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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독자세력인 '새정치연합'이 17일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고 창당준비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이로써 신당창당 작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중앙당 창준위가 이날 안철수 의원을 중앙운영위원장으로 선출한 것을 보면, 새정치연합의 창당의지가 매우 확고한 것 같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사실상 첫 데뷔 무대나 다를 바 없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거대한 파도를 잘 넘어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선 당장 인재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 각 지역에서 새정치연합의 정당 지지율을 온전히 흡수해 내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각각 경기도지사 후보와 부산시장 후보로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신당 창당의 주축을 담당할 인사 374명의 면면을 공개했으나 두 사람 모두 명단에서 빠졌다.
또 서울시장 후보로 점찍었던 장하성 고려대 교수도 선출직에 나설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신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홍정욱 전 새누리당 의원도 묵묵부답인 상태다.
이러다 보니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직접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것이란 ‘극약처방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전북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진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합류한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과 부산에서 새정치연합이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오거나, 후보를 내더라도 20% 안팎의 의미 있는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신당은 개업과 동시에 폐업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참신하지 못한 인사들을 마구잡이로 영입할 수도 없는 문제다.
왜냐하면 안 의원의 깃발이 ‘새정치’이기 때문이다. 즉 구시대 인물을 단지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영입할 경우 새정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새정치연합이 374명의 참신한 새인물을 발기인이라며 세상에 공개했지만, 일반 대중이 잘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러다보니 새정치연합의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보다 높은데, 새정치연합 후보들의 지지율은 민주당 후보들 지지율보다 낮게 나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범야권 성향 지지층을 중심으로 신당 지지율이 정체되는 문제를 해결하긴 위해선 호남 이외의 다른 지역에 민주당보다 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놔야만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새정치연합은 야권연대를 요구하는 민주당의 압박을 피해갈 수 없다.
민주당이 이날 새정치연합을 향해 노골적으로 ‘연대하자’며 추파를 던진 것은 민주당 후보들보다 자당 후보들이 경쟁력 있다는 자신감 때문일 것이다.
실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권 1년의 신뢰 상실과 불통에 절망하는 국민의 바람은 불통정권의 독선을 막을 야권의 결집”이라며 “국민은 민주주의와 민생, 정의와 진실의 회복을 위해, 불법 대선개입 진상규명 특검을 위해, 박근혜 정권의 간첩조작 사건 국정조사와 국가정보원 개혁을 위해, 지방선거에서의 민주세력 승리를 위해 모든 야당 세력이 하나로 모여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균환 최고위원 역시 이날 평화방송에 출연, “결과적으로 선거가 많이 흐르면 지지층 속에서 하나로 단일화하라는 여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같은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해 힘을 하나로 합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고 야권연대를 강조했다.
또 오는 6.4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도 같은 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후보 단일화와 관련, “목표와 뜻이 같다면 힘을 합치기를 국민들이 원한다”며 “(선거)진행 과정에서 이야기가 진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인지도 낮은 새정치연합 후보들과 단일화 경선을 할 경우, 인지도 높은 민주당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어쩔 수없이 기존 정당과의 차별화를 포기하고 민주당과의 야권연대를 모색하거나, 아니면 차별화를 위해 독자후보를 끝까지 고집하다가 장렬하게 전사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새정치연합이 과연 이런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그것을 지켜보는 것도 6.4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주요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일 것 같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