가 바로 그다. 그런 그와 함께 복지국가를 만들겠다고 하니, 그저 풀뜯던 소가 하품하는 소리로만 들릴 뿐이다.
이제 그만 경망스런 여론 호도는 집어 치우기 바란다. 선무당의 마구잡이 굿판에 남은 가산마저 탕진될까 심히 우려된다. 본업인 컴퓨터 바이러스 잡는 사업가로 회귀하는 것이 그를 위해 유익이 되겠기에 하는 말이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