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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서울시 탈북자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들이 조작됐다는 것을 뒷받침해 주는 증거가 중국 당국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의 보도에 따르면 주한 중국 대사관 영사부가 최근 이 사건의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 형사고법 7부에 출입국 기록이 조작됐다는 것을 확인해 준 것입니다. (관련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2142159065&code=940301&nv=stand)
당초 뉴스타파에 의해 제기됐던 의혹은 용의자였던 유우성 씨의 혐의가 국정원 측의 강압과 고문에 의해 동생 유가려 씨의 자술서를 얻어내어 사건을 꾸며낸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같은 과정이 재판부에서 고려되어 유우성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 2심에서 검찰은 이른바 '출입경 기록' 이라는 중국측 문서라고 주장된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측에서는 2월 13일 이 출입경 기록 문서가 위조됐다고 서울 고등법원에 통보했습니다. 이로서 검찰과 국정원은 타국의 문서 및 다른 증거를 조작해 이 사건 자체가 조작된 것이란 사실에 대해 대답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습니다. 게다가, 한국 국정원과 검찰 등 수사기관들이 '중국의 수사 대상'이 되어야 하는 국가적 망신도 초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현 정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공작과 조작을 통해 그들이 받고 있는 정권의 정통성 시비에 대해 물타기를 하고, 또한 한국 사회를 바로 유신 때로 돌리고자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저들의 의도였던 것입니다.
최근에 있었던, 독재정권 당시 일어났던 여러가지 조작 사건에 대한 재심과 무죄 판결은 과거 독재정권이 어떤 식으로 사회 분위기를 몰아가고, 이를 통해 공포정치를 조장한 후 사회를 자기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끌고 가려 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지금도 이같은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간첩 사건이 그러했고, 그 혐의의 실체조차 밝히지 못한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이를 빌미로 해서 통진당에 가해지는 탄압...
더 큰 문제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거짓과 강압을 통해 거짓 수사와 결론을 이끌었던 가해자들이 지금도 한국사회에서 이른바 '사회 지도층' 으로 멀쩡하게 행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문 가해자들이 아무런 벌을 받지 못하는 사회, 이것은 결국 우리가 일제 시대 부역자들을 제대로 청산 못한 것의 후과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저들이 원하는 사회는 '일제시대의 연장'이나 다름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런 마름들에게 주인의식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마름의 특징은 주인에겐 한없이 비굴하고, 소작인들에겐 더없이 잔인하다는 것입니다. 주인의식이 없으니 이 사회의 진정한 주인인 주권자 국민들의 공공재도 거리낌없이 영리화하려는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떨어지는 떡고물들을 자기 주머니에 채우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들 마름들에겐 언제나 새끼마름들이 필요하기 마련이고, 검찰과 국정원은 이들의 새끼마름 노릇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진정한 주인들이 탄압받고 마름과 새끼마름들이 주인 노릇 하는 사회에서, 상식은 절대로 제자리를 찾을 수 없습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