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잊혀진 줄 알았던 BBK 문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미국 법원에서 이와 관련한 중요한 판결이 있었던 것입니다. 주간경향에 관련해서 주요 보도가 실려 있습니다.
BBK 문제와 관련하여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역시 이명박, 그리고 이 때문에 1년간 만기 옥살이를 하고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나꼼수의 히어로 정봉주 전 의원입니다. 그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자신이 진행하는 '전국구 시범방송 제 5회'를 통해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지금부터 다시 이 문제가 전면으로 떠오를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BBK 사건은 당연히 여러가지로 볼 때 MB구속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징검다리입니다. 이 사건의 실체는 이미 백일하에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주어가 없다"는 식으로 하늘을 가린 세력들은 권력을 잡았고, 이들은 지난 정권동안 4대강 의혹이나 각종 공공재의 영리화 시도 등을 통해 나라를 말아먹었습니다. 또 자신들의 안전판 마련을 위해 각종 부정선거의 밑그림을 그려놓고 이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BBK 사건이 다시 수면위로 드러나고, 그것도 미국 사법부에 의해 밝혀져야 하는 상황이 된 이상, 이 사건이 다시 흐지부지 묻혀야 할 이유는 찾기 힘듭니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의 뇌관이 될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이 이를 어떤 식으로 다루는지에 따라서는 현 정권의 운명과도 맞물리게 될 '폭탄'이 될 터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를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이 지치지 않고 이를 계속해 수면 위에 띄워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들이 지금껏 말도 안 되는 비상식적인 사법적 판결들을 내 놓고 공안정국을 밀어부친 것의 중심엔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라는 것에 염증을 내게 하려는 목적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가려야 할 것은 분명히 지난 정권부터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이래저래 이명박의 구속은 필연적이나, 가려야 할 것이 많은 저들은 그들의 더러운 것들을 가리기 위해 더욱 몰상식한 탄압들을 계속해 나갈 것이 분명하기에, 깨어 있는 시민들의 각성과 연대의 중요성은 재삼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을 것입니다.
[사회]BBK 의혹 ‘140억 송금’ 베일 벗는다2014 02/11ㅣ주간경향 1062호
¯¯¯¯¯¯¯¯¯¯¯¯¯¯¯¯¯¯¯¯¯¯¯¯¯¯¯¯¯¯¯¯¯¯¯¯¯¯¯¯¯¯¯¯¯¯¯¯¯¯¯¯¯¯¯¯¯¯¯¯¯¯¯¯
목요일 밤, 기자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가 이겼습니다.” 장용훈 옵셔널벤처스 대표였다.
1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은 다스가 가져간 김경준 측 스위스 계좌의 돈은 옵셔널벤처스로부터 횡령한 돈이 맞다는 판결을 내렸다.
140억원 송금의 비밀. 그동안 이 사건과 얽힌 3자, 김경준 측과 다스, 그리고 옵셔널벤처스의 복잡한 소송에서 핵심 키워드다. 종전까지의 소송 결과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다스와 김경준의 소송에서 다스는 패했다. 옵셔널벤처스는 김경준과의 소송에서 횡령해 간 돈 371억원의 소유권을 가리라는 판결을 받았다(2011년 1월 4일).
그런데 소송에 이김으로써 돌려줄 필요가 없는 140억원을 김씨 측이 스위스계좌로부터 다스에 넘겨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었다. 나중에 확인된 바에 따르면 이 인출날짜는 2월 1일이었다. 그 뒤인 2월 중순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이 한국에 들어와 검찰 조사를 받는다. 최종적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은 3월이었다.
지난 2007년 김경준씨 한국 송환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인천공항에서 BBK 실소유자 의혹을 제기하며 후보교체 요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남호진 기자
원래 스위스계좌는 관할법원에 의해 동결되어 있었다. 그런데 스위스에서 다스가 소를 취하하자 동결이 풀린다. 그 틈을 타 140억원이 송금된 것이다. 소위 ‘이면거래설’이 불거지게 된 이유다.
의혹의 근거는 많다. 다스가 140억원을 송금받은 2011년 2월은 MB 집권 시기였다. 옵셔널 측의 변호를 맡은 메리 리 변호사는 2012년 출판한 책 <이명박과 에리카 김을 말한다>에서 비밀송금을 전후로 한국대사관 담당 법무관으로부터 다스 소송과 관련한 문의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의문을 던졌다. “국영기업도 아니고 다스라는 민간회사의 소송에 왜 그렇게도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을까.”(161페이지)
“다스에 140억원을 송금한 이유는 MB의 대통령직이 종결된 후에 밝히겠다.” 김경준씨가 2012년 출판한 자전적 책 에서 밝힌 내용이다.(31페이지) 하지만 김씨의 공언은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왜 김씨 측은 아직까지 침묵하는 걸까.
김경준-다스 뒷거래 의혹 부른 송금
MB가 퇴임한 뒤 국내 언론을 달구던 ‘140억 송금 논란’에 대한 관심이 가라앉은 뒤에도 옵셔널 측의 소송은 계속되고 있었다. 소송은 크게 두 갈래였다. 첫째는 연방법원의 몰수청구사건에 묶여 있는 김경준 자산의 국고몰수를 주장하는 미국 연방검찰과의 다툼이다. 둘째는 2011년 12월 다스 및 다른 관련자를 ‘사기성 이체’와 횡령으로 캘리포니아 주법원에 고소한 건이다.
지난해 5월, 미국 연방법원은 연방검찰이 압류한 김경준과 에리카 김의 자산은 옵셔널의 소유라는 판결을 했다. 몰수된 자산은 미국 정부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옵셔널벤처스의 것이라는 걸 인정한 것이다. 두 번째가 1월 15일 내려진 판결과 관련된 사안이다.
“간단히 말해 김경준 쪽은 빠지고 앞으로는 옵셔널이 MB·다스에게 진실을 끌어내는 싸움이 된 것이다.” 1월 23일 <주간경향>과 통화한 메리 리 변호사의 말이다. 그는 이번 승소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했다.
“저쪽에서는 다스와 김경준 측의 ‘콘피덴셜 어그리먼트’(confidential agreement), 즉 이면합의가 미국 소송법이 보장하는 소송특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옵셔널의 소송을 기각해 달라는 것이었고, 1심에서는 기각당했다.
1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이 “스위스의 알렉산드리아 은행 계좌에서 다스로 돈이 이체된 행위는 소송특권에 해당되지 않으며, 이 돈은 한국 옵셔널벤처스로부터 나온 돈”이라고 결정한 판결문. | 메리 리 변호사 제공
옵셔널은 이에 즉시 항소했고, 1년 반의 항소법원 싸움 끝에 결과를 뒤집어 ‘다스가 스위스 알렉산드리아 은행 계좌에서 돈을 이체받은 행위는 소송특권에 해당하지 않고 스위스은행 계좌에 있던 돈은 한국의 옵셔널벤처스 소유라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김경준 측이 밝히지 않더라도 140억 송금과 관련한 이면계약의 실체는 밝혀지게 될까. 시일은 걸리겠지만 그럴 것으로 보인다. 메리 리 변호사는 “지금까지의 재판에서는 증거를 누락시켜도 증거 채증을 못하게 되어 있었는데, 이번 판결로 송금의 불법성을 입증하기 위해 다스 측의 출두요구를 할 수도 있고,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미언론인 안치용씨는 “140억을 환수하기 위해 다스의 미국공장에 대한 압류조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소송에 패한 다스 측은 누가 움직이고 있을까. 한 다스 측 관계자는 “지난해 이시형 경영기획실장의 미국 출장이 잦았는데, 미국 현지 공장 설립 이외에